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1등급 공부법:완성편(수험생활)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요새 말로 존버(끝까지 버티기)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공부로 성공한 1등급 멘토들은 어떻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부를 해낼 수 있었는지, 입시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는지 마지막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수시를 준비하는 고3 수험생들은 9월이면 거의 모든 원서 접수를 마친다.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여름방학 동안 열심히 써낸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면서 입시 과정도 다 마친 것 같다. 이제 남은 건 기껏해야 면접 혹은 수능 최저를 맞추는 일만 남아있기 때문이다. 고3 담임을 오래 하면서 수시 원서 접수 후부터 얼마나 수험생들이 흔들리는지 많이 봐왔고, 끝까지 버틴 자와 아닌 자의 결과도 달라지는 걸 눈앞에서 확인했다.
평소 야간 자율학습을 하기 위해 학교에 밤늦게까지 남았던 학생도 이 시기가 지나면 슬슬 빠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수능 시험에 가까워질수록 남은 D-day 숫자처럼 야간 자율학습에 남는 학생 수는 점점 줄어든다. 시험을 1주일 정도 앞두고는 많게는 20명 넘게도 자습하던 반도 다섯 손가락 안으로 숫자가 바뀐다.
심지어 공부를 좀 한다는 특목고에서도 막판에 가서는 남은 아이들끼리 수다 떨거나 마피아 게임을 하는 경우도 봤다. 길고도 긴 여정을 얼마나 빨리 마치고 싶은지 그 심정이 이해 가지만, 끝까지 최선을 왜 다하지 못할까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그래도 학교에 남아서 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만으로도 기특하다. 전부 그런 건 아니겠지만, 혼자서 해보겠다고 집에 간 경우 대다수는 더 방황하고 있을지 모르니까 말이다.
분명한 사실은 수능 당일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고, 계속 달리는 수험생도 있다. 그리고 그들은 전부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낸다. 자신의 루틴대로 혹은 계획대로 수능 날까지 흔들리지 않고 버티기를 해낸다. 한 예로, 어떤 해에는 학기 초부터 평일을 비롯해 주말에 학교도서관에 나와서 자습을 하던 13명의 학생은 모두 일류대학에 진학했다. 이는 오경제 멘토의 증언으로 확인된 결과다.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던 오경제 멘토도 매주 주말마다 학교에 나와서 종일 자습을 했다. 고3 초반에는 많은 학생이 주말에도 나와서 자습을 했는데, 막상 2학기가 되니까 그 수가 절반 이상 줄었고, 막판까지 남아있던 수는 13명밖에 없었다고 한다. 나중에 이래저래 추적해서 알게 된 사실은 그 13명 모두 SKY에 진학했다는 거였다.
수험생활을 마라톤에 비유하면 너무도 잘 맞는다. 수능 시험도 신청자 대비 응시자와 미응시자가 있는 것처럼, 마라톤도 신청자 대비 참여자 숫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수치는 조금 다르지만, 오랜 시간 준비해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건 마찬가지다. 수험생활도 마라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티며 자신이 준비한 걸 쏟아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수능 원서를 접수하는 수험생은 2018학년도부터 2021학년도까지 4년 간 평균 50만 명 내외이고, 실제 응시한 비율은 89% 내외이다. 근데 막상 시험장에서 감독하면서 수험생들을 살펴보면 공식적으로 포기하고 돌아가는 수험생도 있고, 문제를 끝까지 안 풀고 자거나 망연자실한 채로 멍하니 있는 수험생도 있다. 공식적인 숫자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진지하게 임하는 수험생의 숫자만 세어본다면 89% 내외는 아닐 것이다. 대신 진지하게 임하는 수험생 중에는 90% 이상 자신이 준비한 걸 다 쏟아 낼 것이다.
세계 4대 마라톤 대회로 불리는 런던 마라톤에서도 1982년에는 9만 명 이상이 신청했다. 하지만 실제 참여자는 1만 6350명이었고, 1만 5758명이 완주하여 완주율 세계 기록을 세웠다. 실제 참여율은 20% 내외지만 진지하게 임한 참여자의 완주율은 90%가 넘는다. 참고로 마라톤 대회는 평균 완주율이 90%가 넘는다고 한다.
