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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디대디 Apr 08. 2023

보통의 재능

중학생 때였나,

아파트 단지 안에 새로 생긴 학원에는

학생들의 뇌 발달 정도를 먼저 체크하고 맞춤형으로 학습을 지도하려는 

목적으로 뇌파측정기 같은 기계가 있었다. 


매일같이 속을 썩이는 남편 때문인지,

집안형편 때문에 대학진학을 못 한 한 때문인지,

자식에게 남다른 학구열을 지니셨던

어머니 손에 이끌려 나도 테스트를 해봤다.


“신기하네요. 좌뇌와 우뇌 발달정도가 딱 5:5로 나오네요.”

몇 번을 해봐도 정확히 반반이 나오는 기계를 보며

나도 그리고 어머니도

영 신뢰가 가지 않아 결국 그 학원등록은 하지 않았지만


25년이 훌쩍 지나버린 지금, 돌이켜보면

이과, 문과를 통 틀어 어느 것 하나 뛰어나게

잘하는 게 없는 나를 돌이켜보니

그때 그 기계가 마냥 돌팔이는 아니었던 듯하다.



어느 유투버가 그랬다.

바야흐로 ’ 단군이래 가장 돈 벌기 좋다 ‘고.

확실히

좋은 대학교를 입학하고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성공의 방정식이었던

옛날과는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요즘은

누구나, 남들과 다른 특출 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면

그 재능을 뽐낼 수 있는 '마당'이 있다. 

유식하게 플랫폼이라 부른다.


유튜브, 카카오 페이지, 네이버 웹툰, 브런치 등

바야흐로 현세는 플랫폼의 춘추전국 시대다.


누구나, 재능이 있다면

post 페이커

post 대도서관

post 기안 84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단군이래 가장 돈 벌기 쉽다는데

왜 내 주변에는 별로 찾아보기 힘든 걸까.


잘 차려놓은 상에 숟가락을 얹고

밥을 맛있게 양껏 먹을 수 있는 것은 결국

이전이나 지금이나 특출 난 재능을 가진 ‘소수’다.


그러나 다행히도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의 취향도 다양해서

‘레드오션’처럼 보이는 분야도

분명 파고들 ‘니치마켓’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그 니치마켓이라는 게

독특하면서 어느 정도의 대중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므로, 찾아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조금 독특한 취향이

과연 대중에게 먹힐지를 알기는 쉽지 않다. 


결국, 내가 가진 보통의 재능이 

속된 말로 '먹히는'재능인 지는 까봐야 안다.  



오늘도

골방에 앉아 또는 거리에 나와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을 

모든 보통의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응원한다. 


뭔가를 꾸준히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당신은 프로 재능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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