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시간을 지배했다.
우리는 공평하게 매일 24시간을 살아간다. 24시간은 1,440분 또는 86,400초로 환산된다. 시간을 나타내는 ‘24’라는 숫자는 매우 적어 보이지만, ‘분’이나 ‘초’로 하루를 계산해 보면 우리는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근데 아쉬운 건 아무리 노력해도 하루가 지나면 이 시간은 다시 ‘리셋’이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하루라는 시간은 붙잡을 수 없는 바람과 같은 존재다. 우리의 삶도 지나면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것처럼, 하루의 시간도 지나 내일이 되면 되돌릴 수가 없다. 그러니까 있을 때 어떻게든 후회 없이 시간을 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말이 24시간이지 우리가 평균적으로 6시간 정도 잔다고 하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18시간으로 줄어든다. 거기에 밥 먹는 시간, 씻는 시간, 이동 시간 등 특별히 하는 것 없이 소비하는 시간을 계산해보면 실제 하루 동안 우리가 알차게 쓸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하루 동안 ‘시간’이라는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하지만 누구는 정말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누구는 의미 없이 시간을 막 흘려보낸다. 그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유명한 일화를 통해 어떻게 하면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알아보자.
대학 강의실에서 있었던 ‘시간’과 관련된 유명한 일화가 있다. 한 철학 교수는 실험을 위해 커다란 플라스틱 수조를 가져와서는 큰 돌멩이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수조가 가득 찼냐고 물어보니 학생들은 그렇다고 했다. 교수는 이어서 자갈을 큰 돌멩이 사이에 부으며 수조를 가득 채웠다. 그리곤 다시 같은 질문을 했다. 학생들은 조금 고개를 갸우뚱하기 시작했다. 교수는 모래를 수조에 부으며 다시 질문했다. 그리고 고운 흙을 부으며 똑같이 질문했다. 학생들은 이제 더는 부을 게 없을 거라 믿고 싶었지만, 교수는 물을 수조에 가득 부어서 채웠다.
그리고 교수는 학생들에게 질문했다. “이 실험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한 학생이 손을 번쩍 들고 대답했다. “아무리 바쁘고 일정이 가득 찼더라도, 노력하면 새로운 일을 추가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자 교수는 웃으며 대답했다. “이 실험의 요점은 큰 것부터 넣어야 다른 것도 채울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큰 것은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 중요한 것을 의미합니다. 즉, 시간 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라는 것이지요.”
시간에 쫓기는 삶은 우리를 실패의 길로 안내한다. 따라서 우리의 인생을 회복과 성장의 길로 이끌기 위해서는 시간을 통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일명 ‘시간을 지배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하루에 주어진 똑같은 시간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면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 내가 해야 할 일 중에 더 소중하고, 중요한 일을 먼저 처리하는 것이다. 언급된 실험에서처럼 큰 것(중요한 것)을 먼저 처리하면 나머지 작은 것을 함께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에게 수조에 큰 돌멩이, 자갈, 모래, 흙, 물을 한꺼번에 주면서 수조가 넘치지 않게 모두 넣어보라고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떤 이는 교수처럼 큰 것에서 작은 것의 순서로 넘치지 않게 딱 알맞게 수조를 채울 것이다. 또 다른 어떤 이는 한꺼번에 모든 것을 붓다가 수조에 가득 채우다 못해 밖으로 흘려버릴 것이다. 우리가 시간을 쓰는 것도 이와 같다. 하루라는 시간을 똑같이 받았지만, 누구는 알차게 자신이 할 일을 모두 해내고, 다른 누구는 우왕좌왕하다가 일을 다 처리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 일화의 교훈은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유명한 벤자민 프랭클린도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했다. 그는 ‘시간은 돈’이라 외치며 그만큼 효율적인 시간 관리가 인생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람이다. 시간 관리를 위해 특별히 주장한 것은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중요한 일과 급한 일을 구분하여 일의 처리 순서를 정하라는 것이었다. 시간의 유한성에 대해 그도 잘 알았던 것이다.
