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익숙함과 낯섦 사이에서

by 박기종

사진을 찍다 보면 익숙한 풍경 속에서 갑작스러운 낯섦을 마주하는 순간이 있다. 매일 지나던 골목, 자주 오가던 역 근처, 습관처럼 바라보던 창밖의 거리. 그러나 어느 날, 그 장면이 낯설게 느껴진다. 왜일까?

하이데거는 인간 존재를 '세계-내-존재'라 불렀다. 우리는 세상과 분리된 객체가 아니라, 언제나 세계 안에서 어떤 관계를 맺으며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시선은 늘 관계적이고, 그 관계가 조금만 어긋나도 익숙했던 것들이 낯설게 다가온다.

사진은 그 어긋남을 붙잡는 매체다. 카메라는 익숙함을 포착하는 동시에, 그 익숙함 속에 숨은 낯섦을 드러내는 도구가 된다.

낯섦은 불편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식의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 그것은 '아는 것'을 '다시 보기'로 전환시키고, 감각의 재구성을 촉발시킨다. 우리는 그 틈에서 생각한다. “내가 보던 건 정말 그것이었나?”

사진이 지닌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익숙한 풍경을 새로운 감각으로 재배치하고, 정지된 순간을 낯선 시선으로 되돌리는 일.

낯섦은 사진가에게 있어 감각의 경보음이다. 평범한 장면 속에 숨어 있던 균열, 무심했던 구조 속의 어긋남, 반복된 일상 뒤에 자리한 존재의 진동. 그것은 눈으로 보기보다, 감각으로 ‘깨닫는’ 이미지다.


"사진은 낯섦을 인식하는 장치이며,
그 인식은 곧 우리 존재의 재조정이다."


익숙함을 낯설게 바라보는 일. 그것이 우리가 사진을 찍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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