3. 무엇(what)을 루틴화 할 수 있는가?
루틴이란 반복하는 행동을 말하지만, 반복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하나의 루틴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공부를 꾸준하게 실천하기 위한 루틴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게 이 책의 목표이기에 정신적인 측면에서 루틴 형성도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그중에서도 긍정적인 자기 암시를 하는 것이 얼마나 공부 루틴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알리고자 한다.
자기 암시는 프랑스의 약사이자 심리치료사인 ‘에밀 쿠에’가 만든 방법이다. 에밀 쿠에는 의학적으로 증명된 ‘플라시보 효과’를 착안하여 자기 암시를 만들었다. 자기 암시는 아주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생각을 통제하는 방법이다. 실제 수많은 사람이 자기 암시를 실천하고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하고 있기에 자기 암시를 강조하는 것이다.
인간이 하는 고민 중에 80%는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한다. 게다가 인간은 하루에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는 말도 있다. 나눠서 보면 1시간에 2천 가지 생각을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실제 오만가지 생각 중 대다수는 부정적인 생각이라는 말이 있다. 이 모든 게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지만, 그래도 실제 삶을 되돌아보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우리에게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긍정의 마음보다는 부정적인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정신이 흔들릴 때, ‘멘탈이 무너진다’고 표현한다. 실제 공부하는 수험생의 경우 자신이 노력한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멘탈이 무너지게 되고 공부를 지속할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공부를 잘하던 학생들도 중간에 슬럼프가 오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에 충분히 알 수 있다.
누구나 공부 슬럼프가 올 수 있지만, 긍정적인 자기 암시를 하는 루틴이 있는 수험생은 금방 회복한다. 자기 암시를 통해서 루틴을 계속 유지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긍정적인 자기 암시는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할까? 그 방법은 스포츠 심리학 대가인 김병준 교수의 ‘ADSR’ 전략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참고로 이 전략은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부정적인 자기 암시를 긍정적인 자기 암시로 바꾸는 것이다. 이 전략을 수험생이 시험을 망친 후 슬럼프에 빠졌을 때 극복하는 상황으로 예를 들어서 설명해보겠다. 지금부터 단계별로 상황을 잘 살펴보자.
첫 번째 A(자각 단계: Aware)는 부정적인 자기 암시를 깨닫는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은 블랙홀 같아서 한번 시작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없이 이어진다. 따라서 이를 재빨리 알아차리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내가 지금 공부를 제대로 잘하고 있는 걸까?’, ‘다음에도 성적이 안 나오면 어떻게 하지?’ 등의 생각이 들면 자신이 지금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느껴야 한다는 말이다.
두 번째 S(멈춤 단계: Stop)는 깨달은 부정적인 생각을 멈추는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초기에 멈추려면, 최대한 빨리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 화재를 막기 위한 골든타임이 있는 것과 같다. 예를 들면, 스스로 부정적인 생각을 멈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동안 잘해왔는데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으니 멈춰야지.’ 등으로 생각해보는 것이다.
세 번째 D(반박 단계: Dispute)는 부정적인 자기 암시를 합리적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이것은 부정적인 자기 암시의 허점을 파고들어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김병준 교수는 ‘카운터 펀치’를 날려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이번 시험 문제가 어려웠던 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너무 신경 쓰지 말자.’, ‘그리고 다른 학생들은 성적이 더 많이 떨어졌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등의 합리적인 근거를 들어 반박하는 것이다.
네 번째 R(대체 단계: Replace)은 부정적인 자기 암시를 긍정적 자기 암시로 대체하는 단계다. 불합리하고 부정적인 자기 암시에 대해 반박이 끝났으니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내용을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공부 루틴을 유지하면, 다음에는 더 성적이 잘 나올 것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게 성공하는 것이다.’ 등의 긍정적인 자기 암시로 바꾸는 것이다.
얼핏 보면 별거 아닌 전략처럼 보일 수 있지만, 대부분은 1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부정적 자기 암시 블랙홀에 빠져버린다. 그러면 슬럼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결국 공부를 포기하는 데까지 이를 수도 있다. 고3 수험생 중에 수능 당일 아침까지 꾸준하게 공부하는 학생은 생각보다 한 학급에 많지 않다. 대부분 여름방학에 슬럼프를 겪고 무너지면 수능 날까지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심지어 수능 당일에도 감정을 다스리는 긍정적 자기 암시 루틴이 없으면 큰 영향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평소 감정을 통제하는 루틴을 만들라는 것이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펜싱 종목의 박상영 선수가 극적인 역전승으로 금메달을 획득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실제 방송 화면으로 봐도 그는 반복해서 혼잣말로 “할 수 있다!”를 외치고 있는 게 보였다. 이런 긍정적인 자기 암시 덕분에 그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많은 수험생이 수능 1교시 국어가 어려우면 멘탈이 크게 흔들린다. 여기서 평소 얼마나 긍정적 자기 암시 훈련이 되었느냐 아니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수능 모의고사 성적이 특목고에서 최상위권이었던 학생이 있었다. 평소 마인드 컨트롤 훈련을 많이 했지만, 수능 시험 당일에 국어 시험을 망치면서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이렇게 평소 관리가 잘 되던 학생도 하루 만에 인생을 결정하는 시험을 치르면서 부담감에 무너질 수 있다. 하지만 다음 해에는 평소에 긍정적 자기 암시 훈련을 더욱 열심히 했다. 덕분에 아무리 위기가 있어도 두 번째 시험에서는 아무 일 없이 무난하게 넘길 수 있었다.
이처럼 긍정적인 자기 암시는 수험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게 만든다. 공부에서 성공한 우등생들은 자신만의 확고한 긍정적 자기 암시 방법을 안다. 무조건 앉아서 공부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는 루틴이 있어야 꾸준하게 실천할 수 있고 결과도 좋은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 책은 여러분이 공부를 꾸준하게 할 힘을 길러주기 위한 책이다.
추가로 긍정의 마음을 훈련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어서 적어본다. 《기적을 만드는 감사 메모》를 쓴 엄남미 작가는 자기 전에 하루에 감사한 것 세 가지만 적어보라고 했다. 사소한 것에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면 긍정적인 마음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긍정의 마음을 기른다면 굳이 긍정적 자기 암시를 굳이 하지 않아도 되기에 이를 추천해본다. 실제 멘탈이 갑인 수험생들을 보면 이런 식으로 간단한 방법을 이용해서 항상 감정을 통제하려고 노력한다. 그들은 그렇게 현명하게 공부 루틴을 지켜나간다. 그래서 탈무드에 나오는 말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은 모든 사람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사람이고, 남을 칭찬하는 사람이고,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이다.” - 탈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