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냉철하고 객관적인 눈을 가진 감정(1)

3. 공부 포기를 모르는 우등생들의 ‘공부 감정’ 10가지

by 신영환

#1. 자기객관화


* 개념 알기


이론적으로 자기객관화의 정의를 찾기는 쉽지 않다. 비록 연구의 대상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많이 쓰는 용어로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모습 파악하기 혹은 그 능력’으로 주로 묘사된다.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라는 의미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현실을 이해하고 적응하며 잘 살아갈 때 필수 능력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말한 ‘너 자신을 알라’의 현대판 버전이라고 보면 될까?


개인적으로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소크라테스는 전제가 모순에 도달하는 한계를 드러낼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한 전제에 대해 반대 입장으로 토론하다 보면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요새 말로는 변증법이라고도 하고, 정반합의 원리라고도 부른다. 그래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정신을 이어받은 아리스토텔레스는 ‘중용’을 외쳤을지도 모른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인 플라톤과 달리 현실과 동떨어진 이데아의 세상에서 답을 찾지 않고, 인간은 현실 세계에서 ‘행복’을 위해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행복은 본능대로 마음대로 먹고 노는 게 아니라 진리를 깨우치고 고귀한 덕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는 의미다. 감성에 지배당하는 게 아니라 지혜를 쌓고 이성의 힘을 기르는 덕을 말하는 것이다.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중간 상태를 ‘중용’이라 하는데, 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피나게 노력해야만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자기객관화를 위해 어려운 철학이 나온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인간이 스스로 자기객관화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성이 아니라 감성에 의해 지배당하기 때문이다. 내가 잘났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못났다고 생각하거나 하는 감정에서 비롯되는 이유다. 당연히 우월감을 느낀다면 인생에 도움이 되겠지만, 지나친 우월감은 오히려 냉철하고 객관적인 눈을 실명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많은 우등생도 대학입시에 간혹 실패하곤 한다. 자기객관화를 제대로 못 할 때 그렇다. 만일 자기 내신 점수로 갈 수 있는 대학이 있는데도 무조건 명문대에 가야 한다고 고집을 부린다면, 대학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감정을 누르고 이성적으로 제대로 된 판단을 했다면 충분히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랬다면 불행한 결과가 아닌 행복한 결말이지 않았을까?


나아가 자기객관화는 내가 정하는 게 아니라 타인에 의한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학생으로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는 가르치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지 못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스스로 자기 수준이나 능력이 어떤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가르치는 사람은 학생의 수준에 맞게 수업을 진행하고, 평가를 통해 수준이 향상되고 있는지 확인한다. 이 부분이 누락되어 있기에 학생들은 자기객관화를 할 수 없다.



* 자기객관화를 잘하는 아이들의 특징 알기


첫째,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우수하다.


자기객관화의 필수 조건은 ‘소통’이다. 1인칭부터 3인칭 시점까지 모두 오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객관성이란 다수가 생각하는 공통적인 기준에 맞는 결과라서 그렇다. 스스로 생각하는 상황도 중요하지만, 실제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 구별하지 못한다. 매사 자기중심적으로만 생각하고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혹은 자기 형편에 맞는 내용 중심으로 말하는 성향을 보인다.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낮은 사람이다.


우등생들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학교에서 토론 수업을 비롯해 대화의 시간이 있으면 그들은 매우 현상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각도로 생각하고, 논리적인 근거를 다양하게 제시할 수 있다. 쉽게 말해, 편협한 시각을 가지지 않고 항상 객관성을 유지하고, 중립에서 찬성과 반대 입장을 모두 이해한다. 쉽게 말해, 자기주장이 강하지 않다는 말이다. 상대방의 말에 경청하고 새로운 관점에 대해 수용하는 자세를 보인다. 그게 바로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원리가 아닌가?


둘째,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않는다.


뒷담화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명확한 근거 없이 자기 멋대로 기준을 정해서 판단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것은 투사의 한 행위인데, ‘투사’란 자신이 지니고 있는 불만의 원인을 해소하기 위해 원인을 남에게 뒤집어씌우는 심리적 방어기제다. 다른 사람도 자기처럼 부정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마찬가지로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뒷담화하는 행위에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한다. 옳지 않은 행동을 하면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 자체에서 자기객관화가 안 된다는 의미다.


반면 우등생들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생각을 투사하지 않는다. 투사하는 자기 모습을 상상할 수 있기에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평가할지 알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행위를 통해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의미다. 팀 과제 수행에 있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자신의 노력을 탓할 뿐 같은 팀 구성원에게 탓을 돌리지 않는다. 심지어 무임승차하는 구성원에 대해서 제대로 챙기지 못한 자신을 되돌아보며 반성하기까지 한다.


