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

4장. 올바른 독서 습관 만들기

by 신영환

올바른 독서 습관을 기르기 위한 첫 발걸음은 무엇이어야 할까? 당연히 책과 친해질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다. 하지만 책과 친해질 뿐 실제 독서를 하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다행히도 누구에게나 처음으로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있을 것이다. 그 책을 시작으로 책에 흥미를 갖고 계속해서 독서를 이어갔을 것이다. 쉽게 말해 흥미 독서가 좋은 독서 습관을 기르는 데 있어서 첫 단추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역사학자인 심용환 작가는 <스몰빅 클래스> 유튜브 채널의 한 인터뷰에서 ‘책은 경쟁력’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자신도 어린 시절에는 책을 잘 안 읽었지만,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정신 차리고 본격적인 독서를 시작했는데 독서 습관이 잡히면서 인생이 달라졌기 때문이라 한다. 매일 통학하면서 2시간씩 책을 읽었고, 그게 10년이 되니까 누군가 앞에서 전문가로서 지식을 전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까지 25년간 그 독서 습관을 유지하게 된 이유는 따로 시간을 빼서 독서 하기보다는 일상에 독서가 녹아들도록 했기 때문이라 한다.


사실 역사 덕후가 역사학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더 단계를 높이는 독서를 했기 때문이라 한다. 처음에는 쉽고 말랑말랑한 책을 읽으면서 흥미를 갖는 게 중요하지만, 점점 딱딱해지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좋아하는 소설책을 평소에 읽다가 어느 순간에는 서사가 있는 책이나 세상의 지식을 담은 인문학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처음에는 한국사에 관한 책을 읽었지만, 다음에는 세계사를 책을 통해 공부하는 것이다. 다음 단계로 근현대사를 깊게 탐구하면서 점점 한 분야 안에서도 세분화하여 전문성을 기르는 독서를 하는 게 좋다. 나중에는 국가별 귀족문화에 대하여 주제로 삼고 탐구하는 것이다. 비록 처음에는 흥미로 시작했지만, 점점 전문적인 지식을 세분화하여 터득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그런데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지식과 경험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책 읽기’다. 영상이나 그림으로 지식을 담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지만, 글자로 지식을 담는 것은 공간 활용 효율이 높다. 조선 시대 유학자들은 ”만권의 책 속에 우주가 있다. 왜 경험을 먼저 하려고 하느냐?”라고 했다고 한다. 이 말은 경험을 뛰어넘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책이기 때문에 했을 것이다. 직접 경험은 분명한 한계가 있지만, 영상이 아닌 그림이 아닌 글자로만 이루어진 책으로는 무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내가 살고 있지 않은 세상의 소식도 들을 수 있고,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걸 경험할 수 있다는 말이다.


만일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의 시작은 분명히 전문 독서가로 거듭나기 위해 씨앗을 뿌리는 일이다. 식물은 씨를 뿌리지 않으면, 뿌리를 내릴 수 없고, 줄기가 자라지 않고, 잎이 나지 않으며, 결국엔 열매를 맺을 수 없다. 하지만 씨를 뿌리는 일이 시작되면 나머지는 순리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역사학자 이야기로 시작했으니 역사책을 좋아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다.


비록 학습만화로 시작했지만,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여 해석하는 역사에 흥미를 갖게 된 한 아이가 있다. 초등학생인 이 아이는 학교에서 역사를 배울 때 학습만화에서 나온 내용을 기억해서 학교에서도 적극적으로 발표하며 수업에 참여한다. 같은 반 친구들은 이 아이가 역사를 잘 알고 있으니까 ‘역사학자’라는 별명을 붙인다. 덕분에 역사에 대한 흥미는 자신감으로 바뀌고, 더 잘하기 위해 다양한 역사 관련 책을 읽으며 더 많은 지식을 쌓는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역사를 또 배우는데 초등학교 때보다는 조금 더 깊게 내용을 배운다. 그런데 이미 역사 관련 책을 많이 읽어서 학교 선생님이 설명하는 내용은 당연히 이해할 수 있고, 나아가 더 깊은 뒷이야기까지 섭렵하고 있다. 중학교 2학년이 되니까 첫 시험을 봤는데 역사는 특별히 공부하지 않아도 100점이 나온다. 아는 것과 시험 보는 것은 별개라는 말이 있지만, 이미 한국사 검정능력시험 3급을 딴 경험이 있어서 역사 시험도 걱정 없다.


