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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영환 Jul 16. 2021

<1> 스터디 플래너가 공부 무기가 되려면

효율적인 1등급 공부법:기술편

*** 잘못된 스터디 플래너 활용법     


시중에 파는 스터디 플래너를 살펴보면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책처럼 두꺼운 것부터, 얇은 노트처럼 생긴 플래너도 있다. 인기 있는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표지 디자인도 이목을 끈다. 심지어는 유명한 인강(인터넷 강의) 사이트에서 연초에 한정판으로 예약해서 받는 플래너를 신청하기도 한다. 스터디 플래너를 잘 활용하면 공부 효율이 높다는 걸 알기 때문에 열풍처럼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요새는 많은 수험생들이 플래너를 작성한다.      


그런데 플래너를 작성한다고 다 공부를 잘하게 되고, 입시에 성공하게 될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플래너를 쓰기만 해도 공부에 성공할 수 있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그 이유를 알아야 한다.      


처음에 많은 학생이 플래너를 깔끔하고 보기 좋게 꼼꼼히 작성하는 것이 공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플래너를 열심히 쓰기 시작한다. 일단 시작은 좋으나 플래너 작성에 많은 에너지를 쏟으며 조금씩 지쳐간다. 그리고 빼곡하게 세운 계획 중 실천하지 못한 게 생기면 점점 계획이 밀려서 공부하는 시간보다 플래너를 수정하는 시간이 더 많아질 때도 있다.      


장선우 멘토도 스터디 플래너를 처음 쓸 때 이와 같은 방법으로 시작했는데, 결국 실패를 맛봤다. 우선 두꺼웠던 플래너를 들고 다니느라 불편했다. 플래너를 쓰는 시간도 중구난방이었다. 꼼꼼한 성격이라 플래너 작성에 대한 강박증세가 생겨서 플래너를 쓰는 게 어느 순간 부담되기 시작했다. 만족스럽게 공부 못한 날에는 오히려 플래너를 펴보기 싫어서 3~4일 동안 안 보고 지나치기도 했다.      


하지만 멘토 선배로부터 스터디 플래너 사용법에 대한 조언을 얻은 후부터는 제대로 플래너를 활용할 수 있었다. 장선우 멘토를 비롯해 1등급 멘토들의 성공적인 플래너 활용법에 대해서 지금부터 알아보겠다. 이 방법들을 잘 숙지하면 분명 플래너는 공부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스터디 플래너를 간소화하라.     


1등급 멘토들이 스터디 플래너를 활용할 때 우선순위로 두는 것은 플래너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지 않는 것이다. 플래너는 공부를 위한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계획의 과정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런데 공부하는 시간보다 계획 단계에서 너무 많은 몰입을 하는 건 오히려 주객이 전도된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말처럼, 공부보다 스터디 플래너에 집착하게 되면 그렇다는 말이다.    

  

수능 만점자를 비롯하여 많은 1등급 멘토들은 스터디 플래너를 간소화해서 사용했다. 월 단위로 쪼개서 만든 노트 형식의 플래너를 주로 사용했고, 평소 공부와 시험 기간 공부를 구분하여 플래너를 따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렇게 얇은 노트를 플래너로 사용한 멘토들은 플래너를 공부의 부수물로 여겨 다 쓰고 나면 버리고 다시 쳐다보지 않았다.      


심지어 플래너 작성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지 않기 위해 A4용지 1장에 주 단위로 혹은 일일 단위로 계획을 세우는 멘토들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이 책에 자주 등장하는 오경제 멘토와 이서영 멘토가 바로 그 경우다. 이들도 A4용지에 계획을 세우고, 모두 실천하고 나면 그 종이는 버리고 새로 만들어 쓰기를 반복했다.      


효율적인 스터디 플래너 활용의 첫 단계는 바로 간소화라는 것이다. 플래너 작성하는 게 절대적으로 부담이 없어야 한다. 계획을 완료할 때까지 자신의 계획을 확인하는 정도만 된다는 말이다. 인간의 뇌가 모든 걸 기억할 수 없으니 기억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라는 말이다. 그리고 종이에 무언가 쓰여 있으면 우리는 목표의식이 생기고 실천하게 된다. 계획 확인용 정도로만 활용하라는 말이다.         


 

*** 플래너 작성 시간을 정하라.     


개인차가 있을 수 있지만, 1등급 멘토들은 각자 시간을 정해놓고 플래너를 작성하며 루틴으로 만들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연간, 학기별, 분기별, 월간, 주간, 일일 단위로 나눠서 계획 세우는 날짜와 시간을 정하는 거다. 이미 1장 <시간 관리 끝판왕이다> 꼭지에서 일부 이야기를 했으니 감이 올 것이다.    

  

새 학년이 시작되면 몇 시간 정도는 1년간의 학교 일정을 정리한다. 그리고 학기별 어떤 일정이 있는지도 확인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내신 시험이 있는 시험 기간을 가장 먼저 확인해야 공부 계획을 철저하게 세울 수 있다. 그다음 학교의 다양한 일정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런 기초 작업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주 단위 혹은 일일 단위로 플래너 작성을 루틴으로 만드는 거다.     


1등급 멘토들은 일요일 혹은 월요일 이른 아침 1주일 동안 해야 할 일을 확인한다. 마찬가지로 하루 전날 밤이나 하루를 시작하는 날 아침에 하루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운다. 이른 아침이든 하루 전날 밤이든 자신이 좋아하는 시간대에 하면 된다. 중요한 건 플래너를 작성하는 시간대를 항상 똑같이 유지해서 루틴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습관으로 굳어진 행동은 무의식적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혹시 아무 때나 시도 때도 없이 플래너를 통해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잘못된 거다. 혼란스러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의미니까 꼭 시간을 정하도록 하자.     


