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에세이

그냥 내 말이 맞아!

왜 그들은 싸우나..

by Han

아니.. 그건 네 생각이고...

그게 말이 되냐?

완전 꼰대네...


수많은 크고 작은 싸움이 오늘도 사방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친목, 파벌, 집단이 문제였다면, 최근에는 아예 개개인이 서로 반목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전에는 커뮤니티에서 찬성과 반대의 싸움이었다면, 지금은 아예 개개인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수많은 방향으로 싸움의 가지가 뻗어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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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하던 게임이 있습니다. 이 게임은 5명이 한 팀을 이루어서 진행되는 방식이죠.

우리 팀 2명이 상대팀 2명과 전투가 벌어집니다.

1명은 공격적으로 싸움을 시작하고, 1명은 수비적으로 싸움을 시작합니다.

결과는 패배. 그 둘은 서로 강력한 주장을 하며 말다툼을 벌입니다.

사실 정답은 없습니다. 둘 다 공격적으로 싸움을 했다가 2명 다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지도 모릅니다. 둘 다 수비적으로 싸움을 했다가 굳이 주지 않아도 될 이득을 상대편에게 넘겨줄 수도 있죠.

반대로 둘 다 공격적으로 해서 최고의 이득을 가져올지도 모릅니다. 둘 다 수비적으로 싸움을 해서 리스크 없는 이득을 챙겨갈 수도 있죠.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로우리스크 로우 리턴. 사람마다 성향은 다르고, 주어진 상황과 판단 역시 다릅니다. 이런 각각이 10명이 모인 게임입니다. 당연히 하나의 결과를 가지고 저마다의 생각으로 난장판 싸움이 벌어집니다.


10명이 하는 게임이 아니라, 5174만 명이 하는 게임이라면?


그야말로 지옥이 따로 없겠군요. 하지만 의견이 다르다고 늘 싸움으로 번지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양보를 하고, 누군가는 무시를 하고, 누군가는 설득을 하죠.

계속해서 싸움이 일어나는 것은 이런 사람들의 수가 줄어들고, 싸움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네요.


왜 그들은 계속해서 싸울까요?

왜 그들은 늘 화가 나 있는 걸까요?


무언가가 그들을 이기적으로 바꿔놓은 걸까요?

아니면 내가 이 세상의 주인공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상대에게 밀리는 순간 패배자가 될까 봐 겁을 내고 있는 걸까요?


혹시 이전에는 목소리를 못 내던 사람들이 점차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세상이 되어서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일어나는 불협화음일까요?

그렇다면 오히려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최근 들어 많이 접하게 되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틀딱, 꼰대

요즘 세대를 일컫는 mz세대도 있겠네요.


뭐 이전에도 밀레니엄 세대, x세대, 무슨무슨 세대..

시대가 지나감에 따라 그 시대의 특정 세대를 묶어서 네이밍을 하고는 했죠.


그런데 요즘에는 아예 특정 세대를 비하하는 용도로 네이밍을 하기도 합니다.

세대 간의 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사실 세대간이라고 하기에는 같은 세대 간에도 이 용어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나에게 잔소리를 하는 사람을 틀딱, 꼰대 이런 용어로 부르다가 젊은 꼰대 같은 아예 같은 세대, 혹은 더 어린 세대들에게도 비하적인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죠.


결국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행동을 가지고 판단을 한다는 건데, 이 행동 역시 그냥 나에게 안 좋은 소리를 하면 이런 용어들을 붙여버립니다.


누군가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다른 말을 듣는 것을 싫어하고,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들이 발현되면서 나타나는 사회 현상이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이전에는 힘없고, 능력 없으면 당해야 하는 세상이었다면, 지금은 약자의 편에서 싸우는 것이 미덕이 되어가는 세상이 되고 있어서 약자 입장을 이용하는 것일 수도 있죠.

자존감을 지켜내기 위한 자아가 고집이라는 이름으로, 편협한 마음으로 변질된 것일 수도 있고요.


반면에 이런 상대를 이해해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남의 말을 먼저 들으려고 하고, 어떻게 하면 기분 나쁘지 않게 상대에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까 고민하는 사람들 말이죠. 다만 요즘 세상은 남의 말을 듣는 사람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그 사람의 신중한 말 한마디는 왜곡되고, 변질되어 다른 뜻으로 상대에게 전해지기도 하고, 가장 선한 마음을 가진 이가 가장 많이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결국 싸우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 크나큰 싸움터에 뛰어들게 됩니다.


문득 커뮤니티를 하다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글이 불필요한 싸움을 만들고 있는 것 아닌가? 나는 싸움에 참전하고 싶은 건가? 그런 생각이 들 때는 잠시 쓰던 글을 멈추고 상대의 입장을 들여다봅니다. 이해 못 할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는 일리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는 내가 쓰던 글을 다시 들여다봅니다. 이 글이 저 사람한테는 어떻게 읽힐까? 내가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가 내가 이기기 위해서인가? 상대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인가?

결국 쓰려던 글은 삭제하고, 페이지를 닫습니다.


어쩌면 좀 더 완곡한 표현으로 글을 고쳐서 의견을 전달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자기 전에 누워서 '그 말을 했었어야 했는데..'라며 아쉬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불필요한 정신 소모와 감정 다툼을 미연에 막아내었다는 뿌듯함에 안 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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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오늘도 수많은 싸움터에서 저마다의 싸움을 하고 있는 분들이 아주 잠시만 자신이 지금 뭘 하고 있는 건지, 또는 상대방이 왜 이러는 건지. 멈춰 서서 밝은 마음으로 바라봐주시면 조금은 더 화기애애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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