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것에 대한 미련이 유독 심했던 시기가 있었다.
스물 하고 셋, 크고 작은 많은 것들이 아쉬웠다.
처음 타지에서 지냈던 집을 떠나 다음 집으로 이사가는 것, 친구들이 하나 둘씩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는 것, 심지어 가장 좋아 하던 강가의 강물마저 나를 떠나가는 것 같이 느껴지던 때였으니.
그 당시 나는 유학생이었다.
유럽의 작고 정많은 나라, 아일랜드에서.
가는 모든 것이 싫었다. 나를 아프게 하니까.
이사를 하면 꼭 내 추억 전부를 두고 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떠나가는 친구들을 보면 꼭 내가 홀로 남겨진 것만 같이 느껴졌다. 흐르는 강물을 보며, 강물 그 자체가 아름다운 것인지 주변 풍경이 아름다운 것인지 그러다 문득 근데 왜 너마저 날 떠나니, 이런 시덥잖은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 시절 나는, 오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몰랐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무언가를 마주하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를.
나에게 왔던 것들이 다른 곳으로부터 떠나온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또한 그것이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가는 것과 오는것
세상 그 무엇도 영원한 것은 없기에.
그렇기에 지금 부터라도 순간을 더욱 아름답게 보고, 행복하게 감사하며 살아야지.
나로 부터 가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오는 것이 될수도 있으니까.
밝은 얼굴로 그들을 보내고 또 맞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