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관성의 법칙은 생각보다 강하다

1. 왜(why) 루틴인가? (루틴의 힘)

by 신영환

독일의 철학자인 괴테는 ‘시작하라. 그 자체가 천재성이고 힘이며 마력이다.’라고 말했다. 왜 그는 우선 시작해보라 말했을까? 인간의 뇌는 행동으로 실천하기보다는 가볍게 상상하는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제일 편하고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생각만 할 뿐이다.


하지만 일단 행동을 시작하면, 해야 하는 일이라 인식하고 그냥 생각 없이 하게 된다. 다른 무언가를 할지 말지 고민하기보다는 그냥 하고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시작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속담에서도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게 아닐까?


사실 한번 시작하면 계속 큰 힘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은 과학의 힘과도 관련이 있다. 영국의 과학자 아이작 뉴턴이 말한 운동 제1법칙인 ‘관성의 법칙’이 이를 증명한다. 관성이란 외부의 힘이 0일 때 계속 그 힘을 유지하려는 성질이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행동을 지속하고 있다면, 계속 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시청자가 처음에 재미있는 드라마를 한번 보기 시작하면, 마지막 회가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보려고 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방송국에서는 드라마 초반에 큰 관심을 끌기 위해서 다양한 홍보도 하고, 내용도 더욱 흥미를 이끌만한 내용을 넣으려 한다. 한번 보기 시작한 드라마를 중간에 멈추고 다른 드라마로 넘어오게 하는 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익숙함’과 관련이 있다. 익숙해진다는 말은 뇌가 굳이 힘을 들이지 않아도 편하게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기에 그 행동을 계속하려고 한다.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의 경우에도 각각 처음에 물건을 잡고 던지고 했던 경험이 익숙해서 계속 같은 손을 쓰게 되는 원리와도 같다.


처음에도 이야기했지만, 습관이라는 건 내가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라 했다. 무의식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도 ‘익숙함’에서 나오는 행동이다. 어찌 보면 ‘익숙함의 절정’이 습관이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도 우리가 익숙해진 습관으로 인해 계속 멈추지 않고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습관이라는 건 시간이 지날수록 더 고착화되어 간다. 기존의 습관에 다른 습관을 더해서 더 강해진다는 말이다. 이것 또한 뉴턴의 운동 제2법칙인 가속도의 법칙과 맞물린다. 참고로 시간에 따라 속력이 변하는 비율을 나타낸 양을 '가속도'라고 한다. 또한 가속도는 운동 상태가 변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큰 힘이 작용하면 가속도가 커진다. 그러나 같은 크기의 힘이 작용하더라도 물체의 질량에 따라 가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


혹시 ‘F=ma’라는 공식을 기억하는가? 우리말로 번역해보면, ‘힘=질량 ×가속도’가 된다. 공식에 따르면 가속도는 힘에는 비례하고, 질량에는 반비례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를 습관으로 연결 지어 조금만 관점을 다르게 해서 보면, ‘습관의 힘=습관의 무게 ×습관의 가속도’로 바꾸어 볼 수 있다.


우선 습관의 무게는 습관을 만드는 데 있어서 느끼는 부담감으로 가정해보자. 처음에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부담감이 클 것이고, 습관의 가속도가 잘 붙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점점 습관에 익숙해지면서 부담감이 감소하면 습관의 무게가 줄어들게 되고, 덕분에 가속도가 올라가게 된다. 처음에 습관을 형성하는 건 어렵지만, 하나둘씩 만들어 가다 보면 습관을 형성하는 속도도 빨리질 수 있다는 말이다.


두 번째로는 질량을 단순히 ‘습관의 양(개수)’으로 바꿔서 생각해보자. ‘습관의 힘=습관의 양(개수) ×습관의 가속도’라는 공식으로 바꿔보면, ‘습관의 힘’이 왜 대단한지도 알 수 있다. 이미 습관을 만드는 가속도가 붙은 사람의 경우에 습관의 양이 늘어날수록 습관의 힘이 커지게 된다. 따라서 우리의 삶을 영유하는데 습관이 주는 영향이 커지게 된다.


혹시 이야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독자를 위해 지금까지 적용한 규칙을 다시 쉽게 정리해볼까 한다. 습관을 ‘공’으로 비유해보겠다. 습관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사람은 가벼운 탁구공을 굴리는 거라고 할 수 있고, 습관을 많이 형성한 사람은 무거운 볼링공을 굴린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탁구공을 굴리는 힘은 별로 들지 않지만 가볍기 때문에 멀리 가지 못하고 금방 멈춰버린다. 굴러가려는 힘보다 마찰력과 같은 더 큰 저항의 힘에 영향을 받아서 그렇다. 반면 볼링공의 경우에는 무거워서 힘을 더 많이 들여야 하지만, 그만큼 멀리까지 오랫동안 굴러갈 수 있다. 바로 여기서 알 수 있는 점이 ‘관성’이다. 무거울수록 힘이 더 커지기 때문에 ‘관성’도 더 강해진다. 그래서 저항이 있어도 자신의 힘의 성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계속 굴러가는 것이다.


습관도 마찬가지다. 비록 처음에 습관을 만들기는 어려울 수 있다. 왜냐하면 그동안 내가 해온 행동들이 이미 관성의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성의 방향은 바뀔 수 있다. 원래 있던 힘보다 더 큰 힘을 가해서 바꾸면 된다. 그러면 새로운 관성의 힘으로 작용한다. 즉, 새로운 습관을 만들 수만 있다면 그 습관을 유지하려는 성질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기존 습관에 다른 습관을 더하면서 습관을 만드는 일이 쉬워지면,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그 습관의 양이 많아지면서 동시에 습관이 주는 영향력도 어마어마해질 것이다. 하나씩 떼어서 보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는 습관을 다 찾아서 확인해보면 자신에게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관성의 법칙과 가속도의 법칙을 적용해보며 ‘습관’의 힘에 대해서 알아봤다. 사실은 왜 습관을 길러야 하는지 그 이유를 계속 찾고 있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단순히 행동이라고 말했지만, 이 행동을 ‘공부’로 가져왔을 때를 생각해보면 좋겠다.


비록 처음에는 책상에 앉는 것이 힘들고, 연필을 드는 게 힘들고, 책을 읽는 게 힘들고, 노트 필기를 하는 게 힘들 수 있다. 하지만 하나씩 습관으로 만들어 간다면, 모든 것이 쉬워지고 가속도가 붙어서 다른 습관을 만드는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과목으로 공부하는 습관이 형성되었다면, 다른 과목을 공부할 때도 똑같은 방법으로 습관을 만들면 되기 때문에 더 빨라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려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선 ‘시작’을 한다면 관성의 법칙과 가속도의 법칙에 따라 지속하는 힘을 얻을 수 있고, 더 빠르게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생각은 줄이고, 행동으로 먼저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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