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공부 포기를 모르는 우등생들의 ‘공부 감정’ 10가지
#2. 메타인지
* 개념 알기
메타인지는 자기객관화와 매우 비슷하다. 하지만 학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용어이기에 구체적으로 알아볼 필요가 있다. 미국 발달심리학자인 존 플라벨은 1976년 처음으로 ‘메타인지’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인간의 인지 능력 중 메타인지의 발달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지 능력이기는 하지만 공부 감정 책에서는 냉철하고 객관적인 눈을 가진 감정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메타인지는 우등생들 사이에서도 천차만별 수준 차이를 보인다. 새로운 지식에 대해 이해는 했어도 어떻게 ‘해석’했느냐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메타인지 수준이 아이마다 다르다는 의미다. 아이가 살면서 경험한 것, 자라온 환경, 혹은 가치관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현상이나 지식을 해석하고 이해하기에 그렇다.
영어에서 ‘듣기’ 능력은 두 가지로 구분한다. ‘hear’ 또는 ‘listen’으로 나눠서 설명할 수 있다. ‘hear’의 경우에는 병원에서 귀가 들리는지 안 들리는지 확인하는 청각 테스트할 때 하는 동작이다. 그냥 어디선가 들리는 소리를 듣는 행위이다. 반면에 ‘listen’은 소리를 듣고 의미까지 생각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그래서 영어 듣기 평가 시험을 볼 때는 ‘hearing test’가 아니라 ‘listening test’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이 예시를 가져온 이유는 다음과 같다. 메타인지를 활용할 때는 ‘think’가 아니라 ‘contemplate’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think’는 그냥 단순히 생각하는 행위다. 반면에 ‘contemplate’는 심사숙고한다는 뜻으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에 관해서 스스로 판단하며 생각하는 행위다. 새로운 지식을 살피면서 구체적으로 모르는 것이 있는지 확인하고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즉, 진짜 생각하기를 할 수 있어야만 한다.
진짜 생각하기를 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메타인지가 필요한 것이다. 메타인지는 ‘메타(meta)’와 ‘인지(cognition)’가 합쳐진 말이다. 메타는 그리스에서 온 말로 ‘over(~위에)’이라는 의미이다. ‘인지’는 ‘아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인지 위에서 진짜 내가 ‘아는지 모르는지’ 확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미국에서 독특한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는 명문대학인 세인트 존스 대학에서는 매 학기마다 ‘돈 래그(Don Rag)’라는 평가회를 진행한다. 튜터가 학생 평가하는 자리로 객관적으로 세세하게 평가하고 한 학기 동안 자신이 어떻게 공부해왔는지 내 수행 능력은 어떤지 하루 동안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방법은 마치 빌 게이츠가 일주일 동안 혼자 여행을 떠나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방식과 동일하다. 자기를 객관적으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말이다.
메타인지의 핵심은 스스로 배움이라 할 수 있다. 이 세상 속의 나는 누구인지 확인하는 시간이라 보면 된다. 그래서 뒹굴고 넘어지면서 능력 없고 하찮은 내 모습과 마주하는 것이 메타인지의 지름길이다. 시간이 흘러 내가 무언가를 배웠다고 느끼고, 드디어 극복했다고 느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욕심을 내려놓고, 초라한 나를 그대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혹은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고 그렇게 자신을 받아들이며 마음이 편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런 메타인지를 통해 오히려 배움이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메타인지가 높은 아이들의 특징
자기객관화에서 강조한 것처럼 메타인지의 핵심 또한 ‘소통’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과 더불어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관점을 배울 수 있고, 다양한 각도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메타인지는 그럴 때 성장한다. 언제나 배움은 간격을 메울 때 일어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과 서로 다른 생각을 공유할 때 생각하는 방법을 더 깨닫고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메타인지는 크게 3가지 범주로 나뉜다. 1) 메타기억과 메타이해, 2) 문제 해결, 3) 비판적 사고이다. 각 범주에 해당하는 사항을 실행하는 아이가 메타인지가 우수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첫째, 스스로 직접 해본 경험을 통해 자기 자신을 믿는다.
