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고통을 지나 자신으로 걸어가기(part.2)

부서진 마음으로도 일어서는

by 박기종

### Chapter 5. 완벽한 걸음걸이는 없다: 비틀거림의 미학

비틀거려도, 흔들려도 돌아가지 않는다. 완벽하게 걷지 못해도 괜찮다. 때로는 비틀거리고, 때로는 흔들리고, 때로는 넘어질지라도.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돌아가지 않는다는 의지다.

비틀거리는 것은 약함의 표시가 아니다. 그것은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완전히 넘어지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이다. 그 몸부림 자체가 생명력이다.

아이들이 걷기를 배우는 과정을 보면 감동적이다. 수없이 넘어지고, 비틀거리고, 때로는 울기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완벽한 걸음걸이를 기다리지 않는다. 그냥 계속 시도한다.

어른이 되면서 우리는 이 용기를 잃어버린다. 완벽하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으려 한다. 실패할 가능성이 있으면 도전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성장은 언제나 불완전함에서 시작된다.

비틀거리는 걸음도 걸음이다. 천천히 가는 것도 가는 것이다. 때로는 멈춰서 쉬는 것도 필요하다. 중요한 건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완벽하게 걷는 사람은 없다. 모든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비틀거리며 살아간다. 다만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잘 숨길 뿐이다.

### Chapter 6. 고통의 재정의: 터널인가 종착역인가

고통은 끝이 아니었다. 우리는 오랫동안 고통을 끝으로, 실패로, 패배로 여겨왔다. 고통이 찾아오면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통은 끝이 아니라 과정이다. 통과해야 할 터널이다. 건너야 할 다리다.

고통을 경험한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고통을 통과한 후에야 진짜 인생이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고통은 우리를 파괴하려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변화시키려 오는 것이다.

이런 관점의 전환이 중요한 이유는, 고통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고통을 "끝"으로 보면 절망하게 되지만, "과정"으로 보면 견딜 수 있다.

터널에 들어갔을 때 우리는 "언제쯤 나갈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지, "이제 끝이구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터널은 지나가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고통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길고 어두운 터널이라도 끝이 있다. 그리고 터널을 지나고 나면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터널을 지나기 전과는 다른,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된다.

물론 터널 안에서는 답답하고 무섭다. 언제 끝날지 모르겠고, 정말로 끝이 있는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계속 걸어가다 보면 저 멀리 작은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 Chapter 7. 자기 발견의 여정: 가면 뒤의 진짜 얼굴

그는 그것을 지나 자신으로 걸어가고 있다. 고통을 지나간다는 것은 단순히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고통을 통해 더 진실한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고통이 벗겨낸 가면들 아래에서 진짜 자신을 만나는 것이다.

자신으로 걸어간다는 것은 타인이 원하는 모습이 아닌, 사회가 기대하는 역할이 아닌, 온전히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의미다. 고통은 그 여정의 동반자이자 안내자다.

고통의 의외의 선물 중 하나는 "가면 벗기기"다. 평상시에는 사회적 기대, 타인의 시선, 자신의 이상 등으로 만들어진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하지만 고통 앞에서는 그런 가면들이 모두 무용지물이 된다.

고통 속에서는 체면도, 위신도, 자존심도 별 의미가 없다. 그냥 날것의 자신이 드러난다. 처음에는 당황스럽고 부끄럽지만, 점차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아, 이게 진짜 나구나"라는 인식.

이 과정은 마치 양파 껍질을 벗기는 것과 같다. 한 겹, 한 겹 벗겨내다 보면 결국 중심에 도달한다. 그 중심이 바로 "나"다. 꾸미지 않은, 포장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나.

그런 진짜 자신을 발견하고 나면, 더 이상 남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다. 이미 가장 날것의 자신을 마주했기 때문에, 그 어떤 비판이나 평가도 덜 무섭게 느껴진다.

### Chapter 8. 강함의 재정의: 무감각 vs 탄력성

진짜 강함은 고통을 없애는 게 아니라, 고통을 품고 나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강함을 잘못 이해해왔다. 강함이란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것, 아무것도 아프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강함이 아니라 무감각이다.

진짜 강함은 아픔을 느끼면서도 굴복하지 않는 것이다. 두려움을 인정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상처를 품고서도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고통과 함께 춤출 수 있는 것이다.

"강한 사람"의 이미지를 생각해보면, 보통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을 떠올린다. 마치 강철로 만들어진 것처럼 단단하고 차갑고 무너지지 않는 사람.

하지만 정작 자연에서 가장 강한 것들을 보면 다르다. 태풍을 견디는 나무는 뿌리가 깊고 줄기가 유연한 나무다. 완전히 딱딱하면 부러지지만, 적당한 유연성이 있으면 휘어져도 부러지지 않는다.

물도 마찬가지다. 부드럽지만 바위를 뚫고, 낮은 곳으로 흐르지만 결국 바다에 도달한다. 장애물을 만나면 돌아가고, 막히면 다른 길을 찾는다. 이것이 진짜 강함이다.

인간의 강함도 그런 것 같다. 감정을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느끼면서도 그것에 압도되지 않는 능력. 아픔을 인정하면서도 그 아픔이 전부가 되지 않게 하는 지혜.

### Chapter 9. 동행의 미학: 혼자가 아닌 함께

고통을 품고 나아간다는 것은 고통을 친구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적으로 여기지 않고, 피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것. 고통도 우리 삶의 일부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

그렇게 고통과 화해할 때, 우리는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고통을 피하느라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아도 되고, 고통이 올까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 고통이 와도, 오지 않아도 괜찮다는 평온함을 얻는다.

이것이 진정한 성숙이다. 고통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하는 것. 그리고 그 지혜로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고통을 "나쁜 동반자"가 아닌 "까다로운 스승"으로 보는 관점의 전환도 도움이 된다. 까다로운 스승은 엄격하고 때로는 가혹하지만, 그를 통해 우리는 성장한다.

고통이라는 스승이 가르쳐주는 것들: 인내, 겸손, 연민, 감사, 진정한 가치 구별하기, 자신의 한계 인정하기, 타인의 아픔 이해하기 등. 이런 것들은 행복할 때는 배우기 어려운 것들이다.

그래서 고통을 완전히 배제한 삶이 반드시 좋은 삶은 아니다. 고통 없는 삶은 마치 대조 없는 그림처럼 평면적이고 깊이가 없을 수 있다.

### 에필로그: 완벽하지 않은 여행자들

결국 우리 모두는 완벽하지 않은 여행자들이다. 때로는 길을 잃고, 때로는 넘어지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걸어간다.

부서진 마음을 안고서도, 갈 곳을 모르는 발걸음으로도, 고통과 함께하면서도. 완벽하지 않은 모습 그대로 자신이 되어가는 여정을 계속한다.

이것이 용기다. 완벽해서 용감한 것이 아니라,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걸어가는 것. 모든 답을 알아서가 아니라, 모르는 것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발을 내딛는 것.

그리고 언젠가 뒤돌아보면 알게 될 것이다. 그 모든 비틀거림과 넘어짐과 일어섬이 하나의 아름다운 궤적을 그렸다는 것을. 완벽한 직선이 아니었지만, 그래서 더욱 인간적이고 진실한 길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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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우리는 불완전한 발걸음으로 걸어간다.*
*부서진 마음을 안고서도, 고통과 함께하면서도.*
*그것이 우리가 인간인 이유이고,*
*그것이 우리가 아름다운 이유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