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사람

“내 삶의 주인공”

by 아름다운 징구리

우리는 모두 인생을 삽니다. 그런데 누구는 살아있고, 또 누구는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살아있습니까? 아니면 살고 있습니까? 살아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내’가 주인공이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에게 주도권이 있을 때, 내가 삶의 주인공일 때 우리는 ‘살아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살고 있다는 것은 다릅니다. 살고 있다고 이야기할 때 우리는 다른 어떤 것에 좌지우지되는 삶을 살아갑니다. 나는 ‘누구와’ 살고 있습니다. 나는 ‘어디에’ 살고 있습니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어떤 부사가 필요합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살아간다는 것은 어딘가에 얽매여서 그 안에서 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살아있는 것은 내가 주체이지만, 살아가는 것은 그 안에 다른 주체가 나에게 다가옵니다. 살고 있을 때 주인공은 내가 아닙니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다른 것이 분명 존재합니다. 우리는 살고는 있지만 죽어있는 채로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이리저리 왔다 갔다 조종당하면서,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말이죠.

살아있는 사람과 만나게 되면 나도 살아납니다. 만나는 대상도 나를 하나의 주체로서 ‘살아있는 사람’으로 대합니다. 다른 어떤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주체로서의 만남이 그 안에 이루어집니다. 그 사람만이 목적이 됩니다. 서로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만나고, 서로는 서로를 주체로서 인정해줍니다. 이를 우리는 ‘사랑’이라고 부릅니다. 다른 목적이 없고 있는 그대로의 만남.


하지만 나를 살게 하는 사람과 만나는 것은 조금은 다릅니다. 내가 살기 위해서 나는 나 자신을 버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나는 내 것의 일부를 포기해야 합니다. 살아가야 하므로 나는 내 주장을 펴지 못하고 그 사람의 의견을 따릅니다.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나는 구속됩니다. 살아가기 위해 어떤 하나를 내려놓고, 어떤 하나를 얻고자 합니다. 그 안에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우리에게는 그 만남이 목적이 아닙니다. 그 만남이 주는 어떤 혜택이 목적이죠. 우리는 이를 ‘좋아한다’라고 표현합니다.


그 둘은 분명 다릅니다. 살아있는 것과 살고 있는 것, 여러분은 살아있습니까? 살고 있습니까? 살아서 관계하고 있습니까? 살기 위해 관계를 맺습니까? 여러분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습니까? 하루를 살기 위해서 내가 좋아하는 무엇인가를 얻으려고만 합니까?

다르게 이야기하면 여러분은 주인공으로 살아갑니까? 부속으로 살아갑니까?




*인생의 그림자, 20.3 x 25.4cm 필름카메라(흑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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