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내 삶을 바꾸는 메모 독서법

3장. 다양한 독서 방법과 기대효과(효능)

by 신영환

메모 독서법을 강조하는 책을 쓴 작가들의 공통적인 목소리가 있다.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기억에 남지 않고, 다시 찾아보려고 해도 어느 책, 어디에서 읽은 것인지 찾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아무것도 얻지 못했고, 어떤 변화나 성장도 없었다고 했다. 결국에 왜 책을 읽고 있는지 회의감이 들었다고도 고백했다. 《초서 독서법》의 저자 김병완 작가,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 독서법 본깨적》의 저자 박상배 작가, 《단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나는 메모 독서법》의 저자 신정철 작가가 이에 해당한다.


안타깝게도 신이 인간에게 내린 선물인 ‘망각’으로 인해 우리는 모든 것을 다 기억할 수가 없다. 심리학자 에빙하우스에 의하면 우리의 기억은 학습 후 10분부터 망각이 시작되어, 1시간 후에는 약 50%, 1일 후에는 70% 이상, 1개월 후에는 약 80% 기억을 잃게 된다고 한다. 몇 시간 동안 힘들여서 읽은 책을 시간에 흘려보내면 얼마나 아까운가?


안타깝게도 그게 현실이다. 사실 우리는 1~2초의 짧은 순간에도 시각적, 청각적으로 엄청난 정보를 받아들이지만 불필요한 내용은 단기 기억으로 분류해 바로 잊는다. 모든 정보를 다 기억하면 뇌는 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장기기억으로 남기는 방법이 분명히 있기에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말아야 한다.


인간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과정은 ‘인지’한다고 한다. 이 인지 과정에서 첫 번째로 일어나는 작업은 바로 ‘분류’다. 우리가 컴퓨터에 저장한 파일을 상위 폴더와 하위 폴더로 나눠 분류하는 것처럼, 뇌는 새로운 정보를 분류한다. 상위 개념과 하위 개념의 분류,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분류, 취할 것과 버릴 것의 분류를 하는 것이다.


독서를 하는 과정이 곧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얻는 과정이라고 가정한다면 당연히 이 분류의 과정이 필수다. 책 속 내용의 중요도에 따라 분류해야 책 내용을 쉽고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분류만 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앞서 말한 것처럼, 어딘가에 꼭 기록해야 잊지 않게 된다. 그리고 반복해서 그 내용을 살펴봐야만 장기기억으로 가져갈 수 있다. 《초서 독서법》의 저자인 김병완 작가는 눈으로 책 읽기는 단기기억에 저장되지만, 손을 쓰는 독서는 '장기기억'이 될 확률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 독서법 본깨적》의 박상배 저자는 ‘1124 재독법’이라는 독서법을 추천한다. 쉽게 말해 N회독 공부법과 비슷한 개념이다. ‘1124 재독법’은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에 따라 초서 노트 정리 후 하루 후, 1주 후, 2주 후, 4주 후에 한 번씩 작성한 노트를 다시 펼쳐보는 방법이다. 참고로 ‘본깨적’은 ‘책에서 본 것을 깨닫고 삶에 적용한다’는 말이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메모 독서법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요한 것을 분류한다. 둘째, 그 내용을 어딘가 적는다. 셋째, 반복해서 읽으며 깨달음을 얻고, 자신의 생각을 적는다. 첫 번째 분류를 할 때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장에 밑줄을 치거나, 형광펜으로 색칠하거나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내가 오래 두고두고 보고 싶은 문장은 노트에 따로 적어두는 것이다. 물론 포스트잇에 적어서 붙이는 방법도 있다. 혹은 책갈피를 만들어서 표시하여 다시 읽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깨달은 내용을 책 어딘가 공백에 적거나 독서 노트가 있으면 그곳에 적는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우리 선조들이 해왔던 ‘초서 독서법’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초서 독서법’은 현대 사회의 보편적인 이론인 심리학, 교육학, 뇌과학에서 목놓아 말하는 가장 효과적인 독서법 중 하나다. 모든 국가의 영향력 있는 인물들은 이 ‘초서 독서법’을 통해 천재의 반열에 올랐다. 즉, 단순히 책을 읽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손을 이용해 책의 중요한 내용을 옮겨서 능동적으로 책의 내용을 받아들이고 판단하며 새로운 지식을 재창조하는 과정을 통해서 그런 경지에 오르게 된 것이다.


