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운동과 공부는 공통점이 있다

3. 무엇(what)을 루틴화 할 수 있는가?

by 신영환

매년 새해 계획을 조사하면 1위가 바로 운동이다. 그래서 연초에 많은 사람이 헬스장에 등록한다. 하지만 초반에만 다들 몰려들 뿐, 연말에 가보면 실제 운동하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고3 수험생이 되면 다들 3월까지는 전투적으로 공부에 몰입한다. 심지어 어떤 학생은 하루에 2시간만 자면서 부족한 공부를 채우려고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수능 당일까지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다.


왜 우리는 운동도 그렇고, 공부도 처음에는 열정 가득하지만 이렇게 끝에 가면 중간에 그만두게 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너무 단기적인 목표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운동과 공부는 모두 인생에 걸쳐서 평생 해야 하는 숙제다. 하지만 사람들은 너무 초단기에 성과를 얻으려고 하니 아무리 처음에 열심히 시작했더라도 힘들고 지치니까 중간에 그만두게 되는 것이다.


운동과 공부는 매일 밥 먹는 루틴처럼 항상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식사를 하루에 세 번 하는 것처럼 일주일에 운동을 혹은 공부를 얼마나 할 것인지 횟수를 정하는 방법도 좋다. 혹은 하루 단위, 주 단위 어떤 것이든지 시간 비율로 정해서 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철봉 하루에 10개씩 3세트’, ‘일주일에 3회 이상 운동하기’, ‘걷기 운동은 30분 이상하기’ 등 횟수나 시간 비율을 정해서 하는 것이다.


앞에서 루틴의 형성 원리와 기간에 대해서 말한 것처럼, 루틴을 만들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 번 제대로 루틴을 형성하면 지속할 힘이 생긴다. 그러니 일찍 일어나기, 아침 식사하기, 자기 암시하기, 운동하기 등 매일 항상 해야 하는 루틴을 만들라는 말이다. 참고로 이런 루틴들은 공부 루틴을 유지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운동 루틴이 이 중에 가장 중요한 요소일 수도 있다. 건강하지 않거나 체력이 부족하면 결국 공부를 지속할 힘을 잃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거창한 운동을 하라는 말이 아니다. 내가 목표로 한 기간까지 건강이 무너지지 않게 유지할 정도로 운동을 해보란 말이다. 운동을 너무 지나치게 해도 몸이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국가대표 마라톤 선수인 이봉주 선수의 일화가 생각난다. 42.195km라는 장거리를 달리기 위해 수십 년간 매일 힘든 강도로 운동을 했더니 오히려 건강이 무너져서 지금은 달릴 수 없게 되었다.


혹은 너무 운동하지 않으면 비만, 성인병, 고혈압 등 현대사회에서 자주 발생하는 질병이 생길 수 있다. 게다가 체력도 없고 면역력도 약해서 다양한 질병에 고통받을 수 있다. 사실 사람의 건강은 균형을 유지하느냐에 달렸다. 항상성을 유지해야 건강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항상성 유지의 기본은 ‘면역력’이다. 따라서 면역력을 기르기 위해 운동은 필수다.


면역력이 강하다는 말은 세균, 바이러스 등 병원균이 우리 몸에 침입했을 때 잘 감당하고 이겨낼 수 있다는 말이다. 참고로 면역 분자가 많아도 문제, 적어도 문제다. 면역력의 핵심은 조절력이다. 즉 '균형'을 이룰 때 우리 몸은 가장 건강한 상태라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면역은 건강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할 수 있다. 그 면역력을 책임지고 유지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바로 운동이라고 하면 이제는 할 생각이 생기는가?


고3 담임교사를 오래 하면서 관찰한 결과 학생들의 입시 성공 여부는 여름방학 이후의 모습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깨달았다. 고3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무너지는 시기는 여름이다. 그동안 지칠 정도로 열심히 공부해왔기에 체력이 바닥이 난 것이다. 그래서 이때 오는 위기를 극복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입시 결과가 달라진다. 이때 무너지지 않으려면 평소 운동 루틴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공부를 꾸준히 하기 위해서 운동은 빠질 수 없는 주제이기에 《공부하느라 수고했어, 오늘도》, 《1등급 공부법》 책 모두에서도 계속해서 다뤘다. 이미 여러 예시를 들었으니 이번에는 최근 사례를 들어볼까 한다. 그리고 그동안에는 걷기 운동을 많이 추천했는데, 무산소 운동도 하나 추천해볼까 한다. 나는 책을 한 권 읽으면 그 책 내용에서 배울 점이 있으면 실천하곤 하는데, 《강성태 66일 공부법》이라는 책에서 철봉 운동 이야기가 나와서 실천해봤다.


