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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다 Jun 05. 2023

시장 보기 겁나네

달걀 하나도 벌벌벌 떨게되다

장보러 가기 전에 항상 메모를 해두고  그것만 산다. 오늘과 내일  해먹을지, 집에 없는것(쟁이는것이 아니고  써서 없는 ) 그때마다 써두고 장보러 가서 그날 저렴한 식재료, 신선한 것을 중심으로 구매한다. ​


오늘은 아이아빠가 당직이라 아이들 저녁과 간식, 내일은 나들이를 가게 되어 밖에서 사먹으니 딱 오늘 저녁과 간식, 내일 아침에 먹을 것만 사면 되었다. 아이들 반찬으로 먹일 소고기 장조림용 고기, 간식은 냉장고에 과일과 과자가 있어서 안사도 되고, 내일 아침엔 달걀과 바나나, 시리얼을 먹기로 하고 장볼것을 메모에 썼다. 고구마와 당근, 달걀, 우유, 소고기 장조림용 고기.


고기는 그램당 4,500원남짓(이전에 장 본 영수증에 적혀있었음)이니 300그램이면 충분할 것이고, 고구마는 3개, 당근 1개, 달걀 20개 유정란이 보통 1만원 정도... 다 쓰고 예산을 짜니 3만원이 넘었다. 고기를 빼더라도 채소와 달걀만 사는데 세상에..... 설상가상(!) 냉동실의 필수품 만두도 똑 떨어졌다. 간식으로, 식사로, 국 대신으로 가장 좋은 식재료라 만두는 늘 떨어지지 않게 두는 터라 꼭 사야했다.

장보러 가선 더 놀랐다. 당근은 1개 2천원, 고구마는 1키로에 5천원이다. 1키로라고 해도 우리가 먹는 고구마 3,4개가 들어있어서 이걸 사야했다. 만두를 사러 갔다. 1키로 기준 기본이 8천원, 9천원에 아이들이 먹는 물만두는 더 비싸다. 만두 두 종류를 담았는데 18,000원이 나왔다.


군것질, 생필품, 하다못해 내가 먹을 간식도 안사고 정말 "딱 먹어야할 식재료"를 샀는데 4만원이 넘었다.

집에와서 장본것을 꺼내니 "이게 4만원어치야?"싶다. 만두 두봉지, 고구마, 달걀, 소고기 장조림 고기...꺼낸것은 별로 없는데 4만원이란다. 어휴. 심지어 당근은 비싸서 사지도 않았고, 우유도 마트pb상품이 없고 2리터 플라스틱우유뿐이라 못샀다. 물가가 아무리 올랐다지만 아찔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홈플러스나 롯데마트에는 파격세일로 공산품, 생필품, 레토르트를 저렴하게 팔때만 간다(이런 마트는 식재료, 채소, 과일이 하나로마트에 비해 비싸고 포장이 과하다). 평소엔 한살림이나 하나로마트, 재래시장만 간다. 그래도  다녀오면 오늘처럼 한숨만 쉬어진다. ​


저녁에 달걀프라이를 하려고 도마위에 댤걀 두개를 올려두고 식사 준비를 하는데 둘째가 "엄마 내가 도와줄게"하고 도마를 끌어당기다 달걀 두개가 바닥에 떨어져버렸다. 앗차 하는 사이 달걀은 깨져서 온 사방에 달걀비린내가 가득하다. 둘째는 미안한 기색도 없이, "엄마 이거 내가 닦아줄게"하고 물티슈와 휴지를 들고 온다. 순간 아이의 안전보다 "아오 저 달걀 두개가 얼만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까운 달걀들!!! 거기다 아이가 달걀을 닦는답시고 물티슈며 휴지를 마구마구 뜯어 쓴다. "엄마가 할게 괜찮아"라고 겨우 어르고 달래야 "내가 엄마를 도와줬어"하고 박수를 친다. 달걀을 먼저 생각한 것도 미안하고, 그래도 엄마 돕겠다고 한 귀여운 실수라 "너무 고맙다"고 듬뿍 칭찬해줬다. 오늘은 그냥 달걀프라이없이 밥먹자 얘들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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