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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영환 Jul 26. 2021

<7>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라

효율적인 1등급 공부법: 기술편

*** 누가 출제하는지가 중요하다     


시험 문제는 누가 출제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내신 시험의 경우에는 시험 스타일이 천차만별이다. 반면 수능과 같은 공식적인 시험의 경우에는 출제자가 매해 조금씩 다를 수는 있어도 정해진 틀과 형식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서 출제된다. 내신이든 수능이든 시험 문제를 분석할 때 중요한 건 출제자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문제를 냈는지 아는 것이다.      


아무리 쉽거나 혹은 어려운 문제도 출제자가 의도한 바가 있기에 수험생으로서 그 의도를 간파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출제자의 의도를 알 수 있을까? 다행히도 수능 같은 경우는 처음 시행된 1994학년도부터 현재까지 그동안 출제된 기출문제가 있다. 또한 최신 경향을 반영한 최근 5개년 정도의 문제를 분석하면 시험 문제에서 무엇을 묻고자 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아쉽게도 내신 시험의 경우에는 공식적인 시험이 아니라 각 학교별, 과목별, 교사별로 가르치고 평가하는 게 조금씩 다를 수 있다.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전년도 시험지를 구해서 문제를 분석하며 선생님 스타일을 빨리 파악할 필요가 있다. 시험지를 구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친한 선배한테 시험지를 물려받는 거다. 만일 그게 어렵다면 학교에서 공개하는 시험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의 경우엔 시험 1~2주를 앞두고 작년에 출제된 시험지를 볼 기회를 제공한다. 혹은 다른 학교에서는 시험지를 홈페이지에 게시하시도 한다. 어찌 되었든 다양한 방법을 통해 꼭 내가 배우는 과목의 담당 교사의 문제 스타일을 파악하는 게 핵심이다.      


의대생들이 쓴 《의대생 공부법》 책과 수능 만점자 30명의 특징을 다룬 《1등은 당신처럼 공부하지 않았다》 책 모두에서도 누가 출제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학교 내신 시험의 경우에도 1년 내내 같은 선생님이 한 과목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출제하기 때문에 첫 시험의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시험을 대비할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선생님이 추가로 필기하라고 강조했던 부분에서 서술형 문제가 많이 나온다거나 혹은 형광펜으로 칠하라는 문장에서 관련 문제가 나온다는 분석을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공부하면 모든 문장을 공부하기보다는 어느 부분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할지 알 수 있어서 더욱 효율적으로 시험을 대비할 수 있다.     


1등급 멘토들도 기출문제 분석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위에서 말한 모든 방식을 활용하여 출제자의 의도를 꿰뚫으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곧 메타 인지다. 무엇이 시험에 나올지, 어떤 형식으로 나올지, 어떻게 문제를 꼬아서 낼지 모든 시험 요소를 고려하여 공부하는 것이다.          


 

*** 기존 자료가 없다면 경우의 수를 더 늘려라     


운이 좋은 경우에는 출제하는 선생님의 스타일이 자신이 공부하는 방식과 비슷해서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한다. 어떤 학생이 졸업 후에 찾아와서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내가 처음으로 근무하던 해라 많은 학생이 나의 시험 문제 스타일을 파악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갈피를 잡기가 어려워 고생했다고 했다. 그런데 운 좋게도 한 학생은 자신이 노력을 기울인 것에 비해 성적이 좋아서 의외였다고 했다.      


나중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문제 스타일이 잘 맞았다는 걸 알았다. 특히 내가 문제 선지에 함정을 파는 방법이 자신이 공부하는 스타일과 비슷해서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고 한다. 반면 예상치 못한 함정에 허우적거리며 감점을 당한 다른 학생들은 난감해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 학생들도 두 번째 시험에서는 내 시험 문제 스타일을 간파하고 좋은 성적을 받았다. 그래도 첫 시험에서부터 좋은 성적을 거둔 그 학생은 덕분에 특목고에서 내신 1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이런 운이 좋은 케이스 말고도 같은 내신 1등급을 받았던 학생의 경우에는 어떻게 시험이 나올지 몰라 거의 영어 지문을 다 외우거나 그동안 다른 선생님들의 스타일을 분석해두었기 때문에 경우의 수를 넓혀서 공부했다. 출제 방식이 명확하다면, 그 방식에 맞춰서 공부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하지만 출제 방식을 모른다면 경우의 수 범위를 더 넓혀서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하면서 공부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살면서 경우의 수를 늘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영화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에서 시간을 지배하는 돌을 가진 닥터 스트레인지는 어벤저스 동료들과 악당 타노스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미래를 내다봤다. 당시 그가 본 미래는 총 1400만 605개로, 이 중 단 한 가지 경우에만 타노스를 물리치고 승리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정도까지 노력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1등급 혹은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기 위해 공부한다면 철저하게 경우의 수를 고려하며 공부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자신이 공부한 내용이 어떤 문제로 나올지 예상해보면서 공부하라는 말이다. 특히 출제에 대한 기존 지식이 없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이 점을 명심하여 시험을 대비하도록 하자.          



