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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대디 Oct 17. 2020

장례 영상 제작자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호주 장례 영상제작 경험담 - Funeral Videographer

호주에서 영상 제작자로 일해온지가 언 15년이 다되어간다. 그동안 광고, 영화, 다큐, 방송, 애니메이션, 웨딩 등 영상에서도 여러 분야에서 일을 해왔는데 2년 전에 한 가지 특이한 분야에서 잠깐 동안 일을 할 기회가 있었다. 바로 장례 영상 제작자(Funeral Videographer)이다. 아마 이런 영상분야는 한국에서는 없을 듯한데 아무래도 장례식의 문화 때문이 아닐까 싶다. 호주는 장례절차가 고인의 시신이 장례식장까지 예를 갖추어(보통은 리무진으로) 운반되어 모든 가족, 친지, 친구들이 모여서 장례식을 각자의 종교 혹은 고인의 유언에 따라 진행된다. 보통 장례식날에 고인의 가족들이 청중 앞으로 나와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관을 안치할 곳까지 가서 마무리를 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장례 영상 제작자는 이 모든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서 고인의 가족들에게 전달하는 일이다. 호주와 같은 다문화 국가는 여러 문화권의 사람들이 살고 있기에 절차가 각자 다르고 해외에 가족들이 살고 있는 경우가 많아 장례식에 올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장례 영상을 제작하면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영상으로 볼 수 있고 간직할 수 있어서 많이들 하게 되는 것 같다.


이전에 웨딩영상으로 일을 하곤 했는데 웨딩 자체가 큰 잔치여서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 치르는 경우가 많다. 가끔 드는 생각은 좀 과하다 싶은 것이 꽤 있는데 호주에서 결혼식을 해본 입장에서 그런 결혼식을 하는 것보다는 결혼비용을 좀 더 아껴서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하게 되었다. 그런데 장례식 영상을 촬영하면서 결혼식과는 반대로 엄숙한 분위기에 슬픈 과정들이 이어지기에 함께 촬영을 했던 몇몇 촬영자들은 힘들어하며 그 이후로 장례 촬영을 그만두기도 하였다.

내가 참여했던 촬영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청년, 병으로 생을 마감하신 분, 갑작스레 급사하신 분, 교통사고를 가족이 당했는데 아이만 살아남은 가정 등등 슬픈 일들이 정말 많다. 웨딩에서 허례허식을 자주 경험한다면 장례에서는 죽음이라는 단어에 대단히 진지해진다.

장례 촬영을 하고 편집을 다 진행한 후에 가족에 대해 더 애틋한 마음이 생기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한 번 더 관심을 갖게 된다. 이는 성경말씀에도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나으니 모든 사람의 끝이 이와 같이 됨이라 산 자는 이것을 그의 마음에 둘지어다

전 7:2

이렇게 나오듯이 이 말씀이 하나 틀린 것이 없다.


https://youtu.be/cqt38Zj1ZOc

호주장례영상업체 홍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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