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출변형가족, 이회 -이 책은 올해 필독서가 됩니다

by 리다

가족이라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대부분 자애로운 어머니, 엄한 아버지, 해맑은 두 아이의 모습일겁니다. 그런데, 꼭 “가족”이 이런 모습이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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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혈연, 지연, 학연에 회의적입니다. 부모,자식,친구,연인,배우자 등 사회 곳곳에 얽히고 설킨 세상의 모든 “관계”는 개인과 개인의 일이고 이 모든 것엔 감정이 들어있기에 “반드시”, “불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이란 단어가 주는 의미가 뭔지 꽤 오래전부터 고민했습니다. 혈연으로 맺어졌다고 다 가족이라고 해야할까? 나와 너는 부모자식, 친척이니까, 가족이니까 무조건 이해하고 서로 보듬어줘야하나? 꼭 친해져야하나?

불과 십여년 전만 해도 엄마, 아빠, 자녀들(꼭 둘이어야하고, 이왕이면 아들, 딸 이래야함)을 <기본 가족>으로 두고, 셋 이상 자녀를 둔 집, 한부모, 조손가정 등은 “특이한 가족”으로 동정하거나 신기하게 뒀습니다. 사람사는거 다 사정이 있는데 저렇게 정의할 필요가 있나? 늘 의아했습니다.

요즘엔 동거, 비혼, 동성결혼, 입양, 쉐어하우스 등 다채로운 공동체가 나옵니다. “이런 형태의 가족도 있다“고 소개하지만 여전히 “최근 들어 새롭게 등장하기 시작한”이란 꼬리표가 붙습니다.

가족, 가정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가족: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루어진다.

가정: 가까운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생활 공동체

건강가정기본법 제7조(가족가치) 가족구성원은 부양·자녀양육·가사노동 등 가정생활의 운영에 함께 참여하여야 하고 서로 존중하며 신뢰하여야 한다

저는 ’가족‘보다 ’가정‘이 더 와닿습니다. 가정에 ‘혈연관계’부분이 필요할까 싶지만, 그래도 ”생활 공동체“라는 표현이 좋더라고요. 무엇보다 건강가정기본법 제7조 마지막 말 <서로 존중하며 신뢰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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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부모, 자식, 형제 등 혈연관계일지라도 모든건 개인과 개인의 관계라 언제고 변할 수 있습니다. 저는 ”혈연관계니까 이래야한다“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혈연이니 다 이해하고 존중해야하나? 그저 사람 간의 도리와 예의를 지키면 되는거 아닌가? 제가 가정을 이루고 배우자와 자녀를 두었지만 이 생각엔 변함이 없습니다. 내가 아내니까, 엄마니까 이래야지, 이런걸 해야지-보다는 인간 대 인간으로 존중하고 예의를 지키는게 우선이라 여깁니다.

이렇게 말하면 즉시 화살이 꽂힙니다. 왜 혼자 어긋나냐, 이기적이다, 생각이 없다, 냉정하다, 기본이 안된거 아니냐 등등. 대체 가족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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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출 변형 가족>엔 혈연, 지연, 학연과 무관한 ‘가족’이 나옵니다. 작가와 원이. 이들의 기록을 다 읽고 확신이 생겼습니다. 아, 내가 틀리지 않은 것 같아. 이 사람들도 가족이잖아? 서로의 감정을 속이지도 않고, 희노애락을 염려하며, 무엇보다 둘 사이에 신뢰와 믿음, 존중이 보이는데 말이죠. #기출변형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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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책을 보고 있으니 어떤 내용인지 묻더군요. 작가가 결연후원으로 만난 원이와 있었던 일, 후에 청년이 되어 같이 동거하고 독립을 준비하는 일이 담겨있다고 하니 “너무 불편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 못보겠다”고 하더라고요. 또 다른 이는 “아, 후원을 독려하는 이야기야?“ 후원자에 대한 편견도 서슴지 않습니다. 돈이 많은 사람이냐, 여유가 있느냐, 무슨 다른뜻이 있는것 아닌가? 의심을 품습니다.

작가님은 진짜 ‘후원’을 하는 사람입니다. 후원의 사전적 의미처럼 뒤에서 남을 도와줍니다. 대가는 커녕 본인 시간과 돈, 집도 나누며 원이를 지지해줍니다. 그 과정에서 벌어진 일도, 그러면서 생긴 섭섭함, 미안함, 부끄러움, 분노도 숨기지 않습니다. 후원을 하며 가족이 되가는 기록이 담겨있습니다. 그것만 있다면 일기에 그쳤겠지만, 사회의 소리를 귀담아듣고 실천하는 작가님은 이 책이 왜 나와야했고, 많은 사람들이 봐야하는지 당위성을 곳곳에 녹여냈습니다.