*** 예상 문제를 만들어보라     


내가 인터뷰한 멘토 중 몇몇은 시험 보기 전에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바탕으로 예상 문제를 다양하게 만들어봤다고 했다. 심지어 진유석 멘토는 거의 강사가 출제하고 문제를 설명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려서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공부하면 만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수능에서 철저하게 준비했던 과목은 만점을 받기도 했다.     


오답 노트 혹은 점검 노트를 활용했던 1등급 멘토들은 시험이 끝날 때마다 어떻게 시험이 나왔는지 파악을 해두었기에 다음 시험을 준비할 때 유리했다. 일단 시험지에 나온 문제 유형에 맞게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예상 문제를 구상해본다. 한 세트로 끝내는 게 아니라 한 가지 내용을 가지고 여러 유형의 문제로 바꿔서 문제를 예상해보는 것이다.      


과목마다 특성이 다르겠지만, 영어 과목 같은 경우는 지문마다 출제할 수 있는 유형이 정해져 있다. 실제 수능 출제위원들도 문제를 만들 때 지문에 나온 글의 특성에 맞추어 출제한다. 예를 들어, ‘지칭 추론’ 문제의 경우에는 성별이 같은 등장인물이 2명 이상 나와야 한다. 그래야 지칭하는 사람을 구별하는 문제가 만들어진다.    

  

아주 쉬운 문제 유형을 예로 들었지만, 고난도 어려운 유형 문제 같은 경우에는 더 복잡한 과정을 거쳐 문제가 만들어진다. 한 문장씩 곱씹어가며 문장 간 연결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되어있는지 여러 출제자가 토론하며 논리적 관계를 파악하기도 한다. 수능 문제의 경우에는 한 문제를 만들기 위해 자료 선정부터 선지 만들기까지 엄청 오랜 시간 토의를 거치기 때문에 완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내신 시험 문제도 출제자와 검토자 간에 여러 시간을 들여서 여러 차례 검토하여 문제를 완성해간다. 그런데 검토할 때 가장 최초로 따져보는 건 문제에 쓰인 지문이 문제 유형에 맞게 출제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자세히 출제 과정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이유는 예상 문제를 만들 때 출제자의 입장이 되어보라는 거다.

     

경우의 수를 늘리라고 했다고 무분별하게 한 내용으로 여러 유형의 문제를 마구잡이로 만드는 게 아니다. 그 내용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문제 유형을 예상해보라는 말이다. 실제 1등급 멘토들은 시험이 끝나고 나서 자신이 만든 문제와 실제 시험 문제를 비교해본다. 적중률이 얼마나 높았는지 확인하며 스스로 다시 점검하는 시간을 갖는다.      


누군가는 공부하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할 것이다. 물론 시간이 부족하다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1등급 멘토들은 N회독 공부를 하며 이해와 암기의 과정을 거치고, 최종적으로는 예상 문제까지 만들어가며 시험을 대비한다. 공부의 끝판왕은 남을 가르칠 정도의 수준에 이르는 것이다. 남을 가르칠 정도라는 의미는 다른 말로 그 내용으로 유형에 맞는 출제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1등급 혹은 만점에 가까운 시험 점수를 받고 싶다면, 1등급 멘토들이 하는 방식을 꼭 따라 해 보기를 바란다.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면서 공부하는 게 바로 그 방법이다. 자신이 직접 출제할 자신이 없다면, 아직 그 공부는 완성된 게 아닐지도 모른다. 아직 한 번도 이렇게 공부하지 않았다면,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꼭 실천하고 차기 1등급 멘토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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