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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징구리 Aug 21. 2021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행군”

   행군할 때 우리는 계속해서 앞의 사람을 따라갑니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도 모릅니다.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앞사람 발을 계속해서 바라보면서, 행렬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한 걸음씩 내딛다 보면 어느 순간 목적지에 다다르게 됩니다. 내가 지금 어디로 가는지, 또 내가 지금 어디인지도 몰라도 괜찮습니다. 졸면서 가도 됩니다. 어떻게든 앞을 걸어가는 그 사람을 계속해서 바라보고 그를 따라서 가다 보면, 우리는 내가 쉴 수 있는 그 목적지에 도달하게 됩니다.


   행군을 할 때 온갖 생각이 듭니다. 엄청 아픈 어깨와 다리는 계속해서 나에게 주저앉으라고 이야기합니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많이 듭니다. 굳이 왜 이렇게 힘들게 걸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듭니다. 계속되는 걸음에 졸리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바라봐야 할 것은 앞사람의 발입니다. 힘들어도 그를 계속해서 따라 한 걸음씩 내디뎌야 합니다. 다른 데 눈을 돌려서는 안 됩니다. 그랬다가는 논두렁에 빠질 수도 있고, 그 대열에서 벗어날 수도 있습니다. 앞선 사람들을 따라가는 것, 그것이 내가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 인도하는 사람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함께하는 사람들 응원의 힘으로 끝까지 걸어가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내가 쉴 수 있는 장소, 또는 내 마음의 안식처에 도착할 수 있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는 결코 혼자 걷는 것이 아닙니다. 주변의 좋은 분들과 함께 그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나에게 지워진 무게로 인해서 계속 쓰러질 것 같아도, 설사 그것이 나를 죽음으로 내모는 것같이 여겨질지라도, 계속해서 일어나고 또 일어나서 자신에게 주어진 그 길을 걷습니다. 그 길에서 그들은 우리에게 기도하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그 길을 끝까지 걸어갈 수 있도록 말이죠. 우리는 혼자 걷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지금 내가 딛는 한 발짝 한 걸음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목적지에 데려갈 것입니다.




                                       *작은 행복, 사진(휴대폰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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