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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징구리 May 31. 2021

눈을 뜨게 만드는 말과 눈을 감게 만드는 말

“좀 더 나은 내 모습”

   눈을 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상대방이 나에게 욕을 할 때 상대방을 향하는 눈을 우리는 감습니다. 내가 감추었던 모습들을 이야기하는 사람의 말 앞에서 우리는 눈을 감습니다. 여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할 때 우리는 눈을 감습니다. 나에게 다가오는 말이 감당할 수 없는 아픔이 다가올 때 우리는 그 말에 대해서 눈을 감게 됩니다.


   이와는 반대로 눈을 뜨게 만드는 말도 있습니다. 심 봉사를 부르는 심청이의 말은 심 봉사의 눈을 뜨게 만듭니다. 내가 발견하지 못하는 내 모습들을 발견한 친구의 말을 통해서 나는 눈을 뜨게 됩니다. 새로운 세상으로 초대하는 그 말들은 나의 눈을 뜨게 만들고, 새로운 것들을 바라보게 만듭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눈을 감게 하는 말과 눈을 뜨게 하는 말은 모두 같은 말이라는 것을 바라보게 됩니다. 같은 것을 지시하는 말이 주어진다고 해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게 됩니다. 그 말에 눈을 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눈을 뜨는 사람이 있습니다. 욕을 듣고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욕을 듣고 그것을 외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나의 잘못을 이야기하는 그 사람의 말에 눈을 감을 때 나는 그것을 외면하면서 지내겠지만, 버거움에도 불구하고 눈을 뜨고 그것을 바라볼 때 나는 새로운 나의 모습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나를 흔들게 하는 그 말들 앞에서 선택합니다. 내가 깨어지는 그 아픔을 딛고 새로운 가능성, 새로운 모습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내가 가진 껍질을 더 단단하게 하며 그 말들에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인지 말이죠. 나에게 다가오는 엄청난 시련 앞에서 우리는 앞으로 자신의 모습을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가 다가가기에 힘든 말들이 분명 우리에게 주어지고 있습니다. 그 말들은 고통임과 동시에 우리에게 은총으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나에게 주어진 그 말들로 더 움츠러들 것이 아니라 그 말들에 직면해서 스스로를 변화시켜보십시오.


   그 변화는 좀 더 나은 내 모습을 만들 것입니다.


*우리의 모습, A5, 판화(에칭, 실크 스크린), 종이(ARC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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