실제 《인 타임》이라는 영화에서는 ‘시간이 돈이고 곧 목숨’인 세상을 그렸다. 손목에 보이는 시간이 있으면 자신이 하고 싶고, 사고 싶은 뭐든지 할 수 있다. 반면에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은 음식, 차비 등 생활에 필수품 구매하는 것만으로 벅차다. 심지어 시간이 ‘0’이 되면 심장마비를 일으키며 죽음을 맞이한다. 이 영화에서는 사람들은 ‘시간’에 의해 철저히 지배를 받는다. 자신의 목숨이 달린 일이니 따르지 않을 수 없다.
현실로 돌아와 생각해보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우리는 매일 똑같은 시간을 선물로 받기 때문이다. 이영권 박사의 책 제목 《Time is present(시간은 선물)》를 보면 ‘present’라는 말은 현재이면서 동시에 선물이라는 의미로 쓰인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만큼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어제는 부도난 수표, 내일은 약속어음, 현재는 현금’이라는 말처럼 ‘현재’만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돈이다.
사실 여기까지는 많은 사람이 인식하고 시간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근데 실제 시간을 우리가 통제하려면 더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우리는 매일 한가득 차 있는 항아리에서 물을 받아서 쓴다. 여기서 물은 곧 시간인데, 물을 받아서 쓰는 동안 흘리는 물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하루를 24시간이라는 덩어리로 보면 흘리는 약간의 물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분’과 ‘초’로 바꾸면 그 적었던 물의 양도 아깝고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전기에는 ‘대기전력’이라는 게 있다. 이는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않지만 의식하지 않는 사이에 소모되는 전기에너지를 말한다. 쥐도 새도 모르게 전기를 잡아먹는다고 해서 ‘전기흡혈귀(power vampire)’라고도 불린다. 우리 시간도 이처럼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흘러가는 시간이 있다. 시간의 양이 적어서 우리는 전혀 의식하지 못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런 시간을 ‘자투리 시간’이라고 부른다.
자투리 시간은 그 자체로 놓고 보면 매우 적은 시간이지만, 사실 모아 보면 꽤 큰 시간이다. 워낙 사람마다 상황이 달라서 평균을 낼 수는 없으나 나의 일과를 살펴보면 자투리 시간이 많다는 걸 안다.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하며 운전하는 시간은 적어도 1시간이 넘는다. 큰일은 진행할 수는 없지만, 수업 중간에 있는 10분의 쉬는 시간도 자투리 시간이다. 하루에 8교시까지 있으니 점심시간을 제외한 6번의 쉬는 시간을 모아도 1시간이 된다. 점심, 저녁 식사 후 각 30분씩을 모아도 1시간이 된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이런 시간을 모아 보면 하루 1~3시간 정도의 자투리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대략 하루에 2시간의 자투리 시간이 있다고 계산을 해보면 재미있다. 평일 5일을 곱하면 일주일에 10시간이라는 자투리 시간이 모인다. 이것도 꽤 많은 시간처럼 보이는 데 1년 52주에 적용하면 총 520시간이 된다. 다시 24시간으로 나누면 21.6일로 바뀐다. 충격적이지만 더 계산해보면 365일 중에 21.6은 대략 6%로 상당한 비율을 차지한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정말 맞다. 쉬는 시간 10분이 모이고 모여서 하루 2시간이 되고, 1년 동안은 520시간(21.6일)이 되니까 말이다. 만일 1년에 21.6일(3주) 정도의 시간이 더 생긴다면 우리는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심지어 한숨도 안 자고 순수하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생각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고 시간 부자가 된 느낌이다.
