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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섭 May 19. 2019

글, 글, 글

무언가를 기록한다는 것에 대하여

 선후관계가 어찌 되는 걸까? 작년 12월에는 제법 많은 글을 만들었다. 마치 중독되어 버린 것처럼, 지금은... 결코 아니다. 지난 목요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자기소개서가 있었다. 고민의 시간이 길었고, 금방 해치워버렸다는 말을 했다. 


 2019년 상반기 자기소개서를 쓰기 시작한 후, 고민이 생겼다. 처음엔 무슨 말을 써야 할까였다. 어떻게 나를 어필해야 이 회사에 들어갈 수 있을까? 사실 몇 가지 생각이 있었고, 지난 과거의 남긴 경험이 도움이 되었다. 이야기로 쓸 소재가 적지 않았다. 요리로 치면 사용할 재료가 많았다.


 그 언젠가 화장품 마케터가 되어보겠다고 시작한 글쓰기가, 그 언젠가 자존감을 붙잡기 위해 시작한 글쓰기가, 그 언젠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정리하기 위해 시작한 글쓰기가 대부분 중단되고 있다. 비정기 연재라는 말이 어울리는 나의 글들은 기승전 그리고 행방불명이다. 


 덕분에 글을 쓰는 게 무척 어렵거나 하지 않다. 어찌 되었건 수백 가지의 이야기를 글로 해봤으니까. 사실 조금의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2018년 인턴을 두 번 했는데, 그중 존경하는 부장님이 계셨다. 또, 우리 부서에서는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격려하고, 신기하게 생각해주셨기에 당시에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때 쓴 글이 '당신을 위한 식탁'이다. 근데 아직도 나는 인사조차 드리지 못하고 있다. 12월의 마지막 달콤한 케이크를 남기고 갔던 과거와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그 자신감을 잃어가면서, 의심하기 시작했다. 물론 생각이 드는 것이고, 실제로 그렇지는 않다. 대신, 상반기 몇 개의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부끄러웠다.


 원하고, 얻고, 상실하고, 절망하고, 기뻐하고. 감정이 요동친다. 마음이 가라앉는다. 글이 사라지고, 잊힌다.


 축제기간이 지나고 조용해진 도서관에서 혼자 나올 때면, 묘한 기쁨이 생긴다. 언젠가 내가 이렇게 했을 때처럼 다시, 또 내가 원하던 결과를 얻을 수 있겠지. 오늘도 자기 최면의 글을 남긴다. 


 이 글은 파란색이 보고 싶어서 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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