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센트”
사람은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갑니다. 인간, 사이 존재인 우리는 관계를 맺으면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사람입니다. 관계 안에서 우리는 나를 바라볼 수 있으며, 관계하면서 나를 찾게 되고, 관계하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다른 어떤 것과 관계하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간에 말이죠. 관계는 우리가 살아가는 본질적인 요소입니다. 반대로 나를 지어내는 관계가 때로는 힘들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서로의 마음이 달라서, 서로의 이해가 맞지 않아서 관계는 우리에게 긍정적으로 다가오기도 동시에 삶의 짐으로서 여겨집니다. 원활한 인간관계 속에서 서로 사랑하고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면 천국을 살아간다고 느껴지지만, 서로 불화하고 미워하며 원수를 맺고 살아가게 되면 스스로 지옥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좋은 관계가 아니라 싸우고 오해하고 배신하고 살아가는 나쁜 관계들입니다. 좋은 것은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이에 비해 나쁜 관계는 나에게 상처를 입힙니다. 내 몸이 좋을 때 그것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고 지내지만, 손가락 하나라도 다치게 되면 그것에 온 정신이 아픈 곳에 있는 것처럼 말이죠. 나에게 나쁘게 다가오는 그것은 계속해서 내 마음을 건드립니다. 우리는 그것에 얽매여서 자유롭지 못하게 지냅니다. 눈치를 보고, 눈치를 보고 또 눈치를 보면서 말이죠.
그것에서 자유롭게 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용서’입니다. 용서가 무엇일까요?
우리는 흔히 ‘~하면 용서해주겠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돈을 갚으면, 용서를 빌면, 죄의 값을 다 치르면… 하지만 그것은 거래이지 용서가 아닙니다. 그 사람의 죄가 아닌 그 사람을 바라보고, 그 사람을 내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용서입니다. 어찌 보면 사랑보다도 더 큰 힘이 필요할 것입니다. 나와 맞지 않는 그 모습까지도 받아들여야 하니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모두는 다 다릅니다. 그러기에 서로를 잘 이해해주지 못합니다. 그리고 의견 차이로 인해서 다투게 됩니다. 그 다툼은 서로에게 상처로 다가오게 됩니다. 자신만의 모양을 한 콘센트로 서로에게 맞지 않는 구멍에 서로의 것을 넣으려고 합니다. 서로가 좋은 것을 주기 위해 연결하려고 하지만 서로는 상처를 받습니다. 모두가 아프기 때문에 서로는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서로를 내치면서 지내려고 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면서 살아갑니다.
이런 입장에서 우리는 또한 같습니다. 모두는 상처에 아파합니다. 모두는 이해받고 싶어 합니다. 내 상처를 어루만져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상처를 이겨낼 힘이 우리에게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용서하기 위해서는 나의 마음 역시도 살펴야 하고 타인의 마음도 어루만져 줘야 하는데, 내 마음을 바라보기도 너무나도 힘듭니다. 아파서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해도, 계속해서 쓰라린 내 마음은 나를 가만두지 않습니다. 작은 상처에 너무나도 아픕니다. 아프면 몸을 움츠리는 것처럼, 내 마음도 움츠려 있습니다. 다른 이들을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말이죠.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또한 같습니다. 모두는 상처에 아파합니다. 모두는 이해받고 싶어 합니다. 내 상처를 어루만져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상처를 이겨낼 힘이 우리에게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용서하기 위해서는 나의 마음 역시도 살펴야 하고 타인의 마음도 어루만져 줘야 하는데, 내 마음을 바라보기도 너무나도 힘듭니다. 아파서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해도, 계속해서 쓰라린 내 마음은 나를 가만두지 않습니다. 작은 상처에 너무나도 아픕니다. 아프면 몸을 움츠리는 것처럼, 내 마음도 움츠려져 있습니다. 다른 이들을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말이죠.
관계하면서 생겨나는 여러 어려움과 그에 따른 피해들로 인해서 우리는 잘 용서하지 못하면서 살아갑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다 같습니다.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상처 받은 나약한 인간입니다.
분명한 것은 서로 다른 사람을 받아주기 위해서 우리는 아프지만 용서해야 합니다. 화해와 일치를 위해 요구되는 유일한 것이 용서입니다. 용서하게 될 때,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내 눈에 씌웠던 악의 시선을 지우는 것이 용서입니다. 용서하게 될 때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줄 수 있는 그 힘. 용서입니다. 용서하십시오. 지금 나의 마음을 움켜쥐고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내려놓으십시오. 스스로 그 집에서 벗어나십시오. 용서를 통해서 타인의 진짜 모습을, 그리고 진짜 자신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내가 없는 나, 유화물감, 캔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