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올바른 독서 습관 만들기
신문이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단순히 사실적 사건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관적인 의견이 들어간 사설이나 칼럼의 글을 통해 하나의 사안을 다른 시각으로 어떻게 봐야 할지 생각하며 논리적인 사고력을 기를 수도 있다. 덧붙여 사설이나 칼럼의 경우에는 한자어나 전문 용어가 많이 등장해서 어휘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장점이 있기에 두 마리 토끼 혹은 그 이상의 토끼를 잡을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혹시 신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인가? 아마도 ‘따분함’, ‘어려움’ 등 부정적인 단어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심지어 아이들은 신문은 어른들이 보는 자료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만큼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는 미디어 매체라는 말이다. 인터넷 발달로 인해 생긴 뉴미디어를 이용하는 아이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요즘 세상에는 인터넷이 발달해서 언제든 무료로 기사를 찾아볼 수 있는데 굳이 돈을 들여서 신문을 구독해서 읽을 필요가 있나 싶을 것이다.
많은 장점이 있는 반면에 반대로 여러 이유로 요즘 아이들에게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면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신문 읽기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단점보다 장점이 더 크다면 투자할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신문을 읽는다고 문제가 생기거나 하지는 않기에 이번 기회에 신문 읽기에 도전해보길 바란다.
《나의 첫 고전 읽기 수업》의 저자 박균호 작가는 ‘도스토옙스키는 열렬한 신문 독자’라고 말했다. 그가 쓴 명작 《죄와 벌》의 소재는 한 점원이 두 노파를 도끼로 살해한 사실을 보도한 기사에서 생각해낸 것이다. 사실 그가 그렇게 자세히 묘사할 수 있었던 이유는 특이한 범죄 기사와 재판 과정을 꼼꼼히 스크랩한 덕분이다. 또한 그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에피소드와 등장인물의 사연 또한 신문 기사에서 얻은 영감 덕분이라고 한다.
천재 작가라고 불리는 그도 사실은 실제 있었던 일을 기반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친 것이다. 개인의 경험에는 분명 한계가 있기에 독서나 신문 읽기가 꼭 필요하다. 책이나 신문 기사에는 한 사람이 아닌 전 세계 모든 이들의 경험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균호 작가는 “신문이 여전히 상상력의 창고이자 창의력의 원천인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신문 읽기는 창의력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
어느 정도 신문 읽기의 좋은 점을 알게 되었으니 지금부터는 어떻게 신문을 활용하면 좋을지 그 방법에 대해 말해보겠다. 이왕이면 인터넷 신문 기사보다는 실제 종이 신문을 보는 걸 추천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내가 원하는 기사만 보는 게 아니라 신문 전체에 반영된 모든 분야의 기사를 모두 훑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화면을 넘기지 않고도 한눈에 볼 수 있기에 기사가 배치된 위치에 따라 현시점에서 기사의 중요도를 확인할 수 있다. 셋째, 헤드라인(기사 제목)을 먼저 읽고 내용을 확인하면서 핵심 내용을 파악하는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우선 첫 번째 방법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자. 우리는 주변 상황에만 집중하고 그 정도 범위에서 삶을 살아가기가 쉽다. 하지만 신문은 개인의 경험이 아닌 세상의 많은 사건을 다루고 있다. 내가 모르는 세상 이야기를 비롯해 나의 관심 밖 분야의 이야기도 다룬다. 신문 기사의 사실적인 내용도 중요하지만, 개인 삶의 관점에서 볼 때 내가 사는 세상 밖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찰하고 생각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다.
생각보다 내가 사는 세상은 넓고, 내가 생각하지 못하는 많은 일이 일어난다. 자신이 사는 세상에 갇히면 생각이 고착되어 자신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신문 읽기를 통해 다른 세상 혹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세상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힘을 기를 수 있게 한다. 다시 말해,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게 왜 문해력에 도움이 될까? 글은 누군가의 생각을 담은 문자다. 글에는 의도가 들어있다. 글의 숨은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이렇게도 생각하고, 저렇게도 생각해야 하기에 다양한 각도로 보는 눈이 필요하다. 공부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시험을 볼 때 문제를 읽고 출제자가 의도하는 바를 명확히 찾아내야 하는데 자기 생각에만 머무르면 엉뚱하게 문제를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시험 문제를 틀리는 학생 중에는 문제를 잘못 이해하고 푸는 경우가 많았다.
국어와 영어의 경우에는 세상의 모든 주제를 다룬다. 그런데 평소 신문 읽기를 하면 다양한 분야의 글을 읽어볼 수 있어서 배경 지식을 쌓을 수 있다. 매일 쌓는 배경 지식은 나중에 공부하고 시험 볼 때 연결되어 더욱 이해력을 돕는다. 게다가 시험 문제는 그해에 일어난 사건을 소재로 하여 지문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평소에 보던 신문에 나온 내용이 시험 지문에 그대로 나올 수도 있다. 결론은 다양한 관점으로 다양한 주제를 탐구할 수 있어서 좋다는 말이다.