메타기억과 메타이해는 스스로 경험할 때 성장한다. 지식과 경험과 관련하여 아는 상태에 대한 스스로의 주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 스스로 대답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스스로 이해를 잘하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자신의 기억, 느낌, 지각하는 모든 것을 완벽하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쉽게 말하자면, 우등생들은 스스로를 믿는 능력이 있다. 자기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부모는 아이가 메타인지를 키울 기회를 빼앗는 경우가 많다. ‘빠른 길이 좋다’, ‘쉬운 길이 좋다’, ‘실패 없는 길이 좋다’라는 3가지 착각에 빠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 주도하에 학습이 이뤄지고, 아이가 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은 아이에게는 독이 된다. 스스로 경험할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등생들은 반대 성향의 부모 아래서 메타인지를 차곡차곡 쌓는다.
학습은 마치 근육을 만드는 과정과 같다. 빠르고 쉽게 근육을 만들면 그만큼 근육은 빠르고 쉽게 빠진다. 반면에 어렵고 힘들게 만든 근육은 그만큼 오래 유지된다. 학습도 마찬가지다. 쉽게 배운 것은 쉽게 잊어버리지만 어렵고 힘들게 학습한 것은 오래 남아 있게 된다. 메타인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훈련은 시간이 오래 걸려도 혹은 힘들어도 오히려 혼자 스스로 해야만 하는 이유다.
둘째, 실수와 실패를 충분히 경험한다.
문제 해결 능력은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목표를 다시 확인하고 현재 상황에서 해야 할 다음 단계를 계획하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충분히 실수나 실패할 경험을 하지 못한다면 이 문제 해결 능력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
메타인지가 뛰어난 우등생은 완벽하지 않은 자기 모습을 인정하고 더 나은 모습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실수해도 괜찮고, 실패해도 괜찮다. 그들에게는 언제나 성공과 과정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아무리 수많은 실패가 있어도 성공으로 가는 과정을 즐길 줄 아는 여유가 있다. 공부 감정이 단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르는 걸 창피해하지 않고 오히려 배울 게 있어서 좋다고 생각하기에 그렇다.
많은 학생이 시험에서 틀리면 속상해한다. 우등생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둘의 태도는 그 후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그 속상한 감정에 매몰되어 실패자의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우등생은 자기의 부족한 점을 찾고 채우려고 노력한다. 비록 지금은 실력이 낮아도 객관적으로 자기 상태를 인지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문제가 발생해도 해결하려는 의지가 다분하다는 말이다.
셋째, 논리적으로 자기를 평가하는 힘이 있다.
비판적 사고란 생각을 평가하고 말이 되는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이라고 한다. 한 생각이 다른 생각과 논리적으로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란 의미다. 특히 이 과정에서는 객관적으로 상황을 평가하고, 장단점을 비교한다. 논리적인 질문을 통해 구체적으로 문제점을 찾아낸다. 끝으로 객관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해결 전략을 적용 및 반영하여 앞으로 나아간다.
메타인지전략에는 계획-점검-조절 3단계가 있다. 효율적인 학습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자기가 수행하는 과정이 적합한지 확인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스스로에게 주는 피드백을 매우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자세로 한다는 말이다. 중간에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꼭 가지고 자기에게 맞는 방법으로 학습하는지 아닌지 확인한다. 대부분은 되돌아볼 수 있는 심적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등생들은 전체적인 시간 계획을 세울 때도 충분히 피드백 시간을 갖는다. 시험 문제를 풀 때도 1~2분 정도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푸는 게 나을지 계획을 세우고, 만일 그게 효과가 없으면 다음에는 계획을 수정하여 조절의 과정을 거친다는 말이다.
* 우리 아이 메타인지 기르는 방법
메타인지의 핵심은 ‘용기를 키우는 힘’이다. 스스로 도전할 용기, 실수나 실패할 용기, 스스로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평가할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3가지 용기를 기르기 위해서는 3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질문하기, 가르치기, 협업하기가 바로 효율적인 전략이다. 다시 한번 우등생들이 가졌던 메타인지 특징 3가지를 확인한 후에 전략 3가지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첫째, 스스로 직접 해본 경험을 통해 자기 자신을 믿는다.
