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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징구리 May 12. 2021

완전한 관계

만화의 주인공들…

   어릴 때 로봇 만화를 보면 항상 그랬습니다. 마지막 순간에 주인공의 로봇은 칼을 꺼내어서 악당 로봇들을 처치했습니다. 또 독수리 오형제도 마지막 순간에 타오르는 매로 변신하여서 악당을 물리쳤습니다. 그때마다 생각했습니다. 왜 그네들은 처음부터 칼을 꺼내지 않고, 처음부터 변신하여서 악당들을 물리치지 않는가! 왜 몇 대 맞고 피해가 있는 뒤에야 그네들은 필살기를 내어놓을까? 뭐 그런 생각 말입니다.


   그랬습니다. 모든 로봇들이나 만화의 주인공들은 처음부터 완전하지 않습니다. 볼트론도 다섯 빛깔 사자들이 모두 모일 때 공주의 지시로 완전하게 왕국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독수리 오형제도 한명이라고 빠지게 되면 합체가 되지 않고 악당들을 물리칠 수 없었습니다. 자기 혼자 완전한 사람도 없고, 자기 혼자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만화 주인공들도 말이죠. 그들 역시도 조력자가 있어야 모든 것이 가능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만화에서는 칼을 뽑아들기 위해서, 칼을 운반하는 친구들이 있어야 했고, 다른 비행기가 와야만 필살기를 쓸 수 있었습니다.


   우리 역시도 그럴 것입니다. 완전하게 채워짐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사람을 없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무엇인가 부족함을 느끼면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 우리는 나의 부족함에 딱 맞는 사람을 찾기를 바랍니다. 레고 블록이 그 자리에서 채워짐으로써 모양이 완성되듯이, 장난감이 그 자리에 있음으로써 로봇이 완성되듯이, 만화 주인공들이 친구들을 통해서 온전한 힘을 발휘하게 되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만남들을 언제나 기대하고 살아갑니다. 그 만남이 나의 부족함을 채워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만남들이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지는 못합니다. 레고 블록처럼 그 자리에 그 모습으로 들어오길 바라는 것은 내 욕심일 뿐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부족한 부분에 쓸쓸함과 황량한, 허전함을 느끼면서 살아갑니다. 또 어떤 만남들은 그 부족함을 채워주기는커녕, 그 부족함을 더 크게 만들기도 합니다. 잘못된 모양을 조립한 로봇이 부러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온전한 관계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의 부족함을 맞게 채워줄 존재를 말입니다. 나의 허약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그런 존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온전함으로 나아갈 수 있는 완전한 관계를 우리는 필요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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