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왜(why) 루틴인가?(루틴의 힘)
“무언가를 반복적으로 하면 그 무엇이 우리가 된다. 유능함이란 그러니까 행동이 아니라 습관이다.” 이 말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다. 꾸준하게 무언가를 하는 것을 반복이라 하고 그 반복으로 인해 자신을 만들어간다는 뜻이다. 그런데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무언가를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일은 쉽지 않다. 아직 익숙하지도 않고,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잘하지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거나 목표를 끝까지 이뤄내기 위해서는 반복이 큰 힘을 발휘한다. 앞에서 꾸준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했다면, 이번엔 그 꾸준함을 만들기 위해 반복하는 행동이 왜 의미가 있는지 말하고자 한다. 즉, 반복을 통해 쌓은 축적이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지 살펴볼 것이다.
수험생으로서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 자신이 약한 시험 과목은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영포자(영어를 포기한 사람)와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가 생겨난 현상을 들 수 있다. 영어와 수학 과목의 경우에는 기초가 매우 중요한데, 학교에 다니면서 교육과정에 맞는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면 중간에 포기하는 것이다.
단계별로 수준을 쌓으며 공부해야 하는 과목의 경우에는 기초 지식을 쌓는 시기에 꾸준한 반복을 통해 실력을 키우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 그래서 다들 기초를 강조하고, 기초 실력을 키우기 위한 반복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이는 공부를 포함하여 모든 것에 적용이 되는데 특히 운동을 배울 때 그 부분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스포츠 스타들도 자신의 종목을 처음 배울 때는 남들과 똑같이 기초부터 배우며 시작했다. 축구도 슛이 먼저가 아니라 발로 공을 차며 패스부터, 농구도 드리블하고 슛이 먼저가 아니라 손으로 공 튀기기부터 시작한다. 공에 익숙해지면 단계별로 하나씩 순서대로 동작, 스텝 등 방법을 배우며 실력을 늘린다.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초체력과 기본자세다. 아무리 우수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도 시합이 없는 날에는 기초체력 기르는 운동과 기본 동작을 연습하며 무한으로 반복한다. 1만 시간의 법칙처럼 양질의 반복적인 동작 연습을 통해 실전에서 그 동작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극진가라데의 창시자이자 영화 <바람의 파이터>의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진 최배달의 333 정신이 이를 증명한다. “어떤 기술에 대해 300번 연습하면 흉내를 낼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그 기술을 보여줄 수 있다. 3,000번 연습하면 실전에 쓸 수 있는 정도가 되고 평범한 무술인을 상대로 이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30,000번 연습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기술로 상대방을 제압하게 된다.”
이름난 고수에게 특별한 가르침을 받거나 기술을 전수받은 적이 없었지만, 그는 매일 반복되는 훈련을 거르지 않았다. 그는 새벽 4시에 기상하여, 10분간 명상을 하고 산 정상까지 구보를 다녀온다. 다시 명상과 식사를 하고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바벨, 팔 굽혀 펴기, 역 팔 굽혀 펴기, 평행봉 팔 굽혀 펴기, 정권 지르기, 산길 달리며 차고 지르기, 돌 격파 각 20회, 품세 연습 100회, 대련 연습, 줄 타고 오르기, 복근 운동, 역복근 운동 각 200회, 무거운 것 들기, 손가락 팔 굽혀 펴기 각 1,000회 등 하루도 쉬지 않고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가며 고수로 성장했다.
적게는 20회부터 많게는 1,000회에 해당하는 동작들을 처음부터 할 수 있었을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처음에는 1개부터 시작해서 자신의 능력이 향상되면서 점점 횟수가 늘었을 것이다. 그 동작의 개수를 늘릴 수 있는 비결은 다름 아닌 반복이다. 반복적인 행동은 처음에는 힘들지라도 일정 수준에 오르면 힘들었던 일도 쉬운 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멈추지만 않는다면 일정 수준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공부도 운동과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모든 게 새롭고 어려울지라도 차근차근 하나씩 알아가면서 모르는 부분을 채워나가면 된다. 특히 잘 이해가 안 되거나 외워지지 않는 부분은 반복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우등생들이 주로 쓰는 N회독 공부법이 바로 반복의 힘을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기억력이 우수해도 새로운 지식을 한 번만 보고 영원히 기억할 수 없다. 잊을 만할 때 다시 공부하고, 기억하려고 노력해야 오랜 기억으로 자리 잡는다. 사람의 뇌는 우리가 의식적으로 반복해서 받아들이는 정보는 중요한 것이라 인식한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반복해서 같은 내용을 학습하면 장기기억으로 가져갈 수 있다.
결국에 공부는 ‘얼마나 내가 기억할 수 있는가’가 최종 단계라 보면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반복이 필수라 할 수 있다. 희망적인 것은 처음에는 조금밖에 기억을 못 하더라도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보면 나중에는 그 내용을 거의 완벽에 가깝게 기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튜브 <긍정에너지토리파>를 운영하는 이상욱 작가는 《절대 배신하지 않는 공부의 기술》을 통해서 완벽한 복습 패턴을 만드는 1/4/7/14 공부법을 개발했다. 그는 ‘저는 이 공부법으로 의사가 되었습니다’라는 유튜브 누적 조회수 1,600만을 기록한 화제의 영상으로 공부법을 자세히 소개했다.
대부분 수험생은 책 앞부분은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밑줄이 가득하지만, 중간이나 뒷부분은 매우 깨끗한 상태로 남겨두게 된다. 쉽게 말해 책 한 권을 끝까지 못 끝낸다는 말이다. 그러나 1/4/7/14 공부법을 활용하면 최소 5회독 복습을 할 수 있기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공부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고 하면 나중엔 양이 많아서 부담되니까 복습을 통해 서서히 채워나가라고 말한다. 이렇게 서서히 공부 루틴을 만들고, 하나씩 목표를 성취하면 저절로 공부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된다고 한다. 똑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복습함으로써 완벽하게 내용도 숙지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내용을 살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반복은 끝까지 해내는 힘을 갖게 한다.
실제 교육학 이론상으로도 한꺼번에 많은 양을 공부하는 것보다 적은 양이라도 규칙적으로 꾸준하게 공부하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영어 단어를 하루에 50개를 한 번에 외우는 것보다 하루에 10개씩 5일간 그리고 전날에 외운 걸 다시 복습하면서 외우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말이다.
하루에 영어 단어를 50개씩 20일 동안 총 1,000개를 외우려는 사람과 하루에 10개씩 100일 동안 외우려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둘 중에 누가 끝까지 1,000개를 외울 수 있을까? 실제 실험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전자보다는 후자가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예측할 수 있다. 관련된 이야기는 나중에 어떻게 루틴의 원리가 발동하는지 알아보는 <2장. 어떻게(how) 루틴을 만들 것인가?>에서 자세히 다루겠다.
‘독서백편의자통(讀書百遍義自通)’는 삼국지(三國志) 위지(魏志) 제13권에 나오는 말이다. 후한 말기 동우가 ‘가르치기보다는 스스로 깨우쳐 알도록 반드시 먼저 백번을 읽으라’고 했고, 이는 ‘같은 책을 백 번 되풀이해 읽으면 저절로 뜻을 알게 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운동이든 공부든 혹은 무엇이든 처음에는 잘 모르더라도 알 때까지 반복하면 깨우치지 못할 것은 없다. 나아가 조금씩 잘할 수 있게 되니 목표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낼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반복의 힘이고, 곧 루틴의 힘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