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름다운 징구리 Jun 17. 2021

나의 진짜 모습

“고통”

   내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을 억지로 받아들여야만 할 때 생겨나는 것이 ‘고통’입니다. 예기치 않게 내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외부적인 충격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아픔을 느낍니다. 내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병을 내 몸에 받아들일 때 우리는 고통을 느끼게 되고, 또 마음 적으로 내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일을/사람을 혹은 사건을 받아들이려고 할 때 우리는 고통을 느끼게 됩니다.


   이렇듯 고통은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것들에 대한 육체적/정신적 반응입니다. 이렇듯 고통은 나에게 ‘억지로’ 주어진 것입니다. 고통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위험에서 피할 수 있습니다. ‘고통’은 ‘고통받는 나’에게서 계속해서 나를 벗어나게 만듭니다. 고통을 통해 우리는 나를 바라보게 됩니다. 동시에 고통이 나에게서 멀리 떨어지게 하기에, 다른 이들을 볼 수 있는 역할도 수행합니다. 즉, 우리는 고통이 있기에 자신에게서 초월하여 멀어질 수 있으며, 또한 자신의 얼굴에서 더 나아가서 타인의 얼굴을 향해 있게 되는 것입니다.


   나에게 고통이 있기에 타인의 고통에 반응할  있습니다. 고통이 있기에 타인이 나에게 부르짖는 소리를 신음하고 한탄하는 진짜 소리를 들을  있습니다. 결국 고통은 우리를 참된 관계로 초대합니다. 고통이 있기에 우리는 관계할  있습니다(passion compassion 위한 ). 타인의 고통을  것으로 받아들일  우리는 진짜 함께함을 느끼게 되고 상호 관계가 가능해집니다. 나와는 완전히 다른 타인( 자체로 나에게 폭력으로 다가옴) 받아들이기 위해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고통 것이며,  고통이 있기에 동시에 온전히 함께하는 관계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죠.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있을 수 있게 하는 것, 타인을 받아들이는 것. 그것은 우리에게 고통이지만 동시에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길이 됩니다. 타인의 얼굴과 마주하고 더 나아가 만나게 될 때 비로소 책임 있는 주체가 됩니다.

   고통은 타인과 함께하는 길입니다. 타인과 함께하게 될 때 또한 우리는 ‘나’의 진짜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온전히 나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게 됩니다. 지금과는 다른 진짜 내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바로 그 고통 속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고통과 마주하십시오. 고통 속에 있는 다른 이들의 얼굴을 바라보십시오. 고통으로 다가오는 다른 것들을 받아들이십시오. 그때 비로소 우리는 나의 진짜 모습을 찾게 될 것입니다.



                                                  *고통(크로키), 연필, 종이

작가의 이전글 사랑에는 이유가 없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