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공부 포기를 모르는 우등생들의 ‘공부 감정’ 10가지
#2. 몰입
* 개념 알기
‘몰입’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자리에 앉아서 주야장천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가? 그렇다. 몰입은 특정 대상에 대해 깊게 파고들거나 빠진 상태다. 그렇다면 최적의 몰입 상태는 무엇일까? 몰입 개념 창시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미치도록 행복한 나를 만나는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무언가에 미쳐서 정신 차리지 못한 상태라도 볼 수 있다.
우리는 사랑에 빠지면 이런 상태가 된다.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것인가 아니면 심장으로 하는 것인가? 당연히 누구라도 심장이 시키는 일이라 대답할 것이다. 실제 이것은 이론적으로도 증명된다. 심장 자체에 뇌에 있는 신경세포와 같은 뉴런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심장을 뇌보다 더 미세한 감정에 즉각 반응하는 특성을 가졌다. 특히 긍정 감정, 감사, 연민, 동정, 사랑을 느낄 때 안정적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교감 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조화와 균형을 잘 이루어 각성(적당한 긴장)과 이완이 적절하게 유지되어 집중이 잘되기 때문이다. 집중력이 올라가면 머리가 맑아지고, 몸이 가뿐하며 힘이 거의 들지 않는 상태로 느껴진다. 이런 상태는 감정, 생각, 행동이 일치한 상태로 우리가 경험하는 최적의 몰입 상태에 빠질 수 있다.
반면에 심장이 불안정하다는 말은 감정적으로 불편하다는 의미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면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된다. 우리가 감정이 안정적인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 호르몬 수치가 상승하여 교감 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조화와 균형이 깨지는 것이다. 그로 인해 심장에서 뇌로 가는 정보가 전달되지 않는다. 위기 상황을 감지하고 모든 것을 멈추기 때문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불안과 공포의 상황 속에서는 이성적 사고보다는 맞서거나 회피하려는 감정적 본능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음이 불안하고 분노, 우울 등의 상태에서는 주의력이 약해지고 기억 관련 기능이 잘 작동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공부할 때 흥미를 느끼며 재미있게 공부하는 즐거운 마음 상태를 갖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마음 상태라면 주변에 어떠한 영향을 받지 않고 온전히 자기의 행복한 상황에 깊게 빠져서 안전한 상태에 놓이는 것이다. 왜 이런 표현도 있지 않은가? “누가 잡아가도 모를 정도로 집중한다.”, “무언가에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등 최적의 몰입 상태에 빠지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몰입 상태에서는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고 한다. 기분이 좋아지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져 시간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지 못하기에 우리는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경험을 한다. 다시 말해, 무언가에 집중하면 시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서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물이 흐르는 것처럼 편안하게 느껴진다고 표현하는 게 아닐까?
우리 아이들이 공부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집중력 있게 몰입 상태가 된다면, 이렇게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것처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행복한 상태에서는 시간이 빨리 흐르고, 불행한 감정일 때는 시간이 느리게 간다. 몰입 상태를 경험하고, 긍정적인 공부 감정을 갖게 되어 우리 아이들도 공부할 때 물 흐르는 듯한 느낌,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몰입이 높은 아이들의 특징
몰입이 높은 아이들은 4가지 특징을 보인다. (1) 목표가 뚜렷하다. (2) 능동적으로 학습한다. (3) 자존감이 높다. (4) 메타인지를 활용한다. 이 4가지 특징이 잘 어우러질 때 몰입 상태에 머문다. 우등생들의 사례를 통해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확인하도록 하자.
(1) 목표가 뚜렷하다.
학교에는 집중력 있게 수업을 듣고, 자습 시간에 공부에 매진하는 것뿐만 아니라 심지어 쉬는 시간에도 몰입해서 공부하는 아이들이 있다. 상담 시간에 어떻게 그렇게 쉬지 않고 공부할 수 있냐고 물어보면 백이면 백 모두 같은 대답을 한다. “오늘 제가 세운 계획을 모두 실천해야만 하기 때문이에요!” 공부를 통해 더 나은 결과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기 때문에 정해 놓은 목표를 얻고자 하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스스로 보상체계를 가진 셈이다. 그래서 의욕적으로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인지 능력도 동시에 향상된다. 그 이유는 보상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해마의 활성화는 오히려 공부에 더 몰입하도록 집중력을 강화하도록 돕기에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2) 능동적으로 학습한다.
