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다 Jun 12. 2023

하루에 300원 법니다

하는거 없이 바빠 보여도, 어쨌든 돈은 번답니다

매일 아침, 아이들 등원시키고 난 후 패드를 켜고 가장 먼저 가계부 정리를 한다.

아이폰은 가계부 어플과 연동이 안되어 일일이 내역을 복사해서 정리한 다음, 전날 내가 번 수입도 그러모아본다.


<나의 일일 수입 내역>

서베이링크: 총 51포인트(51원)

네이버 애드포스트: 249원

다음 브런치: 0원(의뢰 없음)

=총 300원


수입이라기엔 참 작디작은 금액이다. 어제 지출은 3만원이었는데 수입은 300원이다.


서베이링크는 어플 출석체크나 각종 설문조사에 참여하고 나면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그런데 이게 무조건 설문조사를 다 참여할 수는 없다. 참여대상이 안되는 경우도 많고, 하다가 중간에 끊기기도 한다. 출석체크는 1일 1회인데 1포인트 적립이다. 그래도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꾸준히 한지 5개월이 넘으니 매일 50원*30일=1,500원이 기본이고 설문조사 완료시에 작게는 400원에서 많게는 2,400원(평균 1,200원)짜리도 많다. 알람이 울리는대로 바로바로 몇 분만 시간을 내면 하루 천원씩 버는 날도 많다. 하루 5분정도의 시간으로 50원에서 2천원까지 수입이 생기니 꽤 괜찮은 어플이다. 난 자주 까먹어서 이따금 생각날때마다 해도 벌써 2만원 넘게 모아서 이를 환전해 아이들 간식도 사고, 커피도 마셨다. 그냥 흘러갈 5분을 잡아서 한푼이라도 생기니 시간이 돈이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네이버 애드포스트는 블로그 하고 한참 후에 알았다. 일명 "인플루언서', "파워블로거"들은 애드포스트로 월 몇백을 번다, 하루에도 수십수백건의 '애드포스트로 돈 버는 방법', '블로그로 월급쟁이 탈출'같은 전자책이 넘쳐나는걸 보면서 "나도 할 수 있을까?"싶었다. 하지만 월급은 커녕 전기세도 안나올 만큼의 금액을 보면 속이 쓰리다. 애당초 "돈을 벌어야지"라고 시작한건 아니었지만 금액으로 환산해서 보니 내 '글값'이 이렇게 형편없나 싶어 실소가 터진다. 태그를 어떻게 하라, 글은 1천자 이상을 써라, 이웃을 늘려라, 공감과 댓글이 중요하다, 어떤식으로 요령껏 써라 등등 애드포스트 금액을 늘리는 노하우와 꿀팁도 많다. 정말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하루에 한시간 정도 블로그를 하는 나로썬 엄두도 안날 일이다. 그저 가만히 있는것보다, 나혼자 습작해서 보관해두기만 했으면 1원은 커녕 돈도 안될 일인데, 블로그에 올려서 많은 분들의 이야기와 공감을 얻고, 1,2원이라도 돈이 들어오는것에 감사하고 있다.


브런치는 온전히 "내 글을 펼치는 공간"으로 만든 플랫폼이었다. 브런치는 진입장벽이 높은만큼 "브런치 작가입니다"고 말하는것에 은근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었다. 고수들만 가득한 이 공간에서 내가 뭘 해볼수있는건 없다, 나는 그저 꾸준한 글쓰기 루틴을 만들자는 목적을 가지고 다양한 글을 써서 올리고 있다. 그래서 참 여러주제로 글을 쓴다. 공포단편도 마음껏 올리고, 나의 마음속 이야기와 푸념도 퍼붓는다.


초창기 글과 지금 글을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을 했다. 꾸준한 글쓰기 습관과 글쓰기 공부 덕분에 각종 공모전에 응모해서 상도 받았다. (5번 하면 1,2건 당선된다) 브런치와 블로그 동시연재를 하고 있는데, 같은 글이라도 어떨땐 브런치쪽이, 때로는 블로그의 조회수가 더 많다. 한번도 비슷한 적이 없었다. 전문적으로 분석하진 않았지만, 브런치 인기글은 대부분 제목에 눈에 띄는 것이었고, 블로그는 정보성 글이 인기가 많은 편이다. 브런치로 당장 수입은 없지만, 브런치 글쓰기를 토대로 공모전에 응모해 당선되어 상금을 제법 받았다. 지난 금요일에도 모 은행에서 주관한 공모전에 당선되어 30만원의 상금을 받게 되었다. 상금을 브런치 수입으로 친다면-브런치 수입이 가장 쏠쏠하다.


지난달엔 블로그 글을 본 지인이 "혹시 내 일을 도와줄 수 있어?"라고 연락이 왔다. 최근 사업을 시작한 분인데, 사업하는데 홍보원고를 쓸 사람을 구하고 있던차에 내가 올린 글이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이라고 주5일 홍보글을 간략히 써달라는 것이다. 이전에도 관련 일을 했고, 앞으로도 글쓰기는 계속할 참인데다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아서 알겠다고 하니 뜻밖에 소정의 원고료로 급여를 주겠다고 했다. 딱 아이 유치원비와 미술학원비를 합한 금액이었다. 마다할 이유가 없어 바로 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직원으로 정식 채용이 되어 근로계약서도 쓰고 "재택직장인"이 되었다. 다음달 급여를 받으면 뭘 할까 설렜는데, 오늘 가계부 지출을 보니 다음달에도 생활비로 고스란히 나가야겠다. 그래도 덕분에 다음달에도 마이너스 적자는 면했다 싶어 기분이 좋아졌다.


오늘은 서베이링크에서만 1,200원을 벌었다. 운좋게 응모한 설문조사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여기에 서베이링크에서 일전에 한 폼클렌징 이벤트에 당첨되어 신상 폼클렌징도 하나 받았다. 새 제품을 받은것도 좋은데, 후기를 쓰면 추첨을 통해 커피교환권도 준다고 한다. 점심에 시장을 보고 들어오면서 한솥도시락 하나 사먹고 오려고했는데, 장볼 목록을 보니 오늘 당장 필요하지 않은 생필품들이라 내일 사러 가기로 하고 재빨리 패드를 켜고 폼클렌징 사진을 찍었다. 한솥도시락 3천원 사먹지 않고 5천원 커피 교환권을 받았다. 그깟 커피교환권 돈 주고 사먹으면 될걸 싶지만 나에겐 더 값진 성과다.  내일 장 보고 들어오면서 커피사마셔야지 :)  <끝>


매거진의 이전글 명함받은 썰푼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