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왜좋
� 좋음 / ⭐ 3.5
한줄평 : 가이리치 살아있네
1. 가이리치 스타일의 귀환
가이리치 감독은 자신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을 가진 감독이다. 1998년 그의 데뷔작 락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부터 약 20년동안 찍은 8편의 장편영화는 모두 '가이리치 스타일'의 영화였다.
2017년 그는 '가이리치 스타일'이 아닌 영화 '킹 아서'를 찍었다. 가이리치 스타일을 기대하는 팬들은 당황했고, 영화 또한 만족스럽지 못했다. 2019년 그는 또 한번 '가이리치 스타일'이 아닌 영화 '알라딘'을 찍었다. 다행히 알라딘은 가족 오락 엔터테인먼트 영화로써 만족스러웠지만 가이리치 스타일을 기다렸던 팬들에게는 이제 '가이리치 스타일'의 영화는 더 이상 나오지 않는가? 라는 대한 의문을 남겼다.
그러던 그가 2020년 내놓은 '젠틀맨'은 완벽한 '가이리치 스타일'의 귀환작이었다. 4글자로 영화를 평하자면 '살아있네~' 라고 할 수 있었다.
2. 귀환만 한게 아니다. 발전도 했다.
'가이리치 스타일'의 영화이기 때문에 예전 영화들과 똑같은 패턴이 반복된다거나 자가 복제한다와 같은 느낌도 있다. 전성기만큼의 신선함이나 청춘스러움도 적다. 하지만 나는 영화 속에서 약간의 발전된 모습을 보았다. 68년생의 데뷔 후 30년이나 된 감독이어서 자칫 올드할 수 있지만 나름 시대의 흐름에 맞추려는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주된 예가 유튜브 플랫폼을 플롯의 장치로 활용했다는 것이었다.
또한 남성 주인공들만 등장했던 이전 영화들과는 달리 강렬한 여성 캐릭터(주인공의 아내 역할)가 등장하여 빌런과 맞선다는 설정도 발전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가이리치 스타일'은
- 서사 : 여러개의 플롯을 두고 플롯끼리 인과관계를 엮어놓은 뒤 퍼즐을 맞추듯 플롯이 진행된다. 주로 범죄를 준비하고 실행하다 변수를 만나 예기치 못한 전개가 펼쳐지고, 주인공이 고충을 겪다 극복하는 내용이다.
- 장르 : 범죄영화 장르이지만 무겁지않은 블랙코미디이다. 예를 들면 사람이 옥상에서 떨어져도 '이런 쉿!' 한마디면 된다. 어떤 평론에서 본 이 문장이 딱이다. '폭력의 세계에 갇힌 인물들끼리 비정함의 논리보다 비틀린 웃음을 길어 올린다.'
- 캐릭터 : 게이리치라는 별명답게 화려한 남자 배우들이 등장하여 멋짐을 뽐낸다. 캐릭터마다 독특한 외골수적 성격적 특징이 있고 외모와 의상 또한 개성있고 뚜렷하다.
- 대사 : 쿠엔틴 타란티노 만큼은 아니지만 등장인물들 모두 한 말빨하며 재치있는 대사들을 구사한다.
- 배경 : 런던풍의 칙칙하고 고전적인 배경이다.
- 연출 : 뮤직비디오 감독이어서인지 독특하고 화보같은 앵글이 사용된다. 슬로모션을 쓰다 갑자기 스피디하게 진행이 되는 등의 역동적이고 화려하며 변칙적인 편집이 사용된다. 앞선 모든 것들이 합쳐져 스타일리쉬하다는 인상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