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문해력과 공부의 상관관계
우리는 보통 수학이라고 하면, 공식을 외우고 주어진 문제에 맞게 응용해서 푸는 걸 생각한다. 그래서 수학에 문해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면,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글자보다 기호나 숫자가 더 많은 수학에서 글을 읽고 이해하는 문해력을 논하는 게 어색할 수 있지만, 사실 많은 교육 전문가들은 수학에서도 문해력이 꼭 필요하다고 외치는 중이다.
《초등생을 위한 수학 공부몸 만들기》에서는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한다. 생각하는 힘에는 이해력과 논리력이 포함되어 있다. 이 두 가지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수학 문제에 집중하는 힘과 공식을 문제에 연결하여 해결하는 힘을 기르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실제 이 책에서는 ‘문해력’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면서, 수학에서는 단순히 글을 읽고 해석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문제에서 요구하는 논리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이해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한국 교육에서는 빠르게 답을 찾는 걸 좋게 생각하다 보니 수학 문제가 어려우면 금방 포기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어른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기다릴 줄 알아야 하고, 문제에 더 집중해서 분석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문해력이라는 것은 언어를 읽고 해석하는 능력과 더불어 이해하는 능력이기에 수학에서도 수학 언어를 읽고 해석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수학 기호도 알고 보면, 수학 언어라서 정확히 기호를 읽고, 쓸 줄 알아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영어와 같은 외국어도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이고, 코딩도 컴퓨터 언어를 새로 배우듯이 수학도 하나의 언어를 배우는 과정이라 생각한다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1일 1페이지로 완성하는 초등 국영수 문해력》에서도 국어와 영어 과목에 이어 수학에서도 문해력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말한다. 이 책에서는 국영수 세 과목 모두에서 읽기 능력, 어휘력, 쓰기 능력을 주요 키워드로 분류하고 강조한다. 문해력이 결국엔 어휘를 읽고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접 쓸 줄 아는 능력도 포함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우선 읽기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독서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어휘력 향상을 위해서도 학년별 필요한 어휘 수준이 어느 정도이고, 어떻게 하면 어휘를 늘릴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제시한다. 끝으로 쓰기 능력을 늘리기 위해 국어 과목에서는 우선 한 문장부터 차근차근 생각하면서 글을 써야 하고, 영어에서는 문법보다는 생각한 내용을 꾸준히 표현해야 하고, 수학에서는 문제를 다시 써 보거나 요약 혹은 문제를 만들어 보라고 한다.
결국에 어떤 과목이든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건 불변의 진리인 것 같다. 생각하는 힘은 그냥 길러지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한 주제에 대해서 여러 관점으로 생각해보거나,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방법을 모색하거나,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을 활용하여 적용해볼 때 성장하는 것이다. 기반에는 당연히 독서를 통해 배경 지식의 확보, 문제 해결 능력, 다양한 관점으로 살펴보기 등 사고력 증진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쉬운 예로, 수학 문제에는 시간, 거리, 속력을 구하는 공식을 이용하는 문제가 나온다. 물론 단순히 ‘거리=시간×속력’ 공식만 대입하면 답이 나오는 쉬운 문제도 있지만, 이해력과 응용력을 요구하는 문제의 경우에는 생각을 깊게 하지 않으면 오답을 구하게 된다. 즉 문해력과 사고력이 부족하면 수학 문제를 풀 수 없다는 말이다. 아래 몇몇 문제를 풀어보며 이를 증명해 보겠다.
<문제 1>
길이가 1km인 강이 있다. 배를 타고 강을 거슬러 오르는 데 20분, 다시 내려오는 데 10분이 걸린다면, 정지한 물에서 배의 속력은 분속 몇 m인가?
우선 길이가 1km라고 되어 있는데, 보기에 단위는 분이므로 미터(m)로 고쳐서 길이는 1,000m가 된다. 올라갈 때는 20분, 내려갈 때는 10분이 소요되는 이유는 올라갈 때는 배의 속력에서 물의 속력과 마찰이 생기므로 물의 속력을 빼면 배가 느려진다. 반면에 내려갈 때는 배의 속력에 물의 속력을 더해줘야 하므로 배의 속력이 빨라진다.
따라서 거리 구하는 공식(거리=시간×속력)을 활용하여 식을 세우면 다음과 같다. 올라갈 때는 거리(1,000m)=시간(20분)×속력(배의 속력-물의 속력), 반면 내려갈 때 거리(1,000m)=시간(10분)×속력(배의 속력+물의 속력)이다. 이때 배의 속력을 ‘a’라 하고, 물의 속력을 ‘b’고 정하면 우리는 쉽게 방정식을 활용하여 배의 속력을 구할 수 있다.
1000m=20분×(a-b)과 1000m=10분×(a+b)라서 ‘a-b=50’과 ‘a+b=100’이라는 식 두 개를 얻을 수 있다. 이제 두 식을 더하거나 빼는 방식을 통해, 배의 속력에 해당하는 a의 값을 구할 수 있다. 두 식을 더하면 2a=150이라는 값이 나오고, ‘a=75’가 된다. 따라서 정답은 75m/분이 된다.
이 문제를 통해서 알 수 있지만, 아무리 ‘거리=시간×속력’이라는 공식을 안다고 해도 생각하지 않고서는 쉽게 문제를 풀 수 없을 것이다. 우선은 ‘km’가 나타내는 거리는 ‘1,000m’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분당 속력을 구하려면 단위를 미터(m)로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 배의 속력과 물의 속력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어야만 식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머릿속에서는 공식이 떠올라도 실제 문제가 요구하는 정답은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수학을 풀 때 문해력과 이해력이 왜 필요한지 한 문제를 더 풀어보며 그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자.
<문제 2>
유정이가 현재 집에서 출발하여 학교까지 시속 6km로 걸어서 가면 수업 시간 10분 후에 도착하고, 시속 15km로 자전거를 타고 가면 수업 시간 32분 전에 도착한다고 한다. 이때 유정이네 집에서 학교까지의 거리를 구하시오.
이 문제는 더 늦은 도착과 빠른 도착의 언급이 있어서 그때의 각자 상황에 따른 '도착 시간'이 다르므로, 시각과 시각 사이에 발생하는 '시간 차이를' 이용한 식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km’ 단위는 ‘시간’ 단위와 같이 쓰여야 하므로, 분 단위를 시간 단위로 바꾸기 위해 60을 분모로 하여 분수로 만들어서 계산해야 한다. 유정이네 집에서 학교까지의 거리를 ‘x’ km라 하면 (시속 6km로 가는 데 걸린 시간)-(시속 15km로 가는 데 걸린 시간)=42분이므로 x/6-x/15=42/60, x/6-x/15=7/10, 5x-2x=21, 3x=21이 되어 x=7이다. 따라서 유정이네 집에서 학교까지의 거리는 7km이다.
여기에서도 마찬가지로 단위의 쓰임에 대한 이해, 시간 차이에 대한 개념 이해가 우선 되어야 방정식을 이용하고, 분수 계산법을 적용하여 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단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아무리 공식을 많이 알아도 답을 해결하는 과정을 찾을 수 없으니 헤매게 될 것이다.
수학이라고 하면, 다양한 기호를 활용하고 숫자를 계산하는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단순한 공식 암기와 적용에서 나오지 않는다. 문제를 읽고 정확하게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을 정확하게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필수다. 나아가 다양한 각도로 생각하며 자신이 알고 있는 공식을 적절하게 활용할지 생각하는 힘도 필요하다. 그래서 수학에서도 다양한 사고 능력을 요구하는 문해력이 필수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