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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영환 Jun 27. 2021

<7>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공부한다

1. 올바른 1등급 공부법: 개념편 (접근법)

대부분 학생이 공부할 때 수업(강의) 듣기 혹은 교과서 읽기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다. 문제집을 풀면서 자신이 배운 걸 확인하기도 하지만 완전 학습에는 잘 이르지 못한다. 완전 학습이라 불리는 진짜 공부는 누군가를 가르칠 때 일어난다. 신기하게도 1등급 멘토들은 모두 이 사실을 안다. 다만 방법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미국 행동과학 연구소에서 행했던 ‘학습 효율성 피라미드’ 연구를 보면, 공부한 지 24시간 이후 기억에 남아있는 비율이 공부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알 수 있다. 강의 듣기 5%, 책 읽기 10%, 시청각 수업 20%, 시범강의 듣기 30%, 집단토의 50%, 실제로 해보기 75%, 가르쳐보기 90%로 효율이 달라진다. EBS 다큐프라임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다룬 적이 있어서 사진을 공유한다.          

(출처: EBS 다큐프라임 -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서두에 말했듯이 많은 학생이 수업(강의)을 듣는 것만으로도 공부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위의 표에 나온 효율로 따지면 5%짜리 공부다. 이번 꼭지를 읽고 나서는 5%짜리 공부법이 아닌 1등급 멘토들이 실천하는 90% 이상의 공부법으로 바꾸길 바라본다. 그렇다면 설명하는 공부법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다양한 멘토들의 공부 방법을 통해 그 내막을 알아보자.     


1등급 멘토들의 구체적인 사례에 앞서 내가 학급에서 진행했던 멘토-멘티 활동에 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가르치는 공부법이 효과가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시험 기간을 앞두고 학생들에게 멘토-멘티 활동을 권장했다. 결과적으로도 언제나 만족스러웠다. 미국 행동과학 연구소의 연구 결과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내신 시험 일정이 시작되기 한 달 전에 해당 과목의 내신 1등급 혹은 수능 1등급을 받는 학생 중 멘토 희망자를 모집했다. 혹은 누군가보다는 더 잘하는 과목이 있으면 1등급이 아니더라도 멘토와 멘티로 지정하여 상호작용이 일어나도록 했다. 다른 목적보다는 누군가를 가르치며 공부하는 방법을 활용하도록 했던 활동이었다.      


시험공부는 공부 방법 외에도 다른 요소가 영향을 줄 수 있다. 멘토라도 해도 꼭 1등급을 받을 수는 없다. (실제 특목고에서 1등급은 더욱 어렵기도 하다) 다만 완전 학습이라는 관점에서는 성적이 좋든 안 좋든 멘토와 멘티로 활동했던 학생 모두 성적이 향상되었다. 사실 멘티로 활동했던 학생도 다시 멘토에게 자신이 이해한 걸 설명하는 방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신이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걸 경험하면서 부족한 점을 채워가는 공부법을 익힌 것이 큰 의미가 있다.      


한 번 멘토-멘티 활동의 이점을 경험했던 1등급 멘토들은 혼자서도 공부할 수 있지만, 이 활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혼자서 중얼거리는 것보다 재미도 있고, 상대방이 내가 가르친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면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하면서 이해력을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식을 이해하고 있는 수준을 하나의 원이라 가정해보자. 그러면 사람마다 지식을 이해하는 수준은 다르고, 원의 크기는 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 원의 크기가 더 큰 사람이 작은 사람에게 지식을 전달하며 상대방 원의 크기를 키울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이해를 돕기 위해 더 깊게 공부하는 원의 크기가 큰 사람은 자연스럽게 원을 확장시킬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아인슈타인이 계속 공부했던 이유도 이와 같다. 일반인의 가진 원의 크기보다 더 큰 원을 가진 그는 원 내부가 아는 부분이고, 외부는 모르는 부분이라 했다. 따라서 원의 크기가 클수록 모르는 게 더 많아져서 계속 공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원리를 1등급 멘토에게 적용해보면 아는 게 많을수록 모르는 게 많아서 더 공부하게 된다는 말이다.      


