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좋아하는 것에 빠져드는 감정(1)
3. 공부 포기를 모르는 우등생들의 ‘공부 감정’ 10가지
#1. 열정
* 개념 알기
열정이란 가슴이 뜨거워지는 느낌을 받는 일을 할 때 느끼는 감정이다. 사전을 통해 뜻을 살펴보면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이라 되어 있다. 보다시피 ‘열렬한 애정’과 ‘열중하는 마음’이 함께 공존한다. 그래서 열정은 우리의 정신이 즐거움, 행복, 영감으로 가득한 상태로 만들어준다. 왜냐하면 열정을 가진 사람은 무언가에 홀딱 빠져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말했다. “무엇이 당신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가?” 이 질문을 바꿔보면, “당신은 무엇에 열정이 있는가?”로 해석할 수 있다. 열정은 우리 내면의 불꽃을 지핀다. 그렇기에 내가 어떤 열정을 가졌는지 확인하려면 무엇이 나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지 스스로 질문해 보면 된다.
하지만 단순히 좋아하는 것과는 분명히 구별된다. 일시적으로 갖는 취미나 관심사가 아니라 진정한 자아정체성을 찾는 과정이다. 오로지 한 가지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기에 열정에 빠진 상태에서는 그 자체가 인생이 된다. 자기가 선택한 일에 집중하고 몰두하기에 주의가 산만하지 않다. 중간에 포기 없이 목표하는 바를 향해서 꾸준하게 나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그게 바로 열정이다.
영어로 열정은 ‘passion’ 혹은 ‘enthusiasm’이라고 불린다. 이 중 ‘enthusiasm’은 고대 그리스어에서 온 단어다. 고대 그리스어 en(~안에)과 theos(신)이 합쳐져서 entheos라는 단어가 생성되었다. 이 단어의 의미는 신에게 영감을 받은, 신에게 홀린 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후기 라틴어 enthusiamus로 변형되었다가, 중세 프랑스어 enthousiasme이 되었다. 결국 1600년대 enthusiasm으로 변형되어 현재까지 전해지게 되었다.
그래서 ‘enthusiasm’은 ‘신에게 영감 또는 신임을 받다, 넋을 잃다. 황홀경에 빠지다’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 안에 있는 신’이라는 의미고, 결국 열정적인 사람은 ‘신들린’ 듯한 느낌을 준다. 아무래도 무언가에 미칠 정도로 애정하는 마음이 있으니 신이 될 정도가 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게 아닌가 싶다.
대부분 사람은 처음에 무언가에 흥미를 느껴서 빠져들지만 조금만 지나면 금세 시들해진다. 반면에 열정을 가진 사람은 단순히 좋아하는 마음이 아니다. 해낼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시도한다. 아무리 힘든 과정이 있어도 이겨내고 성취감을 느끼는 결과 단계까지 나아간다. 그런 점에서 ‘인내와 끈기’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 열정이 높은 아이들의 특징
열정이 높은지 확인하려면 특정 활동에 대해 (1) 좋아하는지, (2) 중요하게 혹은 가치 있게 여기는지, 그리고 (3) 꾸준하게 시간과 에너지는 투자하는지 확인해 보면 알 수 있다. 이 세 가지가 모두 있을 때 우리는 열정이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1) 내적 동기가 강하다.
열정이 많은 아이는 특별한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 그 이유는 자기가 선택한 활동에 대한 내적 동기가 강하기 때문이다. 내적 동기는 외적 동기와 달리 보상 없이도 계속 같은 행동을 하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그래서 스스로 알아서 목표를 정하며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하는 상태가 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자율성을 가지고 하는 활동이 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자기만의 원칙에 따라 어떤 일을 하거나 스스로 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
외적 동기가 강한 아이들은 보상이 따르지 않으면, 공부를 절대 하지 않는다. 반면에 내적 동기가 강한 아이들은 공부하는 행위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에 꼭 보상이 없어도 스스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인다. 우등생들이 바로 그러한 케이스다. 오히려 공부하지 말라고 해도 공부에 열정을 갖고 즐겁게 공부한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같지만, 실제 그렇다. 새로운 지식을 알아가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좋아하는 일이 공부 그 자체가 된다는 말이다.
(2) 조화 열정을 따른다.
열정이 있는 아이들은 배움을 통해서 끝없이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낸다. 이것은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결과물을 남들보다 빠르게 더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다. 단, 강박 열정이 아니라 조화 열정을 따른다. 심리학에 따르면 열정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조화 열정이고, 다른 하나는 강박 열정이다. 조화 열정은 특정 활동에 열정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에만 집착하지 않는다. 반면에 강박 열정은 오로지 특정 활동에서만 열정과 쾌락을 느낀다.
이 열정을 투자로 비유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조화 열정은 분산 투자다. 리스크가 적은 편이다. 한 가지 활동이 인생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마음이 바뀌어도 다른 활동에서 열정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강박 열정은 오직 한 가지만 바라보기 때문에 갑자기 열정이 사라지면 상실감과 좌절감이 정말 크다. 심하면 절망의 단계까지 도달할 수도 있다.
다행히도 공부 우등생들은 조화 열정을 따른다. 그래서 다양한 공부를 하면서 위기가 와도 무너지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열정을 분산시켜 두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열정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래서 공부 잘하는 아이가 잘 논다는 말도 있는 것 같다. 삶에 다양한 활동에서 열정을 보이는 만큼 공부에서도 그 열정의 불꽃이 켜지기 때문이다.