/p.260

재우와 원이가 보육원을 퇴소한 지 2여년가 흐른 현재, 보호종료아동 자립수당은 3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생계급여는 55만 원 가량 70만 원가량으로 확대됐다. 즉 요즘 보호종료아동들은 일을 안 해야 한 달에 130만 원가량을 지원받을 수 있다. 2024년 최저시급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하루 6시간씩 20일 동안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일을 안 해야 받을 수 있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정책이다. 오히려 자립준비청년들의 자립심을 꺾는 사업이 아닌가, 의문을 품게 된다.

<기출 변형 가족>엔 우리 사회가 담겨있습니다. 보육원, 정부의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 주변에 많지만 사회가, 우리가 알려 하지 않던 이들, 자립청년들이 사회에 나왔을때 벌어지는 일들. 특히 건강한 사회인으로 거듭나는데 도움을 주어야 할 수당, 관련 정책이 전형적인 탁상행정에 그쳐 안타까웠습니다. 이럴때마다 “과연 이 정책 관련자들은 한 번이라도 이들을 만나봤는지, 정책이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지, 문제점은 없는지 따져봤을까?” 의문이 듭니다. 전임자를 답습하는 관성적인 업무방식, 쓴소리는 대충 넘기는 미온적 태도, 그러면서 ”우리는 저들을 돕고 있다“며 알량한 뿌듯함을 느끼지 않았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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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7

"후원(기부)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뭔가요?”

나는 이 질문을 참 많이 받았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나는 왜 기부나 후원에 관심 갖게 됐을까. 골똘히 생각해 봐도 이렇다 할 계기는 없었다. 미역국과 역사책과 다큐멘터리영화를 좋아하는 것처럼 기부나 후원도 취향의 일부이자 관심사일 뿐이다. 하지만 질문을 받을 때마다, 대답을 찾을 때마다 하나의 생일파티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갔다. 내 짝꿍 하나의 생일파티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갔다. 내 짝꿍 하나와 미소형(사실은 누나)과 짧은 머리 소녀들... 정확한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내가 값진 것보다 가치 있는 것을 찾게 만드는 데 영향을 준 건 사실인 듯하다.

/p.66

평범한 부모를 두고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우리는 너무도 모른다. 일상에서 주고받는 무의미한 질문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기도 한다. 아이들은 보육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평생 아이로 멈춰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 우리 옆에도 말 못 할 비밀을 가진 성경, 진원, 재우가 있을지도 모른다.

/p.81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은 자기 만족감 또는 그런 이미지를 얻고 싶어서 후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이들에게 돈 몇 푼 쥐여 주면 굽실굽실 비위를 맞추며 자존감을 높여 주고 본인을 빛나게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착각이다. 아이들은 생각만큼 순수하지 않고 오히려 무뚝뚝하고 쌀쌀맞은 편에 가깝다. 당신을 빛내줄 고급 액세서리가 필요하다면 시간 낭비하지 말고 다른 곳을 알아보는 게 낫다. 아이들도, 후원도 당신을 위한 고급 액세서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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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이르비치’가 만든 책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가 서울을 바라볼때 ‘그럼에도 지방에 남아있는 이유’를 말하는 <서울 밖에도 사람이 산다>, 치밀한 차별에 대한 <나를 지우는 말들>, 지독하게 길고 치열했던 이혼기 <결혼 해방일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외면했던 ‘소리’, 굳이 알려 하지 않았고, 그들을 불편하게 여기는 이들에게 외침.

“우리 이렇게 있다! 우릴 봐달라”고 외치지 않습니다. 다만 이렇게 살았다, 특별하지 않고 담담한 어조로 써내려가서 더 와닿습니다. 자기연민도, 깎아내림도 없어 민감할 수 있는 주제를 다뤘음에도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그로인해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졌고, 내 평온한 일상이 누군가의 치열한 투쟁으로 만들어진것같아 감사함도 느꼈습니다.

우리들이 꼭 봐야할 ‘필독서’는 이들이 아닐까요?

이르비치 인스타그램 메인문구입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이야기의 힘]

힘의 무게를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나누어 들어준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제 신념에 확신이 생겼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이야길 알려주세요! 세상의 모든 상황이 “그럴 수 있지”로 보편화되기를 바랍니다.


*당연히 내돈내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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