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를 쓰다 ⓵ - 나는 나로 살고 있을까

by 세헤라자데




강릉시청 2층 211호 강의실, 강릉책문화센터 프로그램 수업의 첫 시간이다. 프로그램은 〈오늘, 나를 쓰다〉. 란 주제를 가지고 수업이 진행된다. 김민희 작가 인터뷰 집 「어른의 말」이란 도서로 수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첫 수업은 시대의 지성 이어령 선생님과의 인터뷰 “나다움”이다.

나다움이란 무엇일까?. 내가 나의 나다움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있었을까?.

부모님께는 착한 딸로, 학교에서는 모범생으로, 사회에서는 유능하고 성실한 직장인으로, 가정에서는 좋은 아내와 엄마로 살기 위해 무던히도 애썼던 시간의 결과물이 오늘의 “나”이다.


지극히 평범한 나는, 튀는 것보다는 무난한 것을, 앞서는 것보다는 모두와 함께 가는 것을 택하며 살았다. 글을 쓰며 살고 싶었지만, 주어진 환경이 그렇지 못하면 그 환경에 나를 맞추며 살았다.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던 나는 지난 20여 년을 매일 책과 더불어 지내는 직업을 가졌지만 뒤돌아보니 거의 책을 읽지 못하고 쓰지도 못하며 지냈다. 무수히 많은 책의 제목을 접하며, 간혹 좋은 책들은 읽기도 했지만 책과 나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 갔다. 그러는 동안 TV, 동영상 공유 서비스인 유튜브와 숏폼 등 미디어에 점점 노출되어갔다. 퇴근 후 피곤하다는 이유로 소파에 푹 파묻혀 멍하니 화면을 응시하며 시간을 죽였다. 그래도 나는 지식과 교양을 두루 섭렵하는 사회문화예술과 미술 문학 역사 쪽 콘텐츠를 골라서 본다는 교만함이란 함정에 빠져 내가 가는 방향의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였다.


그러면 나는 나로 살고 있었을까? 나로, 나다움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예전의 나는 밤새워 책을 읽고, 깊이 생각하고, 책 속의 문장들과 의미를 나의 것으로 만들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뉴스와 유튜브에서 전문가들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과 무수히 많은 매체들에서 흡수한 것들이 내 생각인 양 내입을 통해서 나오고 있음을 깨닫는다. 이것이 나를 표현하는 나다움이라 할 수 있을까.

미디어는 나의 노력과 수고 없이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것인데 여러 잡다한 것들을 흡수한 나는 나의 수준을 착각하며 살고 있다.


인생 1막을 정리하고 이제 인생 2막을 다시 시작하는 시점인 요즘


“지금 하는 그 생각, 진짜 자네 머리로 하는 것 맞아?”

“하루를 살아도 자기 머리로 살아야 해”

-어른의 말 中 이어령선생님 편-


위 문장을 읽는 순간 뒤통수를 몽둥이로 한 대 세게 맞은 느낌이다.

꿈과 이상, 정체성을 가지고 내가 되어가는 존재, 나다움을 추구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시도하는 사람이고 무언가가 되어가는 존재라고 말한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에 빗대어 보면 나는 거의 로봇처럼 하루하루를 구별됨 없이 흘러가는 시간에 나를 던져놓고 살아가고 있었던 것 같다.


똑같이 생긴 벽돌로 쌓은 벽돌담 속의 벽돌 한 장 같은 나이지만, 찌그러진 돌이라도 이 세상에 그 돌과 똑같은 것은 단 하나도 없는 돌로, 만약 그 하나의 돌이 없어진다면 이 지구에서 그 돌은 사라지고 나도 사라지는 그런 돌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책을 읽고 생각을 깊이하고 사물과 사람을 바라볼 때 세상이 따라오라고 손짓하는 그 방향이 아니라 무엇이 옳은지, 옳은 방향은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인지를 스스로 판단하는 나, 인생 2막에서는 온전한 나다움으로 내가 되고 싶은 나를 설정해 놓고, 내가 되어가는 나로 살아갈 수 있기를 믿어본다.



작가의 이전글기억 저편의 사랑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