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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디대디 May 06. 2023

꼭 필요한가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네이버 국어사전


“여보 내가 오늘 회사에서 티타임 가지다가 충격 먹은 게 뭔지 알아?”

“뭔데?”

“오늘 나랑 대화했던 사람들이 대부분 꿈이 없데!”

”그게 뭐가 어때서? “

“그게 뭐가 어때서라니,”

“꼭, 꿈이 있어야 돼?”

“아니 꿈은 뭔가 되고 싶은 희망 같은 거잖아

보통은 그런 게 다 있어야 정상 아니야?”

”꼭 그런 게 필요한가. 모르겠네. “

“아니 그럼 어떻게 살아? “

“그냥 하루하루 내 삶에 충실하면 되는 거지.

 꿈같은 게 필요해? “


지난밤.

엊그제 먹다 남은 족발을

냉장고에서 꺼내어 전자레인지에서 적당히 돌려

따끈해진 상태로 널찍한 접시에 올려놓고

최근에 산 와인을 따 와인잔에 잔뜩 채워

너 한잔 나 한잔 하던 오후 7시의 대화다.


꿈이 없이 하루하루를 충실히 사는 건

도대체 어떤 의미 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적어도 나에겐

꿈이 없다는 말은 인생의 목표가 없다는 말처럼

들렸다.


목표가 없이 하루를 충실히 산다는 건

마치 눈을 가리고 산을 오르는 것 과 같다.


힘들게 정상에 도달했을 때,

그게 저 산이던 이 산이던 상관하지 않겠다

라는 말이다


‘산은 산이오 물은 물이로다’

뭐 그런 태도일까?


“나는 꿈이 없어.”

“나는 꿈을 잃었어.”

정도는 이해가 된다.


누구나 한 번은 찾아오는 인생의 방황기에

나도, 꿈을 잃었던 적이 있었으니까

그 정도는 이해가 된다.


꿈이 필요하냐니,

신선한 충격이었다.


“꿈 없이 어떻게 살아? 목표가 없는 거 아닌가? “

“꿈 없이 왜 못 살아? 그리고 꿈을 못 이뤘을 때는? 또 꿈을 이루고 나면 행복할까?”

“당연하지. 말 그대로 꿈이잖아. 나는 행복할 것 같은데. 꿈을 못 이뤄서 문제지. “

“그 뒤에는? 허무하지 않을까?”

“또 새로운 꿈이 생기겠지”

“결국 반복이네.”

“그렇지.”

“나는 잘 모르겠다.”

나도 더는 모르겠어서, 화제를 돌려버리고 말았다.


하긴,

꿈의 사전적 정의에 이런 것도 있다.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


분명.

헛된 꿈은 사람을 피폐하게 만들고 좌절하게 만든다.

영화 ‘아마데우스’의 살리에르 같은 경우도

있을 수 있는 법이니까.

(실제로 살리에르가 모차르트에게 열등감을 느꼈는지 여부는 차치하고)


결국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선택하는 문제처럼

이 문제도 정해진 답은 없는 것 같다.


참 슬픈 일은


‘꿈.

그게 참 뭐라고.

좀 없으면 어때, 난 문제없어 ‘

라고하고 싶어도


나란 인간은 애초에 그렇게 작동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헛된 꿈이 되지 않도록

입으로만 꿈을 말하는 사람이 되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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