무엇보다 공부에 몰입을 보이는 아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보인다. 일명 자기주도 학습 능력이 우수한 아이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알아서 척척 자기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능동적인 공부를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단순하다. 공부에 흥미와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는 공부라 하면 힘든 것, 혹은 어려운 것이라 느끼기 쉽다. 하지만 우등생들은 공부는 힘든 점도 있지만, 충분히 즐기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책을 읽고 공부하면서 지식 습득에 대한 즐거움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사람이라면 자기가 자기 관심 분야에 대해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 있다. 그래서 공부의 시작은 자기 관심분야에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공부를 힘들어하고 포기하는 이유는 누가 시켜서 하는 힘들고 어려운 것만 골라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공부에 취미가 없는데, 재미도 없고 어렵기만 한 공부를 하려니 수동적인 공부 자세가 될 수밖에 없다. 결국 공부는 혼자서 해야 하고,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기에 능동적인 태도가 필수로 수반되어야 한다. 실제 우등생들은 좋아하는 공부 분야가 명확히 있었다. 그게 능동적 학습의 코어가 되었다.
(3) 자존감이 높다.
자기가 관심 있게 집중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는 건 행운이다. 왜냐하면, 그 아이는 자존감을 계속 키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우등생들은 자기가 잘하는 분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더 깊게 탐구하는 모습을 보인다. 처음에는 비록 낮은 자존감이었을지라도 점점 잘할 수 있는 모습을 스스로 확인하면서 자존감이 자라기 때문이다.
한두 번 경험이 쌓여서 열 번이 되고, 백 번이 되고, 무한한 잠재력을 키우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덕분에 자존감을 형성했으니 다른 어려운 분야에 도전하더라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믿음을 바탕으로 다른 분야에 도전하고 결국 같은 방식으로 좋은 결과를 성취한다. 그러면 기분이 어떨까? 당연히 공부에 긍정적인 감정이 생기니 ‘몰입’의 상태에 자주 빠지게 된다.
(4) 메타인지를 활용한다.
아이들은 자기 능력보다 어려운 일을 할 때 좌절감을 느낀다. 공부할 때 대부분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이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자기 수준에 맞지 않는 공부를 하기 때문이다. 선행이 중요하다고 상급 단계의 내용을 학습하고, 아직 소화가 제대로 안 된 채로 계속 먹기만 하니까 탈이 나는 것이다. 하지만 탈이 나지 않게 음식을 적절하게 먹는 것처럼, 우등생들은 자기 수준에 맞는 소화할 수 있는 공부를 하고자 노력한다.
그렇기에 공부를 하더라도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있고,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다. 소화를 잘하면 영양이 몸에 공급되어 우리는 건강해질 수 있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계속 새로운 지식을 공부하더라도 소화가 되면 다음 지식을 얻고자 할 때 크게 도움이 된다. 기존 지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지식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공부가 반복되면 자연스레 공부는 꾸준하게 이어지고, 집중해서 공부하는 습관을 갖는다. 즉, 집중력 있게 공부하는 ‘몰입’ 공부가 되는 것이다.
* 우리 아이 몰입력 기르는 방법
몰입의 상태에 도달하면 아이는 공부하면서 집중력, 참여도, 창의성 등이 높아져 활동에 상당한 만족감을 느낀다. 공부할 때 최고의 기분 상태는 무아지경에 빠질 때다. 공부가 재미있고 쉽게 느껴진다. 공부 외에 중요하지 않은 모든 요소가 사라진다. 심지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몰입하게 된다. 그래서 공부 생산성이 높아진다.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상태가 된다. 하지만 매일 이렇게 몰입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 그래서 몰입력을 기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다음은 몰입 능력을 갖춘 학생들에게서 확인할 수 있었던 특징 4가지다.
첫째, 목표가 뚜렷하다.
둘째, 능동적으로 학습한다.
셋째, 자존감이 높다.
넷째, 메타인지를 활용한다.
이 외에도 몰입을 하게 되면 감정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면서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다. 게다가 몰입 상황에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면 보상이 크게 느껴져 만족도가 증가한다. 선순환으로 공부 몰입도가 증가하고, 그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는 등 창의력이 향상된다.
칙센트미하이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개인의 역량도 높고, 난도도 높은 경우 몰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뛰어난 역량에 알맞은 도전이 주어지면 그 둘이 서로 시너지를 내어 평소보다 몇 배 더 높은 역량 수준을 끌어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도가 너무 높은 경우에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적절한 난도인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자신감을 가지고 계속 몰입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몰입력을 기를 수 있을까?
