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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하

아주 보통의 하루

by 은주리

“안녕하세요?”

“안녕하셨죠? “

“안녕하신지요?”


안녕을 묻기 조심스러운 요즘이다.

역사책에서나 배우던 계엄령이라던가

영화에서나 보던 비행기 폭발이라던가.

매일이 트루먼쇼 같은 요즘이다.


한밤 중 뉴스를 보며 가장 먼저 한 생각은

‘다음 주에 수술 결과 들으러 병원 가야 하는데 갈 수 있나?’

였다.

별것 아닌 일상이 불투명해졌고 흔들리고 있었다.

당사자들은 별것 아니라 치부하는 그날 때문에.


후배의 SNS에서

‘저희 가족은 너무나 길고 힘든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기도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라는 글을 보았다.

가까운 친척이 참사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었다 한다.

언제나 누구든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일이었다.


지금도 믿기지 않는 유방암환자 딱지를 달고부터는

여러 일들이 운이 나빠서가 아니라

그냥 내 일이 될 수 있음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일까?

더욱 안녕을 물을 수 없는 요즘이다.


부디 즐겁게 안녕을 전할 수 있는 날이

안녕이 다시 당연할 수 있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모두,

안녕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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