실제 수능 이후 정시로 대학에 가려면 적어도 과목당 2~3등급은 받아야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고 가정할 때, 3등급 기준이 23%니까 대략 20% 내외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마라톤과 대학입시가 비슷한 면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거다. 그리고 마라톤도 선수마다 기록이 다른 것처럼, 수능 시험 성적도 수험생마다 성적이 다를 수밖에 없다.
기록과 성적의 차이는 자신의 노력과 실력의 차이라 할 수 있다. 마라톤이든 시험공부든 마라톤 시합 날 혹은 수능 시험 날까지 자신의 실력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심지어 당일에도 힘든 시간이 찾아오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텨내야 한다.
달리면서 숨이 꼴깍 넘어갈 것 같고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동반한 사점(死點)을 수없이 맞이하는 것처럼, 어려운 시험문제를 풀며 계속해서 괴로운 마음이 드는 건 같기 때문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 힘든 순간들을 잘 버텨내고 넘기면 결국 목적지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그날의 컨디션이 조금이라도 영향은 주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실력을 다 발휘하고 오는 것이다.
좋은 기록을 세우는 마라톤 선수처럼, 1등급 멘토도 끝까지 버티고 위기를 넘긴 덕분에 좋은 성적을 받는다. 승리자가 되기 위해서 존버(끝까지 버티기)를 해낸다는 말이다. 1등급 멘토 사례는 아니지만, 법조계에서 일하는 친동생으로부터 흥미로운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이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버텨내고 인간 승리한 이야기다.
정확한 때는 모르지만, 사법 고시가 있던 때였다. 오랜 시간 사법 고시를 준비했던 한 사람은 시험을 보다가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었다. 근데 답안을 제출하지 않으면 시험장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시스템이라 시험이 끝날 때까지 참고 또 참았다고 했다. 그러나 결국 참지 못했고, 시험장 안에서 바지를 입은 채 실수를 해버렸다.
소변이 바지를 흘러 타고 내려와 의자를 거쳐 바닥에 흥건하게 흘러내렸다. 시험장 안에 있던 감독관도 같이 시험을 보던 수험생들도 모두 당황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이런 상황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끝까지 자신의 답을 적었다고 했다.
그 시험이 끝나고 사법고시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그 주인공이 익명으로 합격 수기를 남겼다고 했다. 같은 시험장에서 시험을 보던 다른 수험생들에게 정말 미안했지만, 몇 년 동안 준비해온 시험을 오줌을 쌌다고 포기할 수 없었다고 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만일 나였다면 그 상황이 너무 부끄러운 일이고, 당황스러워서 시험에 큰 영향을 받았을 것 같다. 그런데 그 사람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끝까지 버팀으로써 극한에서도 살아남았다.
이 책은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을 위해 특히 1등급을 목표로 하는 사람을 위해 쓰고 있지만, 사실 우리 인생의 시작점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고등학교 3년 내내 공부에 온 힘을 다 쏟았던 진유석 멘토는 수능 날까지 흐트러짐 없이 끝까지 버티며 공부 한계를 경험한 내공이 대학에 가서도 계속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미 한 번 힘든 시기를 겪으며 버텨내는 힘을 길러냈기에 어떠한 시련이 있어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이 든다고 한다. ‘대학입시가 정말 힘들었지만, 결국 내가 해냈으니 이거라고 못 할까?’라는 생각을 하며 다음 단계에 도전할 수 있다고 한다. 매번 그렇게 버티기를 성공하며, 1등급 멘토들은 좋은 결과와 함께 살아남고 이 세상에 상위권에 속하는 강자로 남게 되는 것 같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말은 공부할 때 가장 와닿는 말 같다. 때로는 아니 언제나 공부가 재미없고, 지루하고, 힘들기만 하다. 소수를 제외한 나머지 대다수는 공부가 싫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니까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데 이 힘든 걸 참고 견디면서 해내면 보상은 확실하다. 투자율로 쳐보면 거의 100%에 가깝다. 지금까지 정리한 1등급 공부법을 적용한다면 말이다.
그리고 아직 공부를 많이 해서 죽었다는 말은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다. 매일 꾸준히 어느 정도 힘들 만큼 공부한다고 해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말이다. 그러니 날마다 공부하면서 힘들어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이렇게 생각을 바꿔보자. “나는 지금 100%짜리 수익을 내는 투자를 하는 중이다. 세상에는 이보다 더 좋은 투자는 없다. 그러니 나는 오늘도 버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이렇게 버티고 버텨서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