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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영환 Dec 19. 2020

<38>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돈의 생성원리를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

과거로부터 우리 사회에서의 ‘계급’은 지배 계층과 피지배계층으로 나뉜다. 그리고 두 계급의 큰 차이는 ‘부’를 얼마나 많이 소유하고 있는지 그 사실에 연결된다. 지금은 누구나 사유재산을 가질 수 있지만, 빈부의 격차에 따른 ‘계급’이 나뉜다.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는 말이 이를 증명한다. 실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에 나오는 ‘파레토 법칙’에 따르면 20%의 부자가 나머지 80%를 먹여 살린다고 한다. 세상은 결국 부자인 20%가 이끌어 간다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자본주의 사회로 넘어오면서 피지배계층은 일말의 희망을 꿈꿀 수 있었다. 지배 계층에 속박되어 자신의 재산을 가질 수 없었던 과거와는 달리 나만의 사유재산을 꾸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나 많이 부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사회적 지위도 달라지면서 보이지 않는 ‘계급’이 재생산되었다. 그래서 마르크스는 극단적이지만 만인의 평등한 삶을 위한 계급도 없고, 사유재산에도 차별이 없는 공산주의 체제를 주장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자유 기업가인 버크 헤지스는 《파이프라인 우화》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 ‘부’를 얻는 방법을 두 가지로 비유했다. 첫째는 물통을 직접 기르는 방법이다. 둘째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방법이다. 우물에서 물통에 물을 담아 직접 나르는 방법은 돈을 바로 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육체적 노동이 심하기에 나이가 들면 할 수 없고, 일을 그만두는 순간 수입은 더는 없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방법은 다른 사람이 물통을 나르고 있을 때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느라 돈을 적게 벌 수도 있다. 근데 파이프라인이 구축되는 순간에는 더 이상의 노동은 필요치 않다. 파이프에 연결된 수도를 틀면 물이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물통은 자신이 노동의 대가로 돈을 버는 경우다. 그래서 물통의 크기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월급쟁이의 경우에는 연봉 차에 따라 물통의 크기가 다를 수 있다. 평범한 월급쟁이보다 많은 수입을 받는 전문 직종인 변호사나 의사의 경우에는 훨씬 더 큰 물통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공통점은 물통에 받아온 물을 다 쓰고 나면 더는 물을 사용할 수 없다. 자신이 일해서 번 만큼만 돈을 쓸 수 있다.     


파이프라인은 가만히 있어도 돈을 버는 경우다. 작가나 예술가들이 받는 저작권료, 금융권에서는 주식 배당금, 부동산 임대사업자의 경우에는 월세, 디지털 노매드가 받는 광고료(유튜브 등)가 예가 된다. 처음에는 이런 분야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결과를 바로 얻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면 불로소득을 얻을 수 있다. 즉시 일하고 즉시 돈을 버는 구조가 아니라 시스템을 구축하면 돈이 저절로 굴러들어 온다는 말이다.      


나는 처음 이 내용을 책을 통해 알게 되면서 큰 충격에 휩싸였다. 내가 일해서 번 만큼만 쓰면서 살다가 가는 인생이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으며 살면 불행을 피할 수 있을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근데 방법을 알면서 도전하고 실천하지 않는 건 미련한 짓이라 생각했다. 지금처럼 살아도 불행하지는 않지만, 이왕이면 좀 더 편하게 조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을 이끄는 20% 안에 들어가지는 않더라도 그들이 만든 시스템에서 피해는 받지 않도록 적당한 ‘부’가 필요해 보였다.      


《파이프라인 우화》에서 얻은 다른 교훈이 있다면 ‘레버리지 효과’를 이용하라는 거였다. ‘레버리지’는 ‘지렛대’를 의미한다. 사실 집을 살 때 목돈이 없으면 살 수 없다. 근데 대출을 받아서 나머지 돈을 충당하면 집을 살 수 있다. 물론 이자가 들어가지만, 나중에 집을 팔고 남은 차액이 훨씬 크기 때문에 ‘부’를 늘리는 수단이 된다. 사실 빚을 내는 일이 끔찍하게도 싫었던 나도 실제 경험하면서 이 원리에 동의할 수 있었다.      


우리 부모님 세대에는 이런 정보가 많지 않았고, 열심히 벌어서 쓰는 게 미덕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내 부모님은 선택의 순간에 제대로 판단할 수가 없었다. 다행히도 대출을 통해 아파트를 분양받기는 했지만, 집값이 많이 올라갈 거라는 예측을 하지는 못했다. 같은 값으로 더 넓은 집에 살겠다고 전에 분양받은 아파트를 팔고 넘어갔다. 근데 1~2년 사이에 전에 살던 아파트 가격이 폭등했다. 눈앞에서 몇억을 잃은 느낌이었다. 전세라도 주고 기다렸으면 차액의 ‘부’를 축적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런 경험이 있어서 내가 결혼하고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기꺼이 빚을 냈다. 그리고 세상이 말하는 ‘부’의 원리를 따르기로 한 것이다. 다들 그렇게 살아가는데 나만 하지 않으면 물통을 기르다가 가는 인생이 될 것 같았다. 나중에 EBS 자본주의 제작팀이 만든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라는 영상과 책을 보면서 답을 찾았다. ‘돈’이 어떻게 생기고 흘러가는지 그 원리를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첫 번째로 소개하는 내용은 '돈은 빚이다.'라고 말하며 과거 은행이 탄생하는 배경이다. 잠깐 그 내용을 짧게 소개해보겠다. 과거의 사람들은 금화를 금세공업자에게 맡겼다. 금화 거래가 필요할 때는 무거운 현물이 아닌 보관증으로 그 수단을 대체했다. 금고 속에 금화는 점점 쌓여가고, 금세공업자들은 이를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빌려주기 시작했다. 금화를 빌려주고 이자를 받았다. 근데 금화 주인들이 이를 알고 반발했다. 금세공업자는 금화를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줘서 이자를 받는 대신에 금화를 맡긴 주인들에게는 이자의 일부를 나눠주게 되었다. 이런 원리에 의해 현재 은행이 시작되었다.     


