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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다 May 02. 2023

이토록 만족스러운 브런치라니

글쓰기 재미를 알다

아이들을 교육기관에 보내고 짧게나마  시간이 생겼다. 며칠간은 사람들을 만나서나 묵은 집안일을 했다. 때마침 줌바센터가 개소해서 그곳에 다녔고, 이후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어 운동을 그만두고 일을 했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고정적인 일을 그만두게 되고 알음알음 단기 알바를 하루 이틀, 그마저도 점차 뜸해지면서 오전에  시간이 점차 많아졌다. 다시 운동을 가기엔 언제 어떤 일이 들어올지 몰라서 고정적으로 뭔가 다니긴 힘들었다. 뭘할까 고민하다 묵혀둔 블로그와 브런치 플랫폼이 생각났다. 말보단 그림이, 그보단 글이  편했고, 뭐라고 써보자 싶었다.


뭘쓸까 며칠 고민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이야길 해보자, 우리집에만 있는 절판된 도서부터 갖가지 재미나게 본 책 리뷰를 썼다. 이것만 쓰면 블로그가 좀 재미없어 보여 내 닉네임을 건 시리즈도 기획했다. 그게 바로 <리다 소장전>이다. 블로그 방문자수가 워낙 적고, 또 책문학 분야는 검색도 거의 되지 않아 인플루언서가 아닌 이상 방문자가 많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보다 더 큰 수확이 있었다. 문학책 블로그를 하니 이와 연관된 좋은 이웃들을 알게 된 것이다. 좋은 책과 글 추천도 많이 받고, 때로는 진심어린 댓글에 감동도 받았다. 아이가 아파 블로그에 며칠 업로드를 못했음에도 댓글과 공감은 끊이지 않았다. 너무 신기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지만 같은 공감대와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소통을 할 수 있다는게 즐거웠다.


이전에 후기나 정보를 중심으로 쓴 글은 방문자도 많고 댓글이나 공감이 많았지만 소위 '광고'나 '뷰 수'를 노린 경우가 많았고 이마저도 점차 시들해졌었다. 방문자는 많았지만 글쓰는데 재미가 없었다. 더구나 아이를 키우고 집에만 있으면서 소재도 점차 고갈되어 뭘 써야하는데...가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그런데 최근 시작한 <문학책>주제 블로그는 솔직히 너무 재미있다. 방문자수에 연연하지 않으니 쫒기듯 '보여주기식'의 글을 안쓰니 너무 편했다. 내가 가장 잘 하고, 또 좋아하는 책이야기, 글쓰기를 마음껏 올리면 많은 분들이 다양한 이야길 피드백해줘서 올릴 때마다 신이난다. 우리집에 있는 책을 하루 한권씩만 해도 1년 365일 매일 올려도 책이 남을 정도에다, 중간중간 좋은 주제가 생각나면 <리다소장전>으로 엮고, 또 그 와중에 책을 새로 구입하면 그 이야길 하고, 책이야기만 하다 좀 심심해지면 내 이야기도 쓰고, 공모전 당선된 이야기도 올리니 소재가 너무 넘쳐서 곤란할 정도이다.


브런치는 블로그와 같은듯 또 다르다. 블로그와 달리 브런치는 "전문가들의 리그"라 글 하나를 쓸 때도 신중해진다. 작가가 되기 위한 진입장벽이 높았고, 한 번의 고배를 마신 후에 브런치 작가로 당선되서 더 애틋하다. 이곳엔 평소 구상하던 '공포문학'이나 '에세이'를 써보기로 했다. 이걸 누가 보겠어? 싶었는데 벌써 구독자가 40명이나 된다! 특히 공포문학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라이킷(공감)을 눌러줬다. 브런치는 나처럼 글쓰는 작가들이 대부분이라,  봐도 "이건 프로의 글이군"이라는 냄새가 물씬 나도록 다방면으로 공부중이다. 글쓰기 수업도 찾아보고, 문법공부도 수시로 하고 있다. 한 번 찾은 것을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웬만하면 인터넷 검색보단 사전을 찾아본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 집근처 학생교육문화회관 1층 로비에 있는 북카페에 왔다.  이곳은 카페를 이용하지 않아도 지역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그윽한 커피향과 고소한 빵냄새가 진동을 한다. 결국 참지 못하고 커피와 빵을 주문했다. 우선 이거 먹고, 이번주에 올릴 글들을 정리해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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