아직 중학생이지만 한국사를 계속 책을 통해 탐구하다 보니 고조선, 삼국(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조선 시대를 넘어서 근현대사까지 관심을 가지고 정보를 얻게 되었다. 나아가 우리나라 역사를 배우면서 중국과 일본의 역사도 관심이 생겨서 동아시아사 관련 책을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신기하게 주변 국가의 상황과 우리나라의 시대적 배경을 같이 탐구하니 자연스럽게 지식이 연결되는 기분이 든다.


특히 방학 때는 좀 더 집중해서 한 분야의 책을 독파한다.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는 동아시아사,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는 서양사 관련 책을 여러 권 읽으며 역사 공부는 하면 할수록 더 재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에 역사는 사람이 사는 이야기를 과거부터 현재로 연결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닌가 깨닫는다. 왜 현재 많은 국가가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가는지도 역사의 거울에 비추어 살펴본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에 진로를 고민한다. 일반고를 갈 것인가, 특목고를 갈 것인가 고민이 많다. 하지만 역사를 좋아했던 이 아이는 사회 관련 수업을 더 많이 하는 학교에 가고 싶다. 물론 과거 이야기도 좋지만, 현재 자기가 사는 시대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발생하는 사회 및 국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국제고 진학을 꿈꾼다. 다행히 중학교에서 역사를 비롯해 사회 관련 탐구를 활발하게 했고, 면접에서도 자신의 지식과 역량을 보여 합격한다.


여기서 드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과연 이 아이는 역사 하나만 잘하는데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다른 과목도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어떤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어린 시절부터 책을 읽으며 역사 공부를 해온 노력은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기초부터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학습의 과정을 거치며 성취감과 자기효능감을 기를 수 있었기에 처음에는 어려움이 있어도 하나씩 해결하는 힘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역사 관련 책을 읽으며 쌓아온 배경 지식은 다른 지식과 연결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국어와 영어는 언어이기에 거의 모든 분야의 지식을 다루는 과목이라고 봐도 좋다. 그런데 역사도 공통점이 있다. 모든 분야에는 시간 흐름에 따른 역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시대별로 언어는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과학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수학의 공식도 더 생겨났는지 등 모든 과목에서 다루는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 충분히 금방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는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되니까 다른 공부에 더 시간을 투자할 기회를 얻는다. 이미 보험을 가진 사람은 마음이 든든해서 더욱 마음 편하게 다른 일을 도모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땅따먹기 할 때 이미 내가 가진 땅에서 출발해서 더 많은 땅을 가져올 수 상황이라는 의미다.


모든 공부의 원리는 같다. 독서는 곧 공부라고 하지 않았는가? 독서를 통해 과거부터 변화해온 지식을 확장하며 탐구하는 게 공부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읽으며 다음으로 궁금한 내용을 찾아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를 해온 사람이라면 공부를 잘할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기어가는 놈이었을지라도, 금방 걷게 되고, 뛰게 되고 결국엔 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가장 대단한 놈은 즐기는 놈이라 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가 생기면 누구보다 더 높이 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다. 그 능력은 무기가 되어 새로운 공부의 세계를 개척해나갈 때 분명히 도움이 된다. 그러니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찾도록 돕고, 관련 책을 꾸준하게 읽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지금까지 들은 이야기가 현실이 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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