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다양한 독서 방법과 기대효과(효능)
지금까지 다양한 독서법을 통해 어떻게 하면 독서를 통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알아봤다. 독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문해력을 향상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 방법을 소개했다. 궁극적으로는 독서를 통해 공부 능력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최승필 작가는 《공부 머리 독서법》을 통해 실현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독서 교육법을 제시했다.
공부를 위한 독서는 ‘지식 도서’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겠다는 의미다. 따라서 어려운 책에 도전하는 것이기에 아이들에게 무조건 강요해서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우등생 초등학생들이 중학교에 들어가면 성적이 떨어지고, 심지어 우등생 중학생들이 고등학교에 가면 크게 좌절하지 않게 하기 위한 독서 방법을 제시하려는 것이다. 그러면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 언어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은 어떻게 책을 읽는 것이 좋을까?
최승필 작가는 특히 단기간에 언어능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이 4가지 독서법을 제안했다. 1번부터 4번까지는 지금까지 살펴보았던 독서법이기에 충분히 따라 해 볼 수 있다. 천천히 어떤 전략으로 4가지 방법을 실천할지 함께 고민해보려고 한다.
1. 슬로리딩: 샅샅이 살펴보고 끊임없이 질문하라
1년 한 권 슬로리딩 훈련법
2. 반복 독서: 위인들의 독서법
- 한 권을 세 번씩 읽는 반복 독서법
3. 필사: 눈보다 손이 더 깊게 읽는다
1년에 책 한 권을 베껴 적는 필사 강화 독서법
4. 초록: 나만의 지식 지도 그리기
개념화 능력을 기르는 초록 독서법
첫 번째 슬로리딩은 혹시라도 아이가 그동안 속독에 너무 길들여져 있었다면, 꼭 실천해야 할 방법이다. 정독하되 더 천천히 책을 해부하듯 곱씹으며 읽는 독서법이다. 한 문장을 읽고 깊게 생각하고, 단어 하나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되새김질하며 읽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슬로리딩을 하기 위해 깊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인문고전 명작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다만 매일 적은 양으로 꾸준하게 독서해야 하기에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작품이어야 한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좋으니 한 권의 책을 선택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거북이처럼 천천히 걸어가며 읽는 것이다.
고전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이 왜 ‘지식 도서’를 읽고, 공부 머리를 키울 수 있는지 궁금할 것이다. 예를 들어, 소설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전체 내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윤곽을 살피는 독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등장인물의 대사를 통해 어떤 생각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숨어 있는 의미를 파악하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숨은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좋은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는 과정이 따른다. 이런 과정에서 사고력, 언어능력, 추상적 사고, 상징적 의미 파악,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는 능력이 생긴다.
두 번째 반복 독서의 경우에는 책의 내용을 터득할 때까지 끝없이 반복하는 재독법이다. 사실 이 방법만 실천해도 성적은 금방 향상된다. 왜냐면 많은 아이가 시험공부할 때 여러 번 책을 반복해서 보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실제 한 번만 교과서를 읽고 나서 공부했다고 착각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건 그냥 책을 읽은 것이지 공부했다고 볼 수 없다. 공부 머리가 있는 아이들은 일명 ‘N회독 공부법’을 실천한다.
이를 활용하여 반복 독서는 ‘N회독 독서법’이라고 봐도 무관하다. N회독 독서법의 목적은 내가 읽은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놓치는 것이 없이 완벽하게 이해하고 암기할 수 있을 정도로 여러 번 읽는 것이다. 이 방법은 미분적분학의 원리를 발견한 라이프니츠라는 사람의 독서법이라고도 불린다. 그는 이 반복 독서법을 통해 철학, 수학, 물리학, 언어학, 역사, 법률 등 여러 분야에서 큰 공적을 남겼다. 다음은 라이프니츠가 남긴 독서법에 관한 증언이다.
“나는 열심히 구멍이 뚫릴 정도로 꿰뚫어 보았다. 잘 이해되지 않는 대복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이것저것 골라 읽으며, 전혀 뜻을 알 수 없는 곳은 뛰어넘고 읽었다. 그래서 몇 번이고 이런 읽기를 계속하여 결국 책 전체를 읽어내려, 얼마 동안 시간이 지난 다음에 같은 작업을 되풀이해 가면 이전보다 훨씬 이해가 잘 되는 것이었다.”
실제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현재 근무하는 학교 시험 과정 중 수업시연을 하는 단계였다. 주어진 지문을 활용하여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첫 문장을 읽다가 해석이 되지 않아 턱 막혔다. 역시 특목고 임용 시험은 만만하지 않다고 느꼈다. 잠깐 포기할까 했다가 용기를 내어 다시 읽어보기로 했다. 이해가 안 되었던 문장은 넘기고 나머지 문장을 읽어보니 다행히 해석이 잘 되었다. 나머지 내용으로 주제를 파악하니 첫 문장에 쓰인 단어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았다. 영어 철자 하나가 틀려서 문맥상 해석이 안 되었다.