주변에서 가스라이팅을 하더라도 자기객관화를 통해 감정이 흔들리지 않는다. 주변의 몇몇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게 아니라 자신이 직접 판단하고 믿으려 한다. 그러면 불안감이 절대 생길 수 없다. 반면 다른 사람들은 주변 몇몇 사람들의 시선에 신경을 많이 쓰고, 일희일비하면서 휘둘린다. 우등생들은 반대로 안정감 있게 대응한다는 말이다.


셋째, 자기 합리화하지 않는다.

범죄자들은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고, 그 맛에 삶을 살아간다는 말이 있다. 일반인들도 자기객관화가 힘들다. 다만 자신에게 유리하게 상황을 해석할 뿐이다. 그게 바로 자기 합리화다. 더 쉽게 말하면, 자기 주관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마치 그것이 정답이라고 여기는 마음이다.


우등생들은 절대 합리화하지 않는다. 비록 자신이 작고 초라해지는 상황이 될지라도 자신의 부족한 점을 그대로 인정한다. 자신이 평가하는 관점과 다른 사람이 평가하는 관점에서 오는 차이를 이해한다는 말이다. 오히려 자기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자기 확신을 얻게 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것을 분명히 구별하게 된다는 말이다. 덕분에 자기객관화 지수는 올라간다.



* 우리 아이 자기객관화 기르는 방법


자기객관화의 핵심은 이성적, 중립적, 객관적으로 자기를 평가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특히 특성 3가지를 고려하여 어떻게 자기객관화를 강화할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첫째,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우수하다.


둘째,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않는다.


셋째, 자기 합리화하지 않는다.


우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우수하다는 말은 열린 마음을 가졌다는 의미다. 자기 생각에 갇히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내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 믿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의견도 존중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사람의 평가나 조언을 듣고 내 위치가 어딘지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의견을 수용한다는 것은 다양한 각도로 볼 수 있는 시각을 기르는 기회를 얻는 것과 똑같기 때문이다. 한쪽에 치우치면 주관적일 수밖에 없으니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시야를 넓혀야 한다. 그게 자기객관화를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다.


두 번째로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혹은 다른 사람이 부족하다고 해서 부정적인 평가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논리적이고 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사실을 주장하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근거 없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무차별 공격을 퍼붓는 행위를 하지 말라는 말이다. 남을 비난할 때는 미워하는 마음이 기저에 깔려있기 마련이다. 그러면 이성을 잃고 감정적으로 생각하고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 객관성을 상실하고 주관성만 남게 된다. 그래서 비난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우월하다는 마음을 던져버려야 한다. 혹은 질투나 시기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남을 미워하는 마음은 여러 이유로 생긴다. 문제는 대부분 상대방이 나보다 잘났다는 느낌을 받을 때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이 비이성적으로 나를 대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정상적으로 대하는데도 미운 마음이 생긴다면 거꾸로 내가 비이성적으로 행동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평소 공부할 때 감정이 상해서 공부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자기객관화를 하지 못하고 감정대로 행동하게 된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은 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애초부터 부정적인 마음을 갖지 말라는 것이다. 누군가와 소통에 있어서 부정적인 감정은 남을 깎아내리는 마음이기에 그런 마음조차 갖지 말라는 것이다.


끝으로 거꾸로 만일 누군가로부터 자신이 비판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면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고 생각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좋다. 자신의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분명히 자신의 한계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에는 답답하고, 짜증도 나겠지만 그 한계를 느끼고 부족함을 느껴야 새로운 도전을 통해 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것이다. 자기객관화는 그런 면에서 자기 발전을 돕는 역할을 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간혹 남이 나를 이상하게 평가해도 내 생각이 옳다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경우가 있다. 그게 바로 합리화의 끝판왕이 되는 것이다. 합리화를 하지 않는 방법은 내가 철저하게 평론가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평론가들도 주관적일 수는 있겠지만, 비교적 객관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비교하고 상대적인 눈높이에서 분석하고 비판하며 평가하는 지식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 바로 평론가이기 때문이다.


물론 시대에 따라 생각이 바뀔 수 있을 거라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과거에는 좋지 못한 일이 현재에는 좋은 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 특징에서도 1번이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라 말했다. 왜냐하면 자기객관화가 분명한 사람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객관성을 충분히 가지고 믿음을 유지하니 다른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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