1등급 멘토들처럼 원의 크기를 늘려가는 멘티들도 그런 원리로 계속 공부하게 될 것이다. 설명하다가 자신이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그 부분을 채우기 위해 다시 공부하며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직 원이 작다고 실망하지 않기를 바란다. 참고로 원은 무한으로 자라게 할 수 있다.      


멘토-멘티 활동에 이어 지금부터는 1등급 멘토들의 다양한 설명하기 공부법에 대해서 살펴보자. 우선 그들은 주변 친구들에게 질문을 많이 받는 편이다. 우리는 공부 잘하는 친구에게 모르는 걸 자주 물어본다. 그래서 공부를 잘할수록 질문받을 기회가 많다.      


이때 자연스럽게 설명하며 공부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막히는 부분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부분을 해결하며 완전 학습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간다. 이처럼 공부를 잘하게 되면 공부를 더 잘할 수밖에 없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자신이 현재 공부하고 있는 걸 누군가 다 물어 봐주면 좋겠지만, 그렇지는 않다. 그래서 이들은 설명할 대상을 늘린다. 학교에서 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집에 있는 가족을 활용한다. 부모님과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혹은 부모님이 이야기를 들어줄 여력이 있다면, 1등급 멘토들이 설명하며 공부할 때 함께 해주기도 한다. 형제자매가 있는 경우에는 그들에게 부탁하기도 한다.      


그중 ‘외동’이라서 형제가 없는 경우 최후의 방법을 사용한다. 바로 자신에게 스스로 말하며 가르치는 것이다. 어떤 멘토는 거울을 보며 혼잣말로 설명하기도 하고, 어떤 멘토는 집에 칠판을 설치하여 필기하며 설명하기도 한다. 혹은 종이에 자신이 공부한 걸 써 내려가며 막히는 부분 있는지 확인한다.      


가르치는 대상이 누구든, 말과 글 중 어느 것이든, 구체적인 방법에는 정답이 없다. 다만 설명하기 공부법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내가 공부한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막히는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공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설명할 때 막히는 부분이 없도록 1등급 멘토들은 자연스럽게 ‘몰입 공부’를 하게 된다.    

  

수업 시간에 집중해서 수업을 듣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틈만 나면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복습하고 암기까지 하려고 한다. 최대한 막힘 없이 설명할 수 있는 완전 학습까지의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수능 모의고사에서 ALL 1등급을 받았던 이성윤 멘토는 이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날 배운 내용을 빈 종이에 아는 대로 손으로 적거나 혹은 타자로 치면서 막히는 부분을 확인하며 자기 자신에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 어려웠던 과목도 이 방법을 사용하면서 나아졌다고 했다. 처음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점점 아는 게 많아지면서 공부 속도가 같이 빨라진다고 했다. 특히 공부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집중력이 저절로 높아지는 게 큰 장점이라 말했다.     


2019년 방영한 〈SBS 스페셜〉 ‘당신의 인생을 바꾸는 작은 습관’ 편에 나온 ‘백지 복습’ 공부법이 기억난다. 이는 공부의 신으로 알려진 강성태 멘토가 제안한 방법이다. 하교하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그날 수업에서 배웠던 걸 백지에 다 적으면 복습하는 습관이다. ‘백지 복습’을 하려면 수업에 집중해야 하고, 메타인지 능력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백지 복습’은 이성윤 멘토가 했던 방법과 유사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누군가 대상을 두고 한 설명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하얀 종이에 자신이 아는 걸 최대한 적는 것이다. 행동은 다소 다르나 자신이 아는 것을 풀어내는 과정이기에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방식과 같다고 볼 수 있다.      


1등급 멘토는 어떤 과목에서는 서로 설명하고 가르치는 단계까지 가지 않더라도 최대한 오감을 활용하여 공부하려는 자세를 보인다. 단순히 ‘input’만 하는 5%짜리 공부가 목표가 아니다. 능동적으로 공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혹시라도 자신의 공부 방법이 비효율적인 공부라는 걸 이제라도 깨달았다면 다행이다. 꼭 1등급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공부 자신감을 가질 기회를 얻게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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