출제자들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일단 그것을 옳은 단어로 고쳐서 바꿔서 준비했다. 실제 수업시연을 할 때도 능청스럽게 지난 시간에 준 자료에 오류가 있었다고 사과하며 고쳐서 설명했다. 이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10번 넘게 지문을 반복해서 읽었고, 철저하게 수업 준비를 했기에 스스로 만족할 만큼 수업을 진행하고 나올 수 있었다. 덕분에 나는 정교사로 임용될 수 있었다.
반복 독서를 통한 교훈은 책이 어렵다고 포기할 게 아니라 여러 번 읽다 보면 흐름을 이해하게 되어 어려운 부분도 유추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우직하게 되풀이하여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문맥이 연결되어 저절로 이해되는 기쁨을 맛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독서법은 문학작품보다 지식 서적을 읽을 때 더 적합한 독서법이라 볼 수 있다. 물론 나이가 어리다면 꼭 지식 서적이 아니라 문학작품이라도 반복해서 읽으며 외우다시피 내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필사 독서법이다. 이 방법은 사실 슬로리딩과 반복 독서의 장점을 모두 지닌 방법이라 볼 수 있다. 천천히 눈으로 읽으면서 손으로 쓰기 때문이다. 단, 단순히 깜지 쓰는 것처럼 하면 절대 안 된다. 《공부머리 독서법》 책에서는 평소 책을 좋아하는 아이이거나 장편 동화를 매주 한 권씩 2년 이상 실행한 아이라면 초등 6학년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방법으로 한 달만 해도 효과가 커서 중학교 교과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필사를 제대로만 한다면 다양한 효능을 얻을 수 있다. 우선 집중력을 향상할 수 있다. 공부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집중력이다. 미디어 시대에 들어오면서 스마트폰 등을 사용하며 속전속결에 익숙해진 우리 아이들은 책을 읽을 때 집중력보다는 산만함을 더 보인다. 필사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글씨체를 교정할 수 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 부분은 살면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작게는 자신이 쓴 글씨를 잘 알아볼 수 있어야 수업 시간에 필기한 내용을 놓치지 않고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 크게는 혹시라도 논술 시험을 보게 되면 글씨체가 결과에 큰 작용을 할 수 있다. 평가자가 알아볼 수 없게 쓰면 답으로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는 문장력을 높일 수 있다. 위인들은 중국의 인문고전 책을 그대로 필사하며 좋은 문장을 익히고 결국엔 활용할 수 있었다. 학교에서는 논술형 평가가 필수로 이뤄진다. 여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문장력은 필수다. 단순히 이해력, 사고력 등 공부머리를 좋게 만드는 것 이상으로 쓰기 능력도 신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성취감을 높일 수 있다. 우리는 무언가를 남기면 보람을 느낀다. 하루 1시간 정도 책 2페이지를 기록하고 한 권의 책을 모두 필사하면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열심히 필기한 책이나 노트를 보면서 공부했다는 성취감을 많이 느낀다. 그렇기에 필사는 분명 도움이 되는 독서법이 될 수 있다.
최승필 작가는 전하는 단기간에 언어능력을 끌어올리는 방법 마지막 단계는 초록이다. 초록은 책의 내용을 자신이 이해하고 소화한 대로 따로 요약하는 것을 의미한다.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노트 정리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일명 개념 노트를 만드는 것과 같다. 공부법 관련 책 수십 권을 읽고, 우등생 수십 명을 인터뷰하며 가장 큰 공통점은 모두가 교과서를 읽고 자신만의 방식대로 개념을 적은 노트를 정리했다는 점이다.
만일 지식 도서 한 권을 정해서 챕터별로 이렇게 초록을 만드는 작업을 할 수 있다면, 나중에 학교 교과서를 배울 때도 분명히 훈련한 대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성인용 지식 도서 한 권 분량은 이미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 여러 권의 분량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긴 호흡의 글을 읽으며 글 읽는 습관을 길러서 나중에 공부를 위한 책 읽기를 할 때 부담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다. 마찬가지로 초록을 만드는 경험을 찐하게 한번 하고 나면 학교에서 배우는 1시간짜리 개념 공부는 쉬운 일이 된다.
무엇보다 언어능력을 짧은 시간에 향상하기 위한 독서 훈련은 결국 문해력과 관련이 있다. 글을 읽고,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내용을 요약하고, 배경 지식을 쌓는 일이 문해력 향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훈련은 분명히 공부 머리 만들기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늦기 전에 올바른 방법을 실천하며 독서 습관을 기르고 훈련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