첫째,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피드백을 통해 목표를 수정하며 이어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목표의 명확성은 매우 중요하다. 목적지가 어딘지를 알고 가는 것과 아닌 것과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일 목표를 이루기에 어려움이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수정하며 목표를 이룰 수 있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현재 수행 중인 일을 성공적으로 진행 및 완료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일 명확한 목표를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이것은 평소 시간 관리 습관에서부터 연습할 수 있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구분하고, 긴급한 일부터 해치운 후에 자신이 여유를 갖고 즐기며 할 수 있는 일로 넘어가는 것이다. 우선순위를 명확히 구분하면 목표를 명확히 정할 수 있기에 좋다. 목표가 명확해지면, 우리는 집중하게 되고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둘째,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줘야 한다. 요새 부모는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에도 많은 도움을 주곤 한다. 그리고 가족의 규모가 작아지면서 부모와 아이가 항상 함께해야 한다는 강박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은 예전보다 부모한테 많이 의지하는 경우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아이가 무언가에 몰입하는 모습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조금은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무분별하게 게임이나 유튜브만 보고 있는 아이를 방치하라는 말은 아니다. 무언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도록 기회를 마련하고 그 일에 혼자서 매달릴 시간을 주라는 말이다.
아이가 혹시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다양한 경험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어릴 때는 놀이도 공부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할 수 있는 일이 꽤 많다. 우연한 기회에 놀이를 통하든 여행을 통하든 흥미 있는 분야를 발견하면 아이는 그 분야에 관심을 지속적으로 갖게 된다. 그게 어찌 보면 몰입의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다.
셋째, 자신이 직접 통제하고 주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달리 이야기하자면, 시무룩하고 기가 죽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는 말이다. 일명 자존감을 잃지 않도록 유능하다는 느낌이나 인정받는 느낌이 들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자존감을 높이려면 고정적 사고가 아니라 성장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새롭고 더 어려운 과제를 추구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러려면 억지로 시키는 게 아니라 자기가 목적을 가지고 과제를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목적을 가지고 하는 일은 이미 자기가 예전에 몰입 상태를 경험하여 어떤 느낌인지 알기 때문이다. 혹은 부모가 아이를 지도할 때 정답을 말하지 않더라도 틀렸다고 말하지 않아야 한다. 아이들은 자기가 틀렸다고 평가받으면 마음을 닫고 생각을 말하지 않게 된다. 결론은 아이가 자존감을 통해 몰입의 상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의미다.
넷째, 몰입의 상태를 경험하려면 집중에 방해되는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우선 자기 역량과 도전 과제 사이에 갭이 너무 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약간의 도전은 괜찮다. 하지만 과제가 너무 어려우면 스트레스를 받아 몰입하기 어렵고, 너무 쉬우면 지루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는 몰입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 특정 작업에 고도의 집중력을 키우려면 이 부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나아가 몰입을 방해하는 멀티태스킹 습관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멀티태스킹을 할 때 뇌는 몰입 상태의 작업이 아닌 다른 작업에 집중하도록 강요받는다. 고로 다시 몰입 상태로 돌아오려면 시간과 에너지가 더 많이 소비된다. 뇌는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멀티태스킹을 할 때 동시에 여러 일을 한다고 착각한다. 뇌는 사실 두 가지 일을 빠르게 번갈아가며 처리하고 있는 중이라 몰입 상태에서 벗어난다. 결과적으로 뇌에 과부하가 생겨 집중력과 기억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마무리
공부할 때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5분마다 이거 했다가 저거 했다가 정신없는 아이. 요새 말로는 ADHD(주의력 결핍 과다 행동 장애)가 아닌가 의심이 든다. 반대로 무언가에 꽂히면 자리에 앉아서 계속해서 한 가지에만 몰두하는 아이는 얼핏 보면 집중력이 좋고 몰입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면 독이라고 자폐 성향의 경우 이런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몰입 상태는 좋아하는 것에 빠져드는 공부 감정이다. 다행히도 ADHD도 자폐도 아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것에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지점을 잘 살펴야 한다. 아이가 무언가에 빠져드는 경험을 점점 나이를 먹을수록 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상보다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서 희망을 잃는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어린 시절의 몰입 경험은 ‘희망’을 꿈꾸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더 많은 희망을 경험할 수 있도록 부모로서 노력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