시간을 지배한다는 말이 거창하지만, 실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의식하라는 말이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아깝게 버려지는 시간을 찾으라는 말이다. 우리가 매일 쓰는 시간처럼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전자기기는 대기전력 소비가 많다. 조사 결과 컴퓨터, 모니터, 프린터, 세탁기, 에어컨, 텔레비전, 전자레인지, 휴대전화 충전기 등이 대기전력 소비가 많다고 한다. 여기서 자주 사용하는 물건도 있지만, 사실 그냥 대기 상태도 두는 경우도 많다. 이 중에 심한 경우 80%가 대기전력이라고 하니 더욱 경각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사실을 알고 대기전력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우리 삶에서 새고 있는 시간의 존재도 알게 되었으니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라는 말은 입만 아플 것 같다.
근데 하루를 정말 바쁘게 사는 사람은 자투리 시간까지 더해서 일하라고 하면 분명 고개를 저을 것이다. 자투리 시간까지 힘들게 일하라는 말은 아니다. 80대 20 법칙이라고 불리는 파레토 법칙이 있다. 경영이나 마케팅 분야에서 주로 쓰는 용어다. 상위 20% 사람들이 전체 부(富)의 80%를 가지고 있다거나, 상위 20% 고객이 매출의 80%를 창출한다든가 하는 의미로 쓰인다. 즉, 소수에 의해 전체가 움직인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는 이 법칙을 우리 삶에 응용하면 삶이 좀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적은 시간 휴식을 통해 많은 시간 업무 효율을 높이자는 것이다. 실제 내가 실천하는 방법이고 효과를 보고 있다.
하루 계획을 세울 때 8시간 일을 해야 하면 2시간은 내가 하고 싶은 일로 채운다. 예를 들어, 8시간에는 수업 준비, 수업, 업무, 상담 등이 있다. 이 일들은 5분이나 10분 만에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 많은 시간을 들여 진행한다. 반면 2시간은 통시간이 아니라 작은 조각을 모은 시간이다. 독서, 명상, 걷기, 음악 듣기 등 휴식하거나 취미생활하는 시간으로 채운다. 대부분의 일은 오래 걸리지 않는 간단한 활동이지만 우리에게 휴식을 선사한다.
10분 쉬는 시간에 잠깐 화장실 다녀와서 읽던 책을 읽기도 하고, 눈이 피곤하면 잠깐 눈을 감고 명상하기도 하고(가끔은 멍 때리기), 졸리면 잠깐 나가서 걷기도 하고, 스트레스받을 때는 이어폰을 끼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달래곤 한다. 이렇게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고 나면 오히려 재충전이 되어 남은 시간 동안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사실 이 모든 건 뇌 휴식을 통한 집중력 향상과 관련이 있다. 8시간 멍하니 효율성 없이 일하는 것보다 적절한 휴식을 통해서 1시간 몰입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려는 의도다.
참고로 뇌의 자율신경계는 흥분할 때 활성화되는 교감신경과 안정된 상황일 때 활성화되는 부교감신경으로 나뉜다. 즉 스트레스 상황에서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집중력과 면역력을 낮춘다. 그래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는 ‘휴식’을 통해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해야 한다. 의사이자 뇌과학자인 ‘힐링의 뇌과학’으로 유명한 이시형 박사도 뇌 휴식 방법으로 충분한 ‘수면, 운동, 긍정 마인드’를 꼽으며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치지 않는 뇌 휴식법》의 저자 이시카와 요시키도 무작정 쉬는 것보다 ‘지금 이 순간 느끼기’를 통해 짧지만 진정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간에 의해 지배를 받을 것인가? 아니면 시간을 지배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제는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영화에서처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할 수 있는 타임머신이 미래에 진짜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현재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패한 사람들이 성공한 사람보다 더 열심히 일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근데 성공한 사람은 '시간을 능숙하게 관리하는 것'과 '쓸데없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을 혼동하지 않는다. ‘잘 노는 사람이 공부도 잘한다.’라는 말도 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들은 철저한 시간 관리를 할 줄 아는 ‘시간을 지배하는 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