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과 좌절, 그리고 재도약의 연대기
1950~60년대 초창기 AI는 논리·규칙 기반(symbolic AI) 접근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알고리즘에 사람이 만든 지식을 ‘규칙(if-then)’으로 입력해 문제를 풀게 하는 방식이다.
- 1957년: 로젠블랫(Frank Rosenblatt)의 퍼셉트론(Perceptron) -> 최초의 신경망 개념 제안
- 1960년대: 초기 언어 이해 프로그램 ELIZA, 체계적 문제 해결 프로그램 General Problem Solver(GPS)
이들은 당시로선 혁명적이었지만, 데이터와 연산 자원이 부족했고 세계 지식을 포괄할 수 없었다.
AI는 어린아이의 지능조차 흉내 내지 못했고, 기대에 비해 성과가 미미했다.
1970~1980년대 초반, 투자자와 정부는 “AI가 당장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약속이 과장되었음을 깨달았다.
연산 능력·데이터·알고리즘 모두 한계에 봉착하며 AI 연구 자금이 급감했고, 이를 ‘AI 겨울(AI Winter)’이라 부른다. 이 시기 AI는 기대의 기술에서 실망의 기술로 전락했다.
- 1969년: 퍼셉트론의 한계가 지적되며 신경망 연구가 사실상 중단
- 1973년: 영국 라이트힐 보고서(Lighthill Report) → AI 연구에 대한 정부 지원 대폭 축소
1980년대 들어, AI는 좁은 영역에 한정된 지식 기반 시스템(Expert System)으로 부활했다.
의학·회계·엔지니어링 등 한정 도메인에서는 인간 전문가 수준의 성능을 보이며, 기업용 AI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대표 사례: MYCIN (감염 질환 진단), XCON (DEC사의 컴퓨터 구성 지원 시스템)
그러나 유지비용과 지식 입력의 한계로, 범용화에는 실패했다.
이 시기 AI는 여전히 ‘사람이 규칙을 넣어줘야 작동하는 기계’에 머물렀다.
1990년대 중반, AI는 새로운 방향을 찾았다. 지식을 사람이 코딩하는 대신, 데이터에서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 주류로 떠올랐다. 통계학·확률모형·최적화 이론이 AI에 결합되며, 학습 기반 AI라는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났다.
- 1997년: IBM 딥블루(Deep Blue), 체스 세계 챔피언 카스파로프 격파 → 상징적 전환점
- 2011년: IBM 왓슨(Watson), 퀴즈쇼 ‘제퍼디!’ 우승 → 자연어 처리의 진보 입증
진짜 전환점은 2012년이었다.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 연구팀의 딥러닝 기반 AlexNet이 이미지넷 대회에서 오류율을 절반으로 줄이며 우승했다. 이 사건은 ‘현대 AI 붐’의 방아쇠였다.
- GPU의 병렬 연산 능력
-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 스마트폰·인터넷을 통한 대규모 데이터 축적
이 세 가지가 결합하며, 심층신경망(Deep Neural Networks)이 폭발적으로 발전했다.
이후 딥러닝은 음성·영상·언어·추천·자율주행·의료진단 등 전 산업에 스며들었다.
- 2016년: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AlphaGo), 바둑 세계 챔피언 이세돌 9단을 4:1로 격파
- 2022년: 오픈AI ChatGPT, 대화형 초거대 언어모델(LLM), 출시 2개월 만에 1억 사용자 돌파
최근(2024~2025년)에는 멀티모달 AI가 등장했다. 텍스트·이미지·영상·음성을 동시에 처리·생성하며, 인간의 업무 환경 전반으로 깊숙이 진입하고 있다.
- 마이크로소프트 Copilot, 오피스365 전반에 통합, 회의 요약·보고서 작성 자동화
- 구글 Gemini, 이미지·음성·코드까지 다루는 범용 AI
- 오픈AI Sora, 텍스트로 영화 수준의 영상 생성
과거의 AI가 연구실 속 기술이었다면, 오늘날의 AI는 현장 속 동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