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하브루타 교육은 먹는 건가요

1장. 공부가 어렵고 힘든 이유

by 신영환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에서는 문해력이란 문자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라 말한다. 그래서 단순히 글을 읽고 이해하는 독해력을 넘어서서 자신의 생각을 말로 잘 표현하고 글로 잘 써서 문서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또한 이 문서를 바탕으로 발표 및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었을 때 진정한 문해력을 갖춘 것이라고 한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의 경우에는 보통 객관식 문제로 이뤄진 수능 시험을 준비하기에 문해력을 기르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는 글을 읽고 해석하는 정도에 그친다. 문해력 일부에 해당하는 독해력만 활용한다. 그런데 이 독해력도 부족해서 누구나 다 1등급을 받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글을 읽고 해석하는 정도에 머무른 상태에서 대학에 진학하니 제대로 된 문해력을 갖춘 학생이 적을 수밖에 없는 게 아닐까?


문해력을 잘 갖춘 수험생은 수능 시험도 잘 보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는 면접시험도 잘 본다. 학교에서 10년 넘게 지도하면서 명문대에 진학하는 아이들을 살펴보면 ‘독해력’은 기본이고, ‘문해력’을 장착한 것처럼 보였다.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해서 자유롭게 표현할 줄 아는 능력을 가졌다는 말이다.


서울대학교 일반 수시 전형의 경우 대체로 1차에서 2 배수 정도로만 면접대상자를 부여하는데, 결국 최종 합격은 면접을 얼마나 잘 봤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내신 성적이 아무리 잘 나오던 수험생 중에도 심도 있는 면접을 통과하지 못해서 떨어지는 경우를 봤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은 입시 제도를 보면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반면에 노벨상을 가장 많이 수여하는 세계를 선도하는 유대인들의 경우는 어떠한가? 유대인은 전 세계 인구 75억 명 중 1,500만 명으로 0.2%에 불과하다. 그런데 전체 노벨상의 30%, 노벨 경제학 65% 정도를 유대인이 수상한다. 인구수에 비하면 노벨상을 수상하는 비율이 어마어마하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은행(FRB)의 역대 의장 15명 중 11명이 유대인이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형 금융사인 JP모건과 골드만삭스의 창립자도 유대인이고, 초일류기업 구글과 페이스북 창업자도 유대인이다. 그 유명한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도 유대인이었고, 다양한 분야에 유대인이 장악하고 있으며, 세계 거대 석유자본도 대부분 유대인이 소유하고 있다. 쉽게 말해 전 세계 억만장자의 1/3이 유대인이라 한다.


혹시 ‘하브루타 교육’이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이미 세상에 많이 알려진 유대인들의 교육법이다. 우리나라의 교육법과는 달리 정답을 찾는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는 힘을 기르도록 하는 교육법이다. 부모나 교사는 학생이 궁금증을 느낄 때 부담 없이 질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끊임없는 토론을 하지만 답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만 한다. 질문을 통해 답을 찾는 과정을 통해 지식을 완벽하게 체득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시각을 갖고, 새로운 해결법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한국 사회에서 특히 대학 입시를 치르는 고등학교 시절에 이 방법으로 교육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유대인들은 유대인들만의 문화가 있고, 우리는 우리만의 문화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1점이라도 더 올려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게 미덕인 우리나라 대학 입시에서 이렇게 정처 없이 답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사치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내 경험을 통해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외국에서 대학원을 다니면서 배운 토론 방식의 수업, 학생 중심의 수업이 너무 좋다고 믿었다. 그런데 막상 한국에 돌아와서 이런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해봤더니 1시간 만에 바로 학생들이 피드백을 주었다. 수험생으로서 수능 점수를 더 잘 받는 게 더 중요하니 선생님께서 강의식으로 효율적으로 정보를 전달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20년 전에 배웠던 방식을 거의 그대로 답습하는 느낌이 들었다. 대한민국 입시 제도가 변하지 않는 한 아무리 좋은 교육 방식도 실제 현장에서는 활용할 수 없겠구나 싶었다. 이론과 실제의 괴리를 철저하게 느꼈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수험생들은 내신 성적과 수능 성적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나는 현실과 타협하며 10년 넘게 입시를 위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으로 인해 2028년 수능부터는 서술형 및 논술형 형태의 시험이 등장할 수도 있다. 여러 논쟁이 있겠지만, 앞으로는 ‘문해력’을 기를 수 있는 교육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해본다. 실제 사회에서 필요한 역량은 말하는 상대방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유대인들처럼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입시로 바쁜 중·고등학교 때보다는 초등학교 시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으니 문해력을 기를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실제 명문대학에 진학한 우등생들 인터뷰에서도 이 부분은 증명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독서하고, 질문하고, 토론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정보와 지식을 탐구해온 아이들은 공부도 잘하고, 자기 생각도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 문해력을 무기로 갖춘 학생들이 뭐든 다 잘한다는 말이다.


사실 그 뒤 노력에는 아이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부모의 노력도 항상 함께였다.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시간을 내어 무릎에 아이를 앉히고 엄마, 아빠의 다정한 목소리로 책을 읽어줬다. 글자를 깨우치는 시기가 되면,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찾을 수 있도록 함께 도서관에 가거나 서점을 갔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어떤가?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만 하지, 함께 하는 시간이 있는가? (물론 잘하고 있는 부모도 있을 것이라 믿는다.)


여기서 또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은 모든 것을 다해 주라는 말이 아니다. 물고기를 잡아주라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라는 말이다. 낚시하기 위해서는 낚시 장비를 마련하고, 낚시할 수 있는 장소로 가야 하고, 미끼를 어떻게 끼는지 알아야 하고, 낚싯줄은 어떻게 던지고 낚싯대는 둬야 하는지 세세한 부분까지 알려 줘야 한다.


이렇게 배운 방법을 통해 아이가 다양한 장소에서 스스로 낚시하는 법을 익히면 자연스럽게 물고기를 낚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언젠가는 부모가 보살피지 않아도 스스로 물고기를 잡아먹고살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것이 부모의 지도적 읽기 굴레를 벗어서 아이의 읽기 독립으로 가는 정도(正道)가 될 것이다.


‘하브루타’라는 키워드와 함께 등장하는 것이 ‘메타인지’다. 스스로 생각하고, 자기를 통제하는 힘은 메타인지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메타인지 학습법》에서도 이런 부분을 많이 강조했다. 쉽게 말해서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만일 아이가 책을 읽고 생각을 말하는 데 시간이 걸려도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문해력을 기를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인 초등 시절부터 입시 주요 과목 공부에 매몰되지 않도록 조심하자는 말이다. 개인적인 교육 철학적 접근이기는 하지만 성공하는 공부 단계에 대해서 말하며 마무리하려고 한다. 어린 시절의 정서적 안정, 초등학교 때의 문해력, 중학교 때의 공부 습관(루틴), 고등학교 때의 효율적인 공부법이라는 단계로 나아간다면 하브루타 교육이 꼭 아니더라도 공부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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