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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징구리 Jul 01. 2021

우리만의 정의

“우리가 사는 법”

   우리는 자유 경제 체계 안에서 살아갑니다. 그 안에서 우리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를 벌고, 그에 따라서 무엇인가를 사는 것입니다. 모든 일은 경제의 원리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무엇인가의 대가로 무엇인가를 받는 것. 그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그것이 정의입니다. 자신의 일에 따른 올바른 보수. 나에게 주어진 것은 내가 어떤 가치를 지불하고 산 것들입니다. 시간이든 돈이든.. 나에게 주어진 것에 예외는 없습니다. 모두는 경제 안에서 내가 의도한 대로 내가 ‘정당하게’ 산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나름의 노력으로 무엇인가를 사면서 살아갑니다. 그것이 우리가 사는 법입니다. 우리는 정당한 대가를 가지고 많은 것을 가지려고 합니다. 그것이 잘 살아가는 법이라고 세상은 이야기합니다. 부자가 되는 것이 잘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이죠. 많은 것을 가지는 만큼 우리는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것만큼 내 범위 안에 들어오는 것이 많아집니다. 예외가 없는 안정감. 부유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르게 다가오는 것들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나의 사고방식 밖에 있는 것들을 말이죠. 그것들은 정당하지 않은 것입니다. 내가 원하지 않았는데 나에게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당연하게 사고, 팔고 하는 세상에서 내가 원치 않았던 것을 얻게 되는 것을 우리는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노인이 젊음과 시간을 사지 못해 불안해합니다. 부모가 아이들의 마음을 사지 못해 불안합니다. 아무리 부유하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정작 중요한 것들은, 본질적인 것들을 우리는 사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우리는 ‘부당하다’, ‘정의롭지 못하다’고 이야기하죠.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모든 것은 나에게 주어진 것들입니다. 내가 숨 쉬면서 살아가는 것도, 나에게 주어진 시간도, 내가 만나게 되는 사람도 모두 나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그것들은 내가 생각한 것 외의 것으로 나에게 ‘부당하게’ 주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들이 항상 나에게 주어졌기 때문에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작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들은 나에게 ‘부당하게’ 은총으로 거저 주어지는 것인데 우리는 그것들을 잘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것은 내 생각의 밖, 경제의 논리밖에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경제의 정의 속에 살아갑니다. 분명한 것은 그것은 우리가 만든 우리만의 정의라는 것입니다.



        *세상을 보는 , 수채 연필과 수채물감, 종이 25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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