강성태 작가는 어린 시절 철봉을 하나도 하지 못했는데, 매달리기부터 시작해서 나중에는 개수를 늘려갈 수 있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1등급 공부법》에 나온 오경제 멘토의 경우에도 하루에 철봉을 해서 고3 수험생활을 거뜬히 버텼다는 사례가 있어서 철봉을 한 번 해보기로 했다.


유산소 걷기 운동은 루틴처럼 실천했지만, 평소 무산소 근육 운동을 전혀 안 하던 내가 80kg이 넘는 몸을 봉 하나에 지탱해서 올리려니 쉽지 않았다. 맨 처음에는 도움닫기를 통해 간신히 한 개 성공했다. 하지만 일주일 동안 개수가 하나도 늘지 않았다. 조금 실망스러웠으나 대신에 조금 쉬었다가 다시 총총 발걸음을 뛰어가며 한 개씩이지만 여러 개를 해서 5개를 했다.


한 달 동안 매일 철봉을 했지만, 내가 한 번에 할 수 있는 개수는 고작 한 개였다. 그나마 발전했다면 도움닫기 없이 팔 힘으로만 끌어올려서 턱을 봉에 걸칠 수 있었다. 이렇게 하기까지 꼬박 한 달이 걸렸다. 대신 한 개씩 10개까지 개수를 늘릴 수 있었다. 두 번째 달에는 팔 힘으로만 두 개를 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한 개를 한 후에 몸이 다시 올라가지 않아서 조금이라도 팔을 굽히려고 노력했다. 일주일이 지나도 큰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매일 철봉 하는 걸 멈추지 않았다.


두 달이 지날 무렵 어느 날 갑자기 철봉을 두 개 성공했다. 컨디션이 좋아서 성공했나 싶었는데 사실 두 개째 할 때 팔을 점점 더 많이 굽혀서 봉에 가까워졌었다. 그렇게 도움닫기도 없이 팔 힘으로만 두 개에 성공하기까지 두 달이 걸렸다. 세 번째 달에는 그래서 세 개를 목표로 했다. 지금은 다섯 달째인데 안타깝게도 다섯 개를 하지 못한다. 그래도 세 개 혹은 네 개 정도 성공한다. 하지만 이미 무산소 운동 루틴이 되어서 걷기 운동 후에 샤워하기 전에 매일 꾸준히 철봉에 매달린다.


철봉 네 개를 하기 위해 비록 다섯 달이 걸렸지만, 여기에서 짚어볼 점이 있다. 공부도 지금 말한 운동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공부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백지상태일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 공부를 시작하면 집중도 안 되고, 머리에 남는 게 별로 없을 수 있다. 공부 성과를 내는 게 너무 오래 걸려서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결과가 없으니 답답하고 하기 싫어질 것이다. 그러나 내가 철봉 운동한 것처럼 매일 꾸준하게 시간을 정해서 공부하면 쌓이고 쌓여서 언젠가는 성장과 발전을 이룬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우등생들도 처음부터 공부를 잘했던 건 아니다. 그들도 첫걸음마는 똑같았다. 다만 먼저 시작했거나 남들보다 더 노력을 많이 했기에 그 자리에 오른 것이다. 금메달을 따는 운동선수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시기가 다를 뿐 처음에는 서툴고 배우는 모든 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하게 루틴을 지키면 그 루틴은 내 삶이 된다. 운동하면 운동하는 삶이 생기고, 독서를 하면 독서를 하는 삶이 생기고, 공부하면 공부하는 삶이 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우리의 인생을 놓고 멀리 혹은 길게 보면,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운동을 꼭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활동량이 적은 사람은 활동량이 많은 사람에 비해 조기 사망률이 3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특히 나이가 들수록 몸을 움직여서 몸 이곳저곳 퇴행을 막아야 한다고 한다. 노인이 매일 287kcal의 칼로리를 몸으로 움직여 소모하면 오래 살 가능성이 68%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공부 루틴을 유지하려면 운동은 필수다. 혹시 공부 루틴이 아직 잘 형성이 되지 않았다면 운동 루틴도 같이 만들어 보길 바란다. 그게 유산소 운동이든 무산소 운동이든 상관없이 자신이 꾸준하게 오래 할 수 있는 운동 루틴을 찾는다면 분명 공부를 지속하도록 하는 큰 힘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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