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약은 미덕이지만, 공간은 공짜가 아니다

— 전원주 ‘3인 1잔’ 논란을 보며

by 박기종

며칠 전 한 장면이 온라인을 떠돌았다.
식사 후 카페에 들어간 세 사람이 음료 한 잔만 주문해 나눠 마시는 모습.
누군가는 “검소하다”고 했고,

누군가는 “민폐다”라고 했다.
나는 후자에 가까웠다.


절약은 분명 좋은 가치다.
낭비하지 않는 태도, 소비를 줄이려는 습관은

존중받을 만하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는 게 있다.
카페는 커피만 파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카페는 의자와 테이블을 판다.
조용히 머물 수 있는 시간, 냉난방이 유지되는 공기,
잔잔한 음악과 정리된 공간을 함께 제공한다.
그 모든 건 누군가의 임대료와 인건비,

전기요금 위에 서 있다.


우리가 지불하는 돈은 액체 한 컵의 가격이 아니라
‘머무를 권리’에 대한 비용이다.


물론 법적으로 문제 될 일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법이 허용한다고 해서 모든 선택이 온

당해지는 건 아니다.
공간에는 보이지 않는 합의가 있다.
자리를 차지하면, 그 공간을 유지하는 최소한의 책임을 나눈다는 합의.


특히 자영업이 버티기 싸움이 된 지금,
자리 하나는 매출 하나다.
세 명이 앉아 한 잔만 주문하는 장면은
절약의 상징이라기보다
누군가의 생계 위에서 균형을 깨는 선택처럼

보일 수 있다.


나는 그 장면에서 ‘짠함’보다
타인의 비용을 인지하지 못하는 감각의 둔화를 느꼈다.


절약은 자기 영역 안에서 완성될 때 아름답다.
나의 소비를 줄이는 일은 존중받을 수 있다.
하지만 타인의 노동이 지탱하는 공간에서까지 최소 비용만을 고집한다면
그 순간 절약은 미덕의 옷을 벗는다.




카페는 쉼의 공간이지만
누군가에겐 삶의 현장이다.
우리가 머무는 동안
그 불빛은 공짜로 켜져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