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습관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1. 왜(why) 루틴인가? (루틴의 힘)
아주 예전에 ‘소리 없이 강하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자동차 광고가 있었다. 엔진 소리는 조용하지만 강해서 차는 잘 나간다는 의미인 듯하다.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도 어떻게 보면 겉으로 화려한 건 ‘속 빈 강정’과 같다는 의미 같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겉으로 티가 팍팍 드러나지 않아도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주는 습관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번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무서운 습관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아보려고 한다. 마하트마 간디는 ‘생각은 말을 바꾸고, 말은 행동을 바꾸고, 행동은 습관을 바꾸고, 습관은 가치가 된다, 그 가치는 인생을 바꾼다.’고 했다. 가수 롤러코스터의 ‘습관’이라는 노래 가사에서는 ‘습관이란 게 무서운 거더군’이란 문구가 나온다. 습관이 자신의 가치를 만들고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하니 어찌 보면 얼마나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습관은 형성되어 간다. 습관이란 건 무수한 반복 끝에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행동을 만들려고 했으나, 그 행동이 모여서 무의식적인 습관으로 변한다. 무의식이 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래서 습관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혹시 자신이 양치질을 어떤 순서로 하는지 기억하는가?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어린 시절부터 해오던 양치질을 수십 년 동안 하면서 내가 앞니부터 닦는지, 어금니부터 닦는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만일 조금만 의식해본다면 아침 먹고, 점심 먹고, 저녁 먹고 혹은 자기 전에 아마도 똑같은 순서로 이를 닦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어릴 때부터 공부 습관을 잘 들인 경우, 커서도 계속 공부하는 습관을 유지한다. 특히 공부는 글을 읽고 지식을 이해하는 일인데, 독서 습관이 없는 경우에는 공부하는 게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공부를 잘하고 싶다면, 어릴 때부터 책을 읽어야 조금이라도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수십 명의 공부 우등생들을 인터뷰하면서 찾아낸 공통점이 하나 있다. 대부분은 어린 시절부터 독서 습관이 있었고, 다독상을 받을 정도로 독서광이었다. 만일 그렇지 못했다면, 중학교 때 갑자기 독서에 빠져서 수십 번씩 회독하며 작품을 읽기도 했다. 그렇게 독서 습관을 다졌기에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뒤처지지 않고 공부를 잘할 수 있게 되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독서광들은 부모님이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줬다는 사실이다. 혹은 만날 책을 붙들고 읽고 있는 모습을 보며 자랐기에 자신도 모르게 따라서 책을 읽었던 것이었다. 자의든 타의든 주변 환경으로 인해 독서 습관을 기를 수밖에 없으니 자연스럽게 독서를 하는 사람이 되었던 것이었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행동이 습관으로 굳어진 경우 어떤 글을 읽더라도 별로 부담을 느끼지 못한다. 모르는 어휘가 있으면 찾아보고, 문맥상 이해가 안 되면 천천히 고민하면서 해결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이 습관이 없는 경우에는 글자를 읽어 나가는 것만으로도 큰 부담이 되고 답답한 마음이 생길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책과 멀어지고, 공부와도 멀어지게 된다.
책 읽는 게 뭐가 대수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독서 습관은 곧 공부 습관이기에 매우 중요하다. 어린 시절 독서가 부족한 경우 대학 입시가 문제가 아니라 어려운 고시를 준비할 때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로스쿨에 진학을 희망하는 경우엔 꼭 대학교 1, 2학년 때부터 독서 습관을 들이라고 로스쿨 졸업생들이 입을 모아 조언한다고 한다.
어찌해서 로스쿨에 들어왔더라도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고 패스하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특히 한자어가 들어간 용어가 많아서 어휘력 혹은 문해력이 부족하면 불리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막상 이런 식으로 어떤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 때 자신의 습관이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알게 된다. 혹시라도 나중에 어려운 고시와 같은 시험을 준비할 거라면 지금 당장 독서 습관을 기르길 바란다.
습관은 곧 루틴이라 했다. 반복을 통한 루틴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는 다음 사례를 통해 한 번 더 증명해보려고 한다. 찰스 두히그가 쓴 《습관의 힘》이라는 책에 나오는 사례가 있다.
어떤 사람이 뇌가 손상되어 모든 걸 기억하지 못했다. 심지어 5분 전에 했던 행동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다. 그런 상태인데도 매일 하던 산책을 하러 나갔다. 그러다 그가 보이지 않아 찾으러 다녔는데,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잊어버린 줄 알고 걱정했는데 알고 보니 다시 집에 돌아와서 TV를 보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뇌 손상으로 기억력이 전혀 없는 사람이 어떻게 집에 찾아왔을까? 산책하고 집으로 돌아와 TV를 보는 행동은 다름 아닌 그가 계속해오던 루틴이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반복적인 행동으로 만들어진 루틴은 뇌에 손상이 와도 같은 행동을 계속하도록 만든다. 평소에는 그의 사소한 습관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뇌 손상이 와도 똑같은 행동을 하게 되는 것으로 볼 때 습관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 수 있다.
이처럼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다양하게 우리 삶 속에 습관은 소리 없이 녹아있다. 그래서 우리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다. 근데 그 사소함이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이제부터는 좀 신중하게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10년 넘게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 신분이라면 더욱 공부 루틴을 하나씩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걸 느꼈을 것이라 믿는다.
영어 단어나 한자(漢字)를 하루에 한 개씩 외워서 일주일에는 7개, 한 달에는 30개, 일 년에는 365개, 10년 후에는 3650개를 익힐 수 있게 된다. 하루에 한 개씩 무언가를 익히는 습관은 겉으로 크게 티가 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10년 후에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필수 어휘 수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상태가 될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자신이 배우는 새로운 분야의 학문도 이런 사소한 공부 습관이 결국에는 성공적인 공부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혹시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실망하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부터라도 하나씩 좋은 습관을 만든다면 지금으로부터 10년 후에는 또 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습관은 야금야금 아무도 몰래 내 삶을 지배하고 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