(3) 단순하다.
우리의 착각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우등생들은 생각이 많은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그들은 단순하다. 단순함은 집중력을 키우고, 엄청난 열정으로 이어진다. 한 방울씩 떨어진 물이 바위를 뚫는다는 말처럼, 단순하지만 꾸준함으로 승부한다.
한 예로 유명한 화가인 피카소는 미술에 열정을 가진 사람이었다. 92세로 생을 막마할 때까지 평생 거의 하루 한 장의 그림을 그렸고, 무려 5만 점이 넘는 작품을 남겼다. 음악 천재 모차르트는 평생 작곡을 했고, 심리학의 거장 프로이트는 평생 60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모든 것은 단순한 열정 하나로 이어온 결과다.
학교에서 우등생들은 보면 마찬가지다. 그들은 쉬지 않고 끝없이 공부한다. 남들은 놀고 쉬느라 바쁠 때 그들은 항상 공부한다. (물론 속도 조절하고 쉬면서 한다.) 고3 학생 중에 쉬는 시간에도 키다리 책상에 서서 공부하는 학생은 결국 우수한 성적으로 입시를 마무리한다. 다들 여름이 지나고 지쳐서 무너질 때도 그들은 공부를 멈추지 않는다. 수능 전날까지 단순하게 공부함으로써 열정을 불태운다. 그게 그들의 특징이다.
* 우리 아이 열정 기르는 방법
주변에 보면 공부 무기력증을 보이는 아이들이 많다. 그들에게도 공부 열정의 불꽃을 만들어 줄 수는 없을까? 다행히도 열정을 가진 아이들의 특성을 바탕으로 생각해 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다음 세 가지 특징을 보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내적 동기가 강하다.
둘째, 조화 열정을 따른다.
셋째, 단순하다.
첫째, 내적 동기를 기르기 위해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 누가 시켜서 해야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어찌 보면 열정을 불사를 수 있는 간절한 대상이 필요한 것이다. 기회는 다가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찾아가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
대학 입시를 위해서는 앉아서 하는 공부가 전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린 시절에는 자기가 흥미를 느끼는 분야 혹은 잘할 수 있는 적성 분야는 무엇인지 다양한 도전을 해봐야 한다. 아이들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내가 좋은지 싫은지 알 수 없다. 누가 초콜릿을 맛보지 않고 달콤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누가 레몬을 맛보지 않고 시다고 할 수 있겠는가. 간접 경험도 좋으니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둘째,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일이야말로 열정을 기를 수 있는 첫 단계다. 어릴 때를 생각해 보라. 피아노를 배울 때는 피아니스트를 꿈꾼다. 그림을 배울 때는 화가를 꿈꾼다. 축구를 배우면 축구선수를 꿈꾼다. 아이들은 자기가 경험하면서 좋아하는 일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빠져든다. 단, 자기가 남들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래도 계속해서 그 기회를 마련해야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된다.
반대로 너무 기회가 적으면, 하나만 바라볼 위험성이 있다. 일명 강박 열정에 빠지게 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야구를 좋아해서 어릴 때부터 운동만 했는데, 큰 부상으로 중간에 꿈을 잃게 되어 자연스럽게 야구에 대한 열정도 식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더 이상 삶의 이유를 찾을 수 없게 된다. 다시 다른 열정을 찾기 전까지 아마도 상실감, 좌절감 등으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낼 수밖에 없다. 좋아하는 분야를 10개까지 가지라는 건 아니다. 다만 ‘플랜 B’ 혹은 ‘Second Best’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말이다.
셋째, 단순함을 기르기 위해서는 목표를 명확히 가져야 한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 갔다 꾸준함을 잃게 될 게 뻔하다. 생각보다 아이들은 진로를 명확하게 정하지 못한다. 그건 당연한 일이다. 20대, 30대, 40대가 되어도 인생 고민은 계속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소한 우등생들은 가까운 미래에 대한 목표가 분명히 있다. 최소한 어느 대학, 무슨 과에 가고 싶은지 그 목표가 명확하다.
그 목표에 관한 생각은 자기 객관화로부터 나온다. 우선 자기 현재 상태를 객관적으로 인정하고,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의 목표로 구체화한다. 그래서 자기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생각 없이 몸소 매일 실천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학생들은 공부하는 게 최선이라는 걸 알기에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공부에 몰두한다. 반면에 자기 수준은 생각하지 않고, 막연하게 높은 이상향을 꿈꾸는 아이들은 공부에 집중하지 못한다.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갈 성적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매일 좌절하며 자괴감을 느끼게 될 뿐이다. 그래서 객관적인 목표 설정이 중요한 이유다. 그게 단순하게 한 가지에 몰입하여 열정을 보이며 실천할 명분이 충분히 되기 때문이다.
혹시 내가 어떤 활동에 대해 ‘열정’이 있는지 확인해 보려면 다음 5가지 질문을 해보라. 그러면 열정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1. 내가 지금 하는 일을 좋아하는가?
2. 10년 뒤에도 이 일을 하고 싶을까?
3. 시련이 닥쳐도 이 일을 하고 싶을까?
4. 일하는데 필요한 기술과 경험 지식을 배우고 싶은가?
5. 내가 하는 일로부터 꾸준한 수입을 얻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