둘째, 실수와 실패를 충분히 경험한다.
셋째, 논리적으로 자기를 평가하는 힘이 있다.
메타인지를 기르기 위한 첫 단추는 바로 ‘질문’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질문은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하고, 자기를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용기가 나도록 하기 때문이다. 즉, 구체적으로 모르는 것에 대한 질문하기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진짜 생각하기를 위한 질문하기 과정은 곧 진정한 배움의 과정으로 이어진다. 질문하기 방식은 아래 4가지로 요약해볼 수 있다.
1) 꼬리물기 질문하기
“수학 공부는 왜 해야만 하는 거지? 대학에 잘 가려고 하는 거지. 대학에 가는 데 왜 수학이 필요하지? 수학 점수가 필수이기 때문이지. 수학을 포기하고는 대학에 가는 방법은 없을까? 그러면 서울에 있는 대학에는 못 가겠지. 결국 수학을 할 수밖에 없을까? 명문대에 가고 싶다면 그래야지.”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상황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 꼬리에 꼬리를 물어가며 질문하는 방식을 적용해 본다.
2) 핵심(본질) 질문하기
“대학은 왜 가야 할까? 연봉 높은 회사에 취직을 잘하려면 대학을 졸업해야지. 그러면 명문대에 가야만 하는 것일까? 아무래도 명문대에 나오면 더 취업이 잘 되겠지. 그런데 명문대 나오고 취업이 잘되면 성공한 걸까? 꼭 그게 인생의 성공은 아닐 수도 있지. 그런데 지금 왜 이렇게 질문하고 있는 거지?” 이렇게 여러 질문을 왜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물어보는 것이 본질을 깨닫기 위한 좋은 질문 방법이 될 수 있다.
3) 요구식 질문하기
“메타인지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건가요? 그래서 메타인지를 기르려면 어떤 역량이 필요한가요? 구체적인 예시는 무엇이 있을까요?” 이렇게 요구식 질문하기는 다시 쉽게 설명하도록 묻는 방법이다.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을 더 확실히 말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정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4) 앵무새처럼 질문하기
“방금 말한 게 뭐였지? 맞아. 성공의 본질은 높은 연봉이 아니라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거였지. 그렇다면 행복의 기준은 누가 정하는 걸까?” 방금 자신이 말한 것을 그대로 반복해서 말하는 질문법이다. 보통 문제 해결은 스스로 되짚어보면서 자연스럽게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되묻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해결책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 방법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다. 메타인지의 핵심은 정확히 아는 것이다. 누군가를 가르칠 때는 분명히 자기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객관적인 눈으로 무엇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서 노력하게 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선순환이 일어난다.
실제 우등생들은 주변 친구들에게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러면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알려주는 과정에서 자기의 구멍을 알게 된다. 자연스럽게 메타인지를 발동하여 자기객관화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 행동연구소에서도 이런 이유로 학습 효율성 피라미드에서 꼭대기에 있는 ‘누군가 가르치기’가 90%의 학습효율을 보인다고 설명한다. 그러니 메타인지를 기르기 위해 가르치는 습관을 기르면 좋다.
끝으로 협업의 과정에 참여하며 학습하는 것이다. 협업의 학습 방법으로는 토론과 발표가 있다.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이나 혼자서 하는 공부보다는 토론과 발표 학습에서는 누군가와 소통을 할 수 있다. 소통하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다양한 관점에서 현상을 바라보고 이해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토론 수업의 목적은 싸우자는 게 아니라 서로의 의견을 들어보자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자세하게 내용을 말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 동시에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생각을 수정해 나갈 수 있기에 메타인지를 기르기에 좋은 방법이다.
공부에는 3차원이 있다고 한다. 1차원은 암기식 생존 공부, 2차원은 타인을 이기 위한 전략적 공부, 3차원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즐기기 위한 융합 공부라고 한다. 메타인지를 활용한 토론이나 발표식 공부는 결국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내는 힘을 기를 수 있다는 말이다. 잘 풀리지 않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골똘히 생각하는 경험은 메타인지 능력을 높여준다. 참고로 논술형/서술형 형식의 평가에서 이 방식에 적응된 학생들은 좋은 성과를 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