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누구보다 자신을 믿는 감정(2)

3. 공부 포기를 모르는 우등생들의 ‘공부 감정’ 10가지

by 신영환

#2. 자기효능감


* 개념 알기


이렇듯 자존감이 높은 우등생들은 한번 안 좋은 일이 생겼다고 해도 무너지지 않는다. 스스로 상황을 극복할 수 있고,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낸다. 그래서 자존감은 자기효능감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은 캐나다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에 의해 소개된 개념으로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자신이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 기대와 신념’이다. 그렇다면 자기효능감은 어떻게 생겨날까?


자기효능감은 지속적인 성공 경험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성공 경험뿐만 아니라 성공 기억이 많을수록 자기효능감은 높아진다.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은 자기 삶을 통제하고 자신 있게 행동하며 스스로 결정을 통해 목표를 선택할 수 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행여나 시련이 닥쳐도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도전해야 하는 상황이 왔을 때 ‘나는 할 수 있다’라는 마음으로 자기 능력을 의심하지 않고 도전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기효능감이 높은 것이다. 반면에 어렵다고 느끼면 바로 포기하고, 단념하고, 무기력해지는 사람은 자기효능감이 낮은 것이다. 다시 말해, 나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고 어려움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자기효능감이라 볼 수 있다.


이론적으로 자기효능감을 결정하는 4가지 요인이 있다고 한다. 첫째, 성공(성취) 경험으로 과거에 어떤 과제를 수행했을 때 성공했었던 경험을 말한다. 둘째, 대리 경험으로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간접적으로 보고 듣고 느끼며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셋째, 사회적(언어적) 설득으로 칭찬과 격려를 통해 믿음이 생긴다. 넷째 정서적 심리적 상태로 불안감을 없애서 정서적으로 최상의 컨디션을 가질 때 생긴다.



* 자기효능감이 높은 아이들의 특징 알기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의 공통점은 ‘자기효능감’ 또한 강하다는 것이다. 특정 과제를 완수해 내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자기가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경험을 통해서 더 단단하게 마음이 자란다. 비록 이번에는 실패하더라도 다음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자세를 보인다. 따라서 자기효능감이 강할수록 더 힘든 과제가 생겨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려는 경향이 있다.


자존감이 개인의 존재가치 자체에 대한 믿음이라면, 자아효능감은 능력에 관한 판단과 믿음이라고 했다. 믿음이라는 것은 아무런 근거 없이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분명한 사실적 근거가 있을 때 믿음이 생긴다. 근거는 자신이 해낸 경험에서 비롯된다. 성취 경험이 있어야 분명히 자신이 해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공 경험의 크기나 정도보다 빈도가 더 중요하다. 능력에 대한 검증을 여러 번 받을수록 믿음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성공 경험이 쌓일수록 눈덩이가 불어나듯 점점 정도의 크기도 커진다. 다시 말해, 한 번에 자기효능감이 커질 수는 없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덤벨 100kg을 한 번 들 수 있는 사람과 비록 10kg밖에 들지 못하지만 열 번 들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전자와 후자 중에 누가 더 근육을 꾸준하게 기를 수 있을까?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서 우연히 100kg을 들었다고 해도 다음에 성공할 확률은 낮아진다. 단 한 번의 성공 경험이기에 그게 정말 자신의 능력인지 우연에 의한 성공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10kg을 드는 게 조금은 힘들지만 10회나 반복해서 할 수 있는 사람은 분명히 자신의 능력을 가늠할 수 있다. 10번 동안의 성공 경험 속에서 명확히 자신이 10kg을 들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금씩 무게를 늘리면서 자기 능력을 확인할 수 있기에 해낼 수 있는지 없는지 구분이 명확하다. 아쉽게도 자기효능감은 감정이기에 수치로 정확히 잴 수 없다. 그래서 경험할 때 느낌이 중요하다.


자기효능감이 높은 아이들은 다음과 같은 다양한 특성을 보인다.


첫째, 과거에 성공했던 경험이 많다.


사소하지만 일상생활에서부터 공부 습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하며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통해 매일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조차 좋은 성취 경험이다. 침대 정리를 매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혹은 아이가 한글 공부를 열심히 해서 받아쓰기 점수를 잘 받거나 사칙연산을 배워서 틀리지 않고 계산할 수 있으면 성공의 감정을 느낀다. 이렇게 자기효능감이 시작되는 것이기에 큰 눈덩이가 될 때까지 눈을 계속 굴려야만 하는 것이다.


둘째, 자극을 주는 대리 성공 경험이 많다.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경험이 된다. 간접 경험을 말한다. 주변 사람들이 뭔가를 해내는 것을 보면서 자극받을 수 있다. 성공한 사람들의 마인드과 가치관을 따라 하며 어느샌가 그들과 똑같은 노력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 뇌에는 거울 뉴런이라는 게 있어서 주위에 있는 사람의 행동을 보기만 하고 있어도 자신이 움직일 때와 마찬가지로 반응하는 뉴런이 있기 때문이다. 즉, 간접적으로 다른 사람의 성취 경험을 학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셋째, 칭찬과 격려를 많이 받고 자랐다.


생각보다 말의 힘은 무섭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충분히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칭찬과 설득을 통해 격려하면 말 그대로 실천하게 된다. 꿈을 이루기 위해 목표를 100번 말하면, 꿈이 이뤄진다는 속설이 있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에게 긍정의 언어로 자꾸 ‘할 수 있다’는 암시가 통할 수 있다. 아이도 스스로 자신에게 암시를 걸어서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가며 자기효능감을 키울 수 있다.


넷째, 정서와 감정이 안정되어 있다.