참고로 필사와 초서는 다르다. 필사는 단순히 내용을 그대로 적는 걸 의미하지만, 초서는 중요한 핵심 내용만 골라 정리하고 불필요한 것을 구분하는 메타인지를 활용하는 메모법이다. 즉, 독서의 양 보다는 질이 더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아울러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방법이다.


《단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나는 메모 독서법》의 저자 신정철 작가도 ‘책이라는 자극에 대한 나의 반응과 떠오르는 생각을 수집하기 위해서는 메모를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금방 휘발되어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메모로 생각을 붙잡아 두어야 언젠가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독서하면서 메모를 하면 좋은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 손을 사용하면 뇌가 발달하기 때문이다. 《손과 뇌》에서 ‘손은 외부의 뇌’라고 말한다. 철학자 칸트도 ‘손은 바깥으로 드러난 또 하나의 두뇌’라고 표현했다. 그 이유는 손은 뇌의 명령을 받고, 뇌에 가장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감각기관이기 때문이다. 특히 손이 움직이면 이성적 사고를 관장하는 대뇌 신피질의 전두엽 영역이 작동해서 의지가 발생하고 운동영역에 명령을 내린다. 참고로 이 부분은 인간의 지능과 기억력의 중추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런 이유로 독서와 메모는 함께할 때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선조들이 말했던 독서법의 고차원적인 단계로 넘어가는 효율적인 독서법이다. 아무 생각 없이 1천 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1권을 읽더라도 이렇게 메모하고 생각하면서 읽는 책이 더 가치가 있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겨둘 수 있다는 말이다. 나아가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으로 발전할 수 있다.


처음에 독서의 이유가 문해력 향상을 위한 것이라 밝혔다. 문해력이 향상된다는 말은 이해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비롯해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것도 포함하기에 메모 독서법은 꼭 필요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신정철 작가도 《메모 습관의 힘》에서 창의성을 올리기 위해서는 ‘생각의 재료 수집하기’와 ‘생각을 충돌시키기’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도 “Creativity is connecting things.”라는 말을 남겼다. 그러고 보면 창의성은 완전 새로운 것이 아니라 ‘연관되지 않았던 것을 연결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사실 창의적 사고는 문제를 해결할 때 가장 필요한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메모의 재발견》에서도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손으로 생각을 옮겨 적다 보면 머릿속을 어지럽혔던 고민이나 문제들을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리할 포인트가 무엇인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라고 저자는 의견을 밝혔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의 공부 방법을 살펴보면, 지금까지 이야기한 초서 독서법을 제대로 적용한다.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 중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긋거나 형광펜으로 체크한다. 그리고 ‘개념 노트’라는 것을 만들어서 중요한 내용을 정리한다. 《1페이지 공부법》 저자이자 수능 만점자인 홍민영 작가는 이 과정을 수차례 반복해서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분류하고, 기억에 남지 않은 내용 중심으로 1페이지로 요약하는 방법을 활용했다.


물론 책 중에는 그냥 재미와 흥미로 단순하게 읽고 싶은 책도 있을 것이고, 메모 독서법을 활용하면 효과가 있는 학습을 위한 책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건 어떤 책이든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는 메모 독서법을 활용한다면 뇌 발달을 통해 뇌를 재구조화할 수 있고, 깨달음을 얻는 독서를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깨달음이 있었는데 실천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에 다음 꼭지에서는 ‘실천하는 독서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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