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가장 잘 맞는 옷 고르기
(수시 vs. 정시)

by 신영환

나는 6차 교육과정 세대다. 쉽게 말하면 정시세대다. 수능을 보는 과목은 국어, 영어, 수학, 사회탐구(4과목), 과학탐구(4과목), 탐구 선택과목, 제2외국어였다. 문과인데도 과학탐구 4과목을 모두 배우고 시험을 봤다. 나는 수학과 물리를 잘 못했다. 실제 쓸 일이 없는데 왜 배우는지 몰랐다. 동기가 없었다.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없으니 점수가 좋았을 리가 없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희망하는 직업을 정했다고 가정해보자. 대학을 진학해야할 수도 있고, 대학 진학 없이 꿈을 실현할 수도 있다. 대학입시에 대한 정보가 필요 없다면, 지금 책을 덮고 자신에게 필요한 공부를 하러 가길 바란다. 하지만, 대학이 자신에게 하나의 과정으로 필요하다면 이왕이면 자신에게 잘 맞는 입시 전형에 대해서 꼭 알아야 한다.


입시는 정보와 전략, 이 두 가지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20년 전 내가 입시를 할 때는 주로 담임 선생님을 통해 정보를 얻었다. 고3 때 담임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절대적인 존재였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누구나 언제든 어디서든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오히려 방대한 정보가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그래서 철저한 전략이 필요하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전략은 없다. 하지만 자신에게 꼭 맞는 철두철미한 전략이 최고의 전략이 될 수는 있다. 즉, 자신에게 꼭 맞는 대학입시 전형을 찾아보는 거다. 나에게 잘 맞는 옷을 입는 것처럼 말이다.


옷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정장, 캐주얼, 스포츠웨어 등 정말 다양하다. 분명히 이 중에 나에게 잘 어울리는 옷이 있다. 반면 어떤 옷은 어색하다.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을 고르려면, 디자인과 재질 등 세부사항을 알아야 한다. 대학입시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전형에 대해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은 선택해야 한다.


입시 전형은 가장 크게는 수시와 정시로 나뉜다. 정시는 하나지만, 수시는 또 여러 개로 나뉜다. 수시에는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특기자 전형, 논술 전형이 대표적이다. 4개로 나눈 이유는 중복해서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이기 때문이다. 즉, 한 명이 원서 접수할 때 한 학교에 최대 4개까지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이다. 수시부터 정시까지 전형별로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학생부교과전형은 교과 성적이 가장 중요한 수시 전형이다. 내신 성적 반영이 크기 때문에 내신 관리가 중요하다. 대학에 따라 주요 과목만 반영하기도 하고, 전 과목 내신을 반영한다. 또한 면접이 포함될 수도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설정해두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성적과 더불어 학업태도, 인성, 잠재력 등을 함께 평가하여 선발하는 전형이다. 학교생활기록부(교과+비교과),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면접 등을 통해 평가한다. 많이 사라지기는 했지만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있는 학교도 일부 있다. 모든 과정을 통해 지원 대학의 전공에 적합한 인재인지 판단하여 합격 여부를 결정한다.


특기자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과 전형 방법이 매우 유사하다.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면접을 통해 평가한다. 수능최저학력 기준이 없는 게 특징이며, 추가서류 제출을 요구한다. 학교마다 상이하지만 자신이 가진 특기와 관련된 교내외 모든 활동에 대한 증빙서류를 요구한다. 예를 들면, 어학특기자인 경우는 어학성적이나 교외수상을 제출할 수 있다.


논술전형은 전국 대학 중 33개 대학에서만 실시(2019년 기준)하는 수시의 마지막 전형이다. 대학 별로 논술 유형 및 출제 범위가 다르다. 논술 전형은 대부분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있다. 학생부교과나 학생부종합보다는 내신 반영 비율이 낮지만 일정부분 들어간다.


정시전형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바탕으로 가,나,다 군으로 분류된 대학에 지원하는 전형이다. 각 군별로 하나의 대학에만 지원할 수 있다. 중복지원은 불가하다. 수능 성적이 발표되면 3일간 접수가 진행된다. 평가 요소는 크게 수능과 실기 전형으로 나뉜다. 수능전형은 수능 성적이 가장 높은 비율로 반영된다. 대학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학생부 성적, 즉 내신의 반영비율은 높지 않다. 실기전형은 실기성적을 중점적으로 보는 전형이다. 주로 예체능 계열에서 실시한다. 포트폴리오 같은 서류 심사와 면접이 함께 진행된다.


이 밖에도 사회공헌 혹은 기회균등이라는 전형이 있다. 사회공헌의 경우에는 국가유공자나 현재 공직자(경찰, 소방 등)의 자녀에게 해당되고, 기회균등은 저소득층, 다자녀, 다문화 등에 해당된다. 자신이 이런 전형에 해당이 되면, 잘 알아보고 입시전략을 세우길 바란다. 뽑는 인원이 한정적이라서 경쟁률이 높을 수 있지만, 지원자 수는 상대적으로 적다. 이런 점에서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전형은 결국 정보 싸움이다. 내가 조사하고 알아본 만큼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입시는 맞춤형 전략이다. 맞지 않는 옷을 입으면 어울리지 않는다. 입시도 마찬가지다.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전형을 찾아야 한다. 전형에 대해 이해하고, 맞는 전형을 찾는 일만으로도 입시의 절반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도 있듯이 자신에게 맞는 입시 전형을 선택하고 전략적으로 준비하면 절반은 성공이다. 잠깐 시간 투자해서 입시의 절반을 성공할 수 있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는 거의 다 정시로 대학에 진학했다. 물론 현재의 ‘수시’전형도 있었다. ‘특차’라고 불렀다. 우리 반에 특차로 SKY를 모두 붙어서 햄버거세트를 반에 쏜(?) 친구가 있었다. 그 시절에도 자신에게 잘 맞는 입시 옷을 찾아서 입었던 그 친구는 지금은 뭐하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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