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공부가 어렵고 힘든 이유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만 19세 이상 성인 6,000명과 초등학생(4학년 이상) 및 중・고등학생 3,320명을 대상으로 ‘2021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2년마다 하는 조사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9월 1일부터 2021년 8월 31일까지 성인의 연간 독서율은 47.5%, 연간 독서량은 4.5권이었다. 2019년에 비해 독서율은 8.2%, 독서량은 3권 줄어들었다. 2년 전에는 두 달에 1권 정도 읽었는데, 이제는 3개월에 1권 정도 읽는다는 의미다.
초·중·고 학생의 경우에는 연간 독서율은 91.4%, 연간 독서량 34.4권으로, 2019년과 비교하면 독서율은 0.7%, 독서량은 6.6권 감소했다. 사실상 고등학생의 경우에는 연간 평균적으로 30권 넘게 책을 읽을 수 없을 테니 이 숫자도 믿을만한가 의구심이 든다. 글자 수가 적은 초등학생들의 책도 1권으로 친다면 평균 30권이라는 숫자가 과연 의미가 있을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대 청년층(만 19세 이상~29세 미만)의 독서율은 78.1%로 2019년에 비해 0.3% 정도 증가했다. 또한 20~30대의 전자책 이용률이 높게 나타났다. 물론 종이책이면 더 좋겠지만 독서율 증가는 긍정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대한민국의 전체 독서실태를 보면, 갈수록 독서율도 독서량도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다.
공부의 초석이 되는 독서를 점점 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왜 공부가 어려운지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객관적인 지표가 보여주는 대로다. 그런데 독서만 많이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 분명 독서가 주는 이점은 크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초등학교 때까지 아무리 책을 많이 읽은 아이도 입시 공부로 넘어가면서는 상위권 정도는 할 수 있어도 최상위권이 되기란 어렵다.
《초등 매일 독서의 힘》을 쓴 이은경 작가는 상위권은 태어나지만, 최상위권은 만들어진다고 말하며 초등 시기 독서와 중·고등 시기 학습량 이렇게 두 가지로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나도 이 부분에 매우 공감하고, 나의 교육적 시각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독서로 착실히 쌓은 어휘력, 이해력, 문해력, 사고력과 중학교 때까지 형성한 공부 습관 및 문제 풀이 능력을 바탕으로 고등학교 시기에 학습량의 정점을 찍는다면 분명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 전교에서 독서광으로 소문난 아이가 있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아이의 이름을 부모님들이 알 정도였으니 정말 유명한 아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서도 이 아이는 공부를 잘했을까? 초등 시절의 독서량만 봤을 때는 분명 최상위권을 놓치지 않았어야 할 텐데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독서가 공부의 초석은 맞지만 무조건 독서만 많이 한다고 성적이 잘 나오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독서와 학습량은 공부에 있어서 필요충분조건이다. 둘 중에 하나만 있는 경우에는 최대 효과를 볼 수 없다. 특히 독서를 통해 기른 기본 역량 없이 학습량을 늘리기는 어렵다. 어려운 내용의 글을 읽고 이해하지 못하면, 제자리걸음을 하다가 지쳐서 포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독서를 통해 문해력을 갖춘 아이들은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배우면 금방 속도가 붙어서 학습 효율도 높이고 나아가 선순환 구조로 학습량이 늘어나게 된다.
공부 노력이 공부 능력보다 중요하다고 많이 이야기하지만, 사실 공부 능력이 생기면 공부 노력은 더 쉬워진다. 그래서 초등학교 시절까지 독서 임계량을 채우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다. 혹은 늦더라도 중학교 때까지는 충분한 독서량을 확보해서 문해력을 장착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좋다. 문해력이라는 공부 능력을 바탕으로 고등학교 때 공부량을 늘리는 공부 노력을 기울이면 분명 공부가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추가로 중학교 때의 공부 습관을 기르는 것도 하나의 팁이다. 아무리 독서를 좋아해도 공부는 별로 안 좋아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우리가 말하는 공부는 시험공부이기 때문이다. 시험을 보고 점수를 매겨서 줄을 세우고, 우리 인생을 결정하는 대학 입시를 치르는 건 너무나도 스트레스가 많은 일이다. 순수하게 작가의 생각을 읽고, 다양한 지식을 탐구하는 과정을 즐길 수 있는 독서와는 다르다는 말이다.
《1등급 공부법》 책에서 공부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개념 편, 기술 편, 실전 편, 완성 편 4가지로 나눠서 봤다. 참고로 이 책은 우등생 수십 명 인터뷰와 공부법 관련 책 수십 권에 나오는 공통점을 분석하여 모두 실은 책이다. 그런데 공부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간단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인체를 구성하는 물질의 질량 비율은 물 66%, 단백질 16%, 지방 13%, 무기염류 4%, 탄수화물 1%라고 한다. 이 구성 성분은 하나라도 결핍이 일어나면 신체에 문제가 생긴다. 비록 비율은 다르지만 모두 중요하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런 식으로 공부를 비유해보면 독서(문해력) 66%, 공부 습관(루틴) 16%, 공부량 13%, 공부 정서 4%, 효율적인 공부법 1%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은 다른 건 없어도 20일 정도 물을 섭취할 수 있으면 살아남는다고 한다. 그만큼 물이 인체에 차지하는 비율이 큰 이유이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독서(문해력)가 튼튼하게 기반을 다져야 공부를 이어가게 한다. 그리고 우리 몸이 움직이려면 근육을 길러야 하는데 이때 꼭 필요한 게 단백질이다. 마찬가지로 공부를 하려면 공부 습관을 길러야 하기에 단백질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지방의 경우에는 필요할 때 꺼내서 쓸 에너지를 축적하는 힘이 있다. 공부에서 공부량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충분한 공부량을 통해 지식을 배운 내용을 머릿속에 축적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기염류의 경우에는 비중은 적지만 부족할 시에 큰 질병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비타민D가 부족하면 구루병이나 골연화증이 발생한다. 치료를 통해 극복할 수 있지만 심한 결핍의 경우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에 형성한 정서가 불안정하면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슬럼프를 겪거나 정신적 질환을 얻어 공부를 중도 포기하기도 한다. 실제 많은 수험생을 통해 이는 증명되었다.
끝으로 탄수화물은 1%로 가장 적은 비율을 차지하지만, 에너지를 제공하는 주 에너지원이다. 입시 공부를 하면서 과목마다 특성이 있고, 공부법이 있는데 이를 잘 알지 못하면 효율성이 떨어진다. 에너지 효율을 올리기 위해 바로 탄수화물을 투입하는 것처럼, 효율적인 공부법을 통해 공부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실제 생활에서도 충분한 물 섭취가 건강에 이롭다고 말한다. 그리고 지나친 탄수화물 섭취는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고 한다. 이것은 어린아이도 알만한 상식이다. 우리는 어떤가? 물 섭취는 충분히 하지 못하면서 만날 맛있는 탄수화물만 섭취하려고 한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건강을 점점 잃어가는 듯하다. 공부에서도 마찬가지다. 공부 잘하는 방법만 찾으려 애쓰지 정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독서의 중요성은 잊고 있다. 그게 우리 아이들이 공부를 어렵고 힘들어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