     

*** 계획-실행-점검의 단계를 거쳐라

    

사실 많은 학생이 범하는 실수 중 하나는 계획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잘 넘어서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행은커녕 만날 계획만 세우다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차라리 그럴 거면 두서가 없더라도 계획 세울 시간에 무식하게 공부라도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안타깝게도 대학입시를 두 번이나 실패했던 나도 그랬고, 공부에 점점 지쳐가는 학생들도 그런 경우가 많다. 이 글을 읽은 후부터는 계획 단계를 넘어서 실행에 옮기고, 점검하는 단계까지 꼭 실천해보길 바란다.      


26살, 9개월 만에 사법 시험을 패스한 이윤규 변호사가 쓴 패턴 공부법 책인 《나는 무조건 합격하는 공부만 한다》에서도 공부는 계획-실행-점검 3단계를 거친다고 말하고 있다. <의대생TV> 출연진이 쓴 《의대생 공부법》 책에서도 전 과목 고득점의 비밀이 스터디 플래너 활용에 있다고 말했고, 실행과 점검의 단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생산 관리나 품질 관리 등 관리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한 방법으로도 PDCA 사이클(Plan Do Check Act Cycle)을 활용한다. 계획(Plan), 실행(Do), 평가(Check), 개선(Act)의 4단계를 반복하며 품질을 향상해나가는 걸 말한다. 따라서 위에서 말한 ‘점검’의 단계에서 ‘개선사항’을 포함하고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위에서 말하는 단계는 이 책을 쓰면서 20권이 넘는 공부법 책을 독파하면서 찾아낸 공통점이다. 계획과 실행은 누구나 하는 것이지만, 진짜 플래너 활용은 자신이 실행한 내용을 점검하고 수정하는 데 있다는 말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1장의 <시간 관리 끝판왕이다>에서도 자세히 적어두었으니 다시 돌아가서 읽어보기를 바란다. 

  

플래너를 통해 계획을 세우면서 지속적인 실행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비결을 하나만 말하라고 한다면,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계획할 때 80%만 해야 할 일을 넣는 것이다. 메가스터디 손주은 대표도 실패하지 않는 공부 계획 방법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주말 하루는 일정에서 비워두라.” 평일에 실행하지 못한 계획을 수행하는 날로 쓰라는 의미다. 그러면 일주일 단위로 볼 때 공부 계획은 실패할 리가 없다.     


이처럼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매일 80%만 계획을 세우거나 일주일 단위로 80%의 계획을 세워보자. 그리고 1등급 멘토들은 스스로 점검하는 시간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첫째, 내가 하고 싶은 만큼 공부 계획을 세우는 게 아니라 공부해야 하는 양을 고려하여 계획한다.      

둘째, 시간으로 계획하는 게 아니라 공부해야 할 양으로 계획한다.      

셋째, 나의 실력을 고려하여 시간을 분배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부족한 과목에 관해서는 공부 시간으로 더 많은 비율로 배정을 하라는 말이다.           



*** 스터디 플래너 최대 활용법     


* 감정 쓰레기통으로 활용하라     


1등급 멘토들이 스터디 플래너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도움이 되었던 부수적인 활용법도 있다. 다른 공부법 책에서도 강조하는 부분인데, 스터디 플래너를 통해 하루를 점검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쓰라는 말이다. 종일 공부하면서 잘된 점과 부족했던 점을 간단하게 기록하면서 하루를 되돌아보라는 뜻이다.   

   

만일 성공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모두 끝냈다면, 하루 계획으로 들어가 있었던 목록을 모두 지워냈으니 성취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혹시 지우지 못한 항목이 있다면, 왜 실천하지 못했는지 이유를 생각해본다. 이때 감정을 기록하면 생각도 정리되고, 감정이 해소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일명 감정 쓰레기통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 순공 시간을 기록하라     


플래너를 잘 활용하는 1등급 멘토들은 하루 동안 자신이 얼마나 많이 공부했는지 기록한다. 단순히 플래너에 해야 할 계획 하나를 마친 후 걸린 시간을 적기도 하고, 타이머 기능을 활용하여 순공 시간(순수하게 혼자서 공부한 시간)을 체크한다. 수험생 시계라고 불리기도 하고 순공 타이머라고 불리는 전자시계를 구매할 수도 있다.

    

몇몇 멘토는 하루 중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마다 시작 버튼을 눌렀다가, 공부를 안 할 때는 멈춤 버튼을 눌러가며 순공 시간을 측정했다. 그리고 매일 밤 플래너에 얼마나 순공 시간을 만들었는지 기록했고, 일일 혹은 일주인 단위로 자신이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았나 비교하며 점검했다. 평균 순공 시간이 부족한 경우는 원인을 찾아내면서 지속적으로 공부 시간을 확보하는 훈련을 했다.           



***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1등급 멘토들의 스터디 플래너 활용법에 대해서 알아봤다. 다른 책을 보면 실제 저자들의 플래너 사진을 함께 제시한다. 근데 개인적으로 책에 있는 글을 읽으면서 사진이나 표가 눈에 잘 안 들어와서 안 읽게 되는 점을 고려하여 자료는 확보할 수 있었지만, 싣지는 않았다.      


계속 강조했지만, 스터디 플래너는 계획을 기록하고, 그 기록을 바탕으로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 활용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다. 복잡한 기능을 가지기보다 단순히 ‘To Do List’만 적혀있어도 괜찮다는 말이다. 위에 나온 플래너 활용법이 혹시 어렵다면, 하나만 실천해보길 바란다. 빈 종이에 그날 해야 할 일을 적고, 우선순위를 정한 뒤에 하나씩 지워가라. 이것이 플래너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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