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 아니고 ‘새해’
한국 민속 대백과 사전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음력설을 구정이라고 부르는 방식은 일제강점기에 도입된 것으로 보이는데, 새로운 설이 아닌 오래된 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인들의 전통적인 시간관념 아래, 새해는 음력에 근거하여 시작되었다. 음력에 기반한 전통적 시간체계는 1896년을 기하여 공식적으로는 양력을 따르게 되었다.
양력설이 한국인들의 일상생활에 좀 더 체계적으로 도입된 것은 일제에 의해서였다. 일제는 자신들의 시간 체계에 맞는 양력설을 새롭고 진취적이라는 의미에서 신정으로 부르고, 피식민지인인 한국인들이 쇠는 음력설은 오래되어 폐지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구정으로 불렀다. 일제가 전통 설을 지칭한 구정이라는 명칭은 일제의 양력설 정책을 답습한 해방 후 한국 정부에 의해서도 사용되었고, 그 사용이 장려되기도 했다.
음력설은 해방된 뒤에도 공무원이나 일부 국민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국민들이 새해를 맞고 차례를 모시는 날이었음에도 정부는 1985년에서야 ‘민속의 날’이라는 명칭으로 음력설을 하루만 공휴일로 지정하였다.
1989년에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여 음력설을 설날로 개칭하고 전후 하루씩을 포함하여 총 3일을 공휴일로 지정하였다. 이로써 전통 설은 구정이라는 낙후된 이미지를 벗을 수 있었고 구정이라는 단어는 이제 일상적으로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신정은 일제강점기 때 민족 명절인 설을 없애 민족성을 짓밟기 위해 개화니 신문물이니 하는 그럴싸한 이유를 붙여 만든 말이다. 구정 역시 신정과 함께 만들어지며 설은 구시대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말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두 단어를 안 쓰려고 하고 이 시기가 되면 SNS에도 꼭 올려 알리고 있다.
위 문헌 마지막 문장이 언제 쓰였는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신정 구정이 너무도 당연한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
모를 수 있다. 알려주지 않았으니까.
이제 알게 되었으니 다가오는 ‘설날’을 더 입으로 뱉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