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탁월함이 아니라 꾸준함이 승리한다.

1. 왜(why) 루틴인가? (루틴의 힘)

by 신영환

고3 담임을 몇 년간 하면서 내린 결론이 있다. 끝까지 살아남은 자가 승리한다는 규칙이 있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1학년 때 성적이 좋았다고 해도, 고3 때 성적이 떨어지면 원하는 입시 결과를 얻지 못한다. 게다가 아무리 고3 초반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달린다고 해도 수능이 가까워지면서 나태한 모습과 함께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느냐 지느냐의 문제인데, 모든 건 공부 루틴이 꾸준하게 유지되었느냐 아니냐에 달렸다. 실제 한 해는 수능 전 마지막 주말에 학교 도서관에 나와서 자습을 했던 13인은 모두 명문대에 진학했다. 1년 내내 빠지지 않고 주말에도 학교에 나와서 공부하는 루틴을 어기지 않고 꾸준히 이어갔기 때문이다.


혹시 수전천석(水滴穿石)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한자 그대로 뜻풀이 하면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뜻으로,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일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이다. 사실 이 꾸준하게 떨어지는 물방울은 우리 삶에서는 작은 루틴이라고 보면 된다. 그 작은 루틴이 쌓여서 결국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탁월한 자신의 능력을 믿고 이 작지만 큰 힘을 가진 것에 너무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운동선수라고 할지라도 꾸준하게 연습하지 않으면 결코 자신의 한계를 넘지 못한다. 머리가 아무리 좋아도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공부를 잘할 수 없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까지는 좋은 머리로 어느 정도 미리 공부해두면 그게 통할 수 있다. 하지만 방대한 양을 공부하고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실제 중학교 때 성적이 좋아서 특목고나 자사고에 진학한 학생들도 대학 입시 결과로 놓고 보면, 자신보다 성적이 좋지 않아서 일반고에 진학했던 친구들보다 안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일반고에 진학하더라도 대학 입시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꾸준하게 끝까지 공부한 경우엔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반면 특목고나 자사고에 진학했는데, 치열한 경쟁 속에 내신 성적이 잘 나오지 않다 보니 자신감도 사라지고 무기력감에 빠져 공부를 더 안 하게 되면 이런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분위기 속에서 공부를 꾸준하게 할 수 있을지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 잘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꾸준하게 공부할 수 있어야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빨리 달리는 것도 좋지만 중간에 포기하거나 지쳐 쓰려지면 천천히 하더라도 끝까지 달린 사람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토끼와 거북이 우화가 바로 그 예가 될 수 있다. 자신의 능력만 믿고 빠르게 질주했던 토끼는 중간에 잠이 들었지만, 느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결승선을 향해 걸어갔던 거북이가 승리한 것처럼 말이다. 사실 여기에도 또 다른 루틴의 힘과 관련 사항이 있다.


사실 이 경기는 낮에 진행되었기 때문에 토끼는 야행성(夜行性)이라 낮에 경기를 하다가 잠이 든 것이다. 반면 거북이는 주행성(晝行性)이라서 뜨거운 햇살을 이겨내며 잠들지 않고 계속 경기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 우화의 교훈을 탁월한 능력보다는 꾸준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비유하지만, 사실은 두 동물의 다른 삶의 루틴 때문에 나온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꾸준함’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대표적으로 연결되는 한자성어가 있다. 그것은 ‘우공이산(愚公移山)’이다. 북산에 아흔 살 된 노인인 우공이라는 사람이 가족들의 만류에도 길을 넓히기 위해 집 앞에 있는 태행산과 왕옥산을 파서 옮기는 일을 계속한 일화를 말한다. 우공과 아들, 손자는 지게에 흙을 지고 발해 바다에 갔다 버리기를 꼬박 1년을 했다.


죽을 날이 얼마 안 남았는데 굳이 왜 그렇게 하냐고 이웃 사람들이 묻자, 자신이 죽어도 아들이 그리고 손자가 계속할 것이라 말했다. 산에 살 던 산신이 이 말을 듣고는 큰일이라 생각하여 즉시 상제에게 달려가 구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말을 들은 상제는 두 산을 각각 멀리 보내어 옮기도록 했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쉬지 않고 꾸준하게 한 가지 일만 열심히 하면 마침내 큰일을 이룰 수 있음을 비유한 말이다. 또한 세상을 바꾸는 것은 머리 좋은 사람이 아니라 결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사람임을 알려 주는 이야기다. 따라서 멈추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함을 무기로 삼을 수 있는 루틴의 힘을 믿어야 한다.


프랑스 소설가 장 지오노가 쓴 《나무를 심은 사람》이라는 책에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 주인공은 프로방스의 알프스 끝자락에 있던 어느 황량한 계곡에서 엘제아르 부피에라는 양치기 노인을 만났다. 노인은 매일같이 황무지 산비탈에 도토리 100개씩 심었다. 반백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100개씩 도토리를 심은 결과 마침내 마을엔 1만여 명이 살 수 있는 풍요로운 숲으로 변모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매일 반복적으로 꾸준하게 하는 행동을 루틴이라 하는데, 이처럼 그 꾸준함이 결과를 만들어낸 일화는 무궁무진하다. 양치기 노인이 무슨 탁월한 능력이 있어서 황무지를 풍요로운 숲으로 만들 수 있겠는가? 다른 무기는 없었고, 단지 작은 일이지만 하루도 멈추지 않고 꾸준하게 같은 일을 반복했을 뿐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독자가 스스로 루틴을 만들어 꾸준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궁극적인 목적이다. 지금 당장 공부를 잘하지 못해도 괜찮다. ‘가장 빠른 지름길은 꾸준함이라는 말’처럼 공부를 정복하기 위한 지름길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하게 공부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잊지 말자. 탁월한 능력보다 더 중요한 건 꾸준함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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