인간은 불안감이 심하면 상황을 회피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언어학에서도 감정 여과기(affective filter)라는 표현이 있는데, 감정적인 안정이 없으면 언어 학습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우등생들은 과제를 수행할 때 매우 안정적인 감정 상태를 유지한다. 그래서 자신이 가진 능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다. 안정적인 감정 상태 덕분에 자연스럽게 목표를 성취하도록 돕는다. 성취 경험이 누적될 수 있다는 말이다.


자기효능감이 높은 우등생들은 네 가지 특성을 보인 반면에 자기효능감이 낮은 아이들은 반대 특성을 보인다. 첫째, 사소한 것에 대해 스스로 성공한 경험이 부족해서 낮은 자신감을 보인다. 둘째, 주변에 성취감을 보이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보고 배울 기회가 없다. 셋째, 부모에게 칭찬보다 질책을 더 많이 받고 자라서 기가 죽어있거나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넷째, 과제 수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서 실수를 하는 등 궁극적으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다. 이런 경험이 모여서 자기효능감과 자신감을 점점 잃는다.

다행히도 자기효능감이 없던 사람도 작은 것부터 하나씩 성취하면서 경험을 쌓으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문제는 강도가 아니라 빈도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반복적으로 성취 경험을 할 수 있다면 자기효능감이 생긴다는 말이다. 늦게 머리가 트였다는 사람들이 나중에라도 자기효능감이 생겨서 과제 수행 능력이 향상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우리 아이 자기효능감 기르는 방법


우리 아이 자기효능감을 기르는 방법은 사실 아래 네 가지 특성을 어떻게 기르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할 때 얻을 수 있다.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더 자세히 내용을 알아보도록 하자.

첫째, 과거에 성공했던 경험이 많다.


둘째, 자극을 주는 대리 성공 경험이 많다.


셋째, 칭찬과 격려를 많이 받고 자랐다.


넷째, 정서와 감정이 안정되어 있다.


아이가 성공을 많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첫 번째 방법은 쉬운 과제부터 수행하는 것이다.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에게 맞는 학습 수준은 ‘i+1’이라는 이론이 있지만, 처음에는 오히려 ‘i-1’로 시작하는 게 유효하다. 자기효능감은 정도보다 빈도가 중요하기에 비록 과제 수준이 높지 않더라도 지속적인 성공 경험 속에서 자기효능감이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오히려 지루해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때부터 조금씩 수준을 올리는 게 낫다는 말이다.


자존감을 기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이는 자기효능감을 주변 사람의 성공 경험을 통해 배운다. 심지어 적성에도 유전적 혹은 후천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친다. 교육자 집안에서 자란 아이들은 보고 듣고 배운 게 교육 분야일 가능성이 크다. 의사 집안, 법조계 집안, 사업가 집안 등 각자 집안 환경에 따라서 아이들의 진로 방향이 비슷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 이유는 이미 그 분야에 성공한 사람들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기에 그렇다.


물론 주변 또래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나 같은 경우는 어린 시절 많은 시간을 보낸 친척 형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친척 형의 중고등학교 시절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심지어 진로까지 같아졌기 때문이다. 시를 쓰던 형을 따라서 나도 문예 창작 동아리에서 활동했고, 연극 동아리를 했던 형을 따라서 대학교에서는 연극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심지어 둘 다 현재는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해서 살아가고 있다. 만족스러운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형을 보며 자란 나로서는 같은 분야에 있어서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분명히 있었다. 그게 자기효능감이 아닌가 싶다.


칭찬과 격려 부분은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싶다. 무분별한 칭찬과 격려를 받고 자란 아이는 자기효능감이 생길 수는 있지만, 잘못하면 자만심으로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 자기가 최고라는 착각에 빠진다는 말이다. 그렇게 되면 만일 자기가 최고가 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좌절감이 커서 그동안 쌓아온 자기효능감이 한 번에 녹아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정서적인 부분은 ‘불안’이라는 감정과 관련이 많다. 그래서 얼마나 아이가 긴장하지 않고 이완된 상태를 경험할 수 있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학습과 관련이 없을 수 있지만, 경찰 친구한테 들은 이야기가 있어서 소개할까 한다. 가정 폭력 신고가 들어온 집에 찾아가 보면, 이상하게도 청소가 잘 안 되어 있어서 바닥이 끈적한 편이라고 한다. 그만큼 집안을 정리할 여유가 없는 상태라는 말이다.


환경은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준다. ‘불안’이라는 감정은 ‘긴장’ 상태에서 시작된다. 우리 아이가 긴장하지 않도록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가 과제 수행을 못 한다고 소리치면 어떨까? 비난하면 어떨까? 혼내면 어떨까? 혹은 때리면 어떨까? 아이의 성향마다 반응은 다르겠지만, 대부분 이렇게 한다면 아이는 주눅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혹은 항상 ‘긴장’ 속에서 살 수밖에 없다.


이제 공부로 넘어와서 이 ‘긴장’은 공부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시험을 볼 때 너무 긴장한 나머지 실수할 가능성을 높인다. 시험에도 여러 과목이 있는데, 한 과목을 망치면서 계속 긴장이 되어 다른 과목까지 망칠 수 있다. 실제 자기효능감이 높은 우등생 중에도 너무 긴장한 나머지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

적당한 긴장은 도움이 되지만 지나친 긴장은 독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긴장 없이 시험에 임하면 더 여유 있게 시험을 치를 수 있다. 이 여유를 갖도록 하는 것이 아이가 언제든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을 기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시험을 한 번 망쳤다고 인생이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다시 일어나서 도전하기 때문이다. 왜냐면 자신이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기저에 깔려있기에 그렇다. 그게 자기효능감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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