쉽게 설명하자면, 돈이 생겨나고 이 돈을 금융 제도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주고, 또 다른 사람이 그걸 빌리고 하면서 통화량을 증가시키고 인플레이션을 만들어낸다. 이런 이유로 처음에 발행한 돈보다 더 많이 불어나게 되고, 이를 승수효과라 부른다. EBS 자본주의 제작팀도 “인플레이션 후에 디플레이션이 오는 것은 숙명과도 같다. 왜냐면 일해서 번 돈이 아니라 빌린 돈, 상품을 만들어 만든 돈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으로 만든 돈, 즉 진정한 돈이 아닌, 빚으로 쌓아 올린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정리했다. 빚으로 돈을 만들어내는 세상인데, 빚을 내지 않고 살겠다고 하는 건 돈을 벌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      


책을 읽으며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 원리와 ‘돈’의 생성 원리를 알아도 실천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근데 마지막으로 추천하는 책의 내용을 알면, 실천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하게 생긴다. 유럽 최고의 머니 트레이너인 보도 섀퍼가 쓴 《보도 섀퍼의 돈》이라는 책에서 ‘경제적 자유’를 이루는 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다뤘다. 그는 부자로 태어나지도 않았고 오히려 20대 중반에 빚더미에 눌려 있던 사람이었다. 부자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돈을 버는 원리들을 깨닫고 30세에 이르러서는 보유한 자산의 이자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는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      


이렇게 성공한 사람에게는 노력도 있었고, 운도 따랐기에 성공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인생의 결이 다르기에 그들과 똑같이 살아갈 수도 없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살 수 있을지는 고민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구나 ‘경제적 자유’를 꿈꿀 필요가 있다. 《보도 섀퍼의 돈》이 많이 도움이 되었던 이유도 사실은 현실적인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적 에어백’과 ‘경제적 안정’이라는 개념이 많이 와 닿았다.    

  

첫 번째 ‘경제적 에어백’은 우리가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거나 더 나은 직장을 얻기 위해 쉬고 있는 동안 최소한으로 쓸 수 있는 비용을 말한다. 만일 월 200만 원이 필요하면 대략 1200~2000만 원 정도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안정성이 높은 투자를 통해 작은 목돈을 마련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 ‘경제적 안정’은 매달 필요한 금액에 150을 곱하는 방법이다. 일하지 않아도 대략 12년 정도 먹고살 수 있을 정도의 돈을 의미한다. 월 200만 원이라면 3억 원이 이에 해당한다.      


사람마다 목표 금액과 목표 달성 기간이 다르더라도 노후를 위해 해 볼만한 도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근데 그냥 월급만 받고서는 불가능하다. 처음엔 저축을 열심히 해서 목돈을 만들고 그 목돈을 바탕으로 적절한 투자를 해야만 가능하다. 심지어 빠른 기간 내에 이 목표 금액을 맞추려면 투자 비용에 대한 손실이 최소화되어야 한다. 혹시 목표 금액 달성을 위한 소요 기간이 궁금하다면 ‘72법칙’에 대해서 알아보자.     


‘72법칙’은 복리 금리(배당투자 수익률)에 대해 원금이 2배가 되는 기간의 산출방법을 의미한다. 72를 복리 기준의 금리로 나누면 투자 원금의 2배가 되는데 걸리는 대략적인 기간을 산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배당투자의 연간 기대 수익률을 12%를 기준으로 하고, 현재 투자금액이 1억 원이라면, 투자금액의 2배인 2억 원이 되는데 소요되는 데 6년이 걸린다. 자신이 목표로 하는 금액에 맞게 계산해 보는 재미가 있다. 실제 계산하는 과정에서 ‘부’를 축적하고 경제적 자유로 나아가야겠다는 동기부여도 많이 된다.      


친구들을 만나면 20대에는 취업과 연애 관련 이야기를 했다. 근데 30대에는 결혼했느냐 안 했느냐에 따라 육아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안 하기도 하는데 빠지지 않는 주제가 있다. 바로 ‘재테크’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빠질 수 없는 주제이기도 하다. 요새는 워낙 정보가 많아서 20대도 많은 관심을 보인다. 매우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누가 대신 내 ‘부’를 축적해주지 않는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그래서 그 사실을 빨리 깨달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쓰고 있다. 나도 빨리 알았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론적인 부분과 다른 성공 사례를 알아도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근데 아무것도 모르는 채 세상을 살아가는 건 더 안타깝다.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면 모를까 대부분 평범한 삶을 살면서 경제적으로 더 나은 삶을 꿈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금수저로 태어났어도 올바른 경제관념이 없으면 파산은 금방이다. 근데 가진 것이 없다면 더 배우려고 노력하고 어떻게든 경제적인 원리에 따른 올바른 방법으로 ‘부’를 늘리도록 관심을 가지는 게 맞지 않을까?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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