두 번째, 평소 신문을 읽을 때 지금 시점에 가장 중요한 사건이 무엇인지 순서를 통해서 알 수 있다. 고로 배치된 기사를 살펴보며 우선순위를 파악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그 이유는 모든 것에는 순서가 있기 때문이다. 뭐든 중요할수록 처음에 언급된다. 그리고 우리가 읽는 모든 글에는 핵심 내용이 있다.
핵심 내용이 담긴 문장을 중심 문장이라고 한다. 글을 읽다 보면 중심 문장, 뒷받침 문장, 보조 문장 등 다양한 문장이 문단을 이루고, 문단이 하나의 글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중에서도 글의 핵심 주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중심 문장을 찾아내야 하는데 우선순위 파악하는 능력이 생기면 도움이 많이 된다. 사실 공부할 때 핵심 키워드나 글 전체의 핵심 내용을 요약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이 과정을 거칠 때 문해력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빠르게 읽고 해석하면서 중요한 단어와 문장을 골라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글을 읽는 동안에는 헤드라인(기사 제목)에서 말하는 내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파악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제목과 내용이 일치하는지 그 여부를 확인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게 왜 중요하냐면, 공부할 때는 내용을 익히고 문제를 풀면서 선지에서 맞는 내용을 골라야 하기 때문이다. 신문 읽기를 통해 지식만 쌓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신도 모르게 시험 문제를 읽고 정답을 고르기 위해 선지를 살피는 행위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이다.
신문 읽기를 하면 좋은 점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공부와 문해력이라는 관점에 초점을 맞추어 보면, 앞에서 말한 부분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 그다음으로는 논술형 수행평가나 대학 논술 시험, 면접 등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 특히 시사를 다루는 주제의 시험이라면 더욱 특혜를 누릴 수 있다. 평소에 자주 보던 주제가 나왔으니 편하게 접근할 수 있고, 이미 그 주제를 가지고 여러 관점으로 생각해봤기에 짧은 시간 안에 논리적으로 답변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좋은 성적을 잘 받기 위해서는 신문 읽기는 큰 도움이 되는 행위가 아닐까?
언론진흥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70% 정도의 사람들이 신문을 구독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머지 30%의 사람들이 구독한다고 해도 과연 모두가 신문을 읽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쉽게 말해 독서량이 적은 만큼 신문 소비량도 매우 적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을 좀 바꿔서 신문 읽기를 실천했으면 좋겠다. 분명히 신문 읽기는 성적과 상식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방법이기 때문이다.
세명대학교 김계수 교수는 강의 시간 5분 전에 미리 주요 이슈를 브리핑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당일 강의 주제와 관련 있는 기사를 선정해서 수업 효과를 극대화한다. 그는 신문을 ‘20g의 마법’이라 표현하는데, 그 이유는 가벼운 종이에 불과한 신문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무기가 될 만큼 큰 힘이 있기 때문이라 한다. 그래서 실제 제자들에게 신문 스크랩을 통해 신문 읽기 훈련을 시켰고, 효과를 많이 봤다고 한다.
신문을 볼 때 ‘중요도가 높은 정치와 경제면부터 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그는 우선 관심 있는 기사부터 시작해서 조금은 어려운 정치, 경제, 혹은 사설 파트로 넘어가는 신문 읽기가 더 효율적이라 말한다. 그 이유는 신문도 처음에는 즐겁고 재미있어야 읽기 습관이 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선은 신문 읽기와 친해지기 위해 쉬운 부분부터 찾아 읽어보는 연습 하라고 주장한다.
실제 제자들은 이런 방법을 사용했다. 그리고 스크랩북을 만들 때는 기사 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형광펜으로 칠했다. 그리고 기사에 있는 내용에 동의하는지 반대하는지 등 자기 생각을 주변에 적는다. 마지막으로 기사의 내용을 육하원칙의 한 문장으로 정리하고 최종적으로 자기 의견을 적는다. 이렇게 신문 스크랩을 통한 신문 읽기 습관을 들인다면 분명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더 조언하자면, 모르는 단어(용어)를 그냥 넘기지 않고 꼭 사전에서 찾아보는 것이다. 신문 읽기를 통해 새롭게 만나는 단어를 찾는 과정이 곧 공부할 때 새롭게 만나는 개념이나 용어를 이해하는 과정과 같기 때문이다. 신문 읽기는 어떻게 보면 평소에 계속해서 생소하고 어려운 내용을 공부하는 행위가 아닐까 싶다. 매일 1년 혹은 10년 동안 지속된다면 우리도 도스토옙스키처럼 열렬한 신문 독자가 되어 큰일을 낼 수